서 론
특산식물(endemic plants)은 어느 제한된 지역에만 생육 하는 식물로 지리적으로 격리되고 전파나 이동 능력이 약한 식물이며, 식물체의 특성, 종자의 전파, 기후변화, 지각변화, 격리 기작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지역 내에서 제한된 분포 양상이 나타난다(Kim and Chun, 1991;Kang, 2012). 과거 에는 광범위하게 분포하던 종이 여러 환경요인에 의해 분포 역이 좁아지게 된 잔존고유종(relic endemics) 또는 새로운 국지적 종분화에 의해 형성된 신고유종(neo-endemics)이기 때문에 개체군의 크기는 축소되거나 소집단 상태를 유지하 는 경향을 보이며, 지리적 격리나 생리적 격리 또는 이 두 격리 과정을 모두 포함한 결과로 나타난다(Oh et al., 2005;Thompson et al., 2005;Givnish, 2010;Aikens and Roach, 2014). 이처럼 환경적인 변화와 인간 활동으로 인해 특정 미소서식지(microhabitat)에만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으며, 현재 개체군 증식을 위한 환경 조건이 규명되지 않아 심각 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종이 많다(Ahn, 2003;Roh and Moon, 2004). 한반도는 단위 면적 당 식물 종 수가 많고, 특산식물의 비율 또한 높은 편으로 한반도에 분포하는 식물 의 약 10%에 해당하는 400 분류군 내외가 특산식물로 지정 되어 있다(Chung et al., 2017;Chae, 2021). 이러한 한반도 특산식물은 세계에서 한반도에만 분포하는 유일 식물로 IUCN 적색목록 지구 범위 평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절멸의 위험이 크게 평가되므로 우리나라의 생물 주권에서 최우선 으로 고려되어야 할 대상이다. 또한 국가 차원에서 식물유 전자원의 안정적인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이라는 측면에 서 활용도가 높다(Paik, 1999;Oh et al., 2005;Kim et al., 2009;IUCN, 2012;NIBR, 2012;Son et al., 2012;Pi et al., 2016;Chung et al., 2017;Kim, 2017;Kim et al., 2020).
미선나무(Abeliophyllum distichum Nakai)는 물푸레나무 과(Oleaceae) 미선나무속(Abeliophyllum)식물로 오직 한반 도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며, IUCN Red List 지구 범위 EN (Endangered)으로 평가·등재(Son et al., 2016)되어 있는 희귀식물(rare plants)이다. 주로 산록 이나 석회암 전석지에서 자라는 높이 1m가량의 잎이 지는 작은키나무로 가지는 끝이 늘어지고, 흰색 또는 연분홍색의 이화주성(distyly, 二花柱性)의 꽃은 잎보다 먼저 3~4월에 개화하며, 둥근 부채 모양의 시과(samara, 翅果) 열매를 9~10월에 결실한다(Lee, 2010;Lee, 2014;Kim and Kim, 2018). 1917년 충청북도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 인근에서 정태현과 Nakai에 의해 채집돼 Nakai (1919) 가 한국 특산 식물로 발표하였으며, 국명 미선(尾扇)은 둥근 부채 모양의 열매가 달리는 나무를 의미한다(Lee and Kil, 1991;Kim and Kim, 2018). 진천군 초평면 용정리(제14호)가 문화재 청 천연기념물(natural monument, 天然紀念物)로 지정된 이래로 괴산군의 장연면 송덕리(제147호), 장연면 추점리 (제220호), 칠성면 율지리(제221호)와 영동군 영동읍 매천 리(제364호), 부안군 변산면 중계리, 상서면 청림리(제370 호) 등 7 지역이 지정되어 있었으나 진천군의 자생지가 완 전히 파괴되 1969년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됨으로써 현재는 6 지역만이 국가 보호를 받고 있다. 또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되어 법적 보호되었으나 2017년 12 월 29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됨에 따라 대량 증식법 개발 등을 이유로 지정 해제되었다. 미선 나무에 관한 초기 연구는 Lee (1976)에 의한 미선나무 신품 종에 관한 연구를 시작으로 미선나무속의 과 내 위치에 관 한 연구(Park, 1981), 화분 분류학적 연구(Ahn, 1988)등의 식물분류학적 연구가 선행되었다. 이후 미선나무 클론 및 유성 생식, 공간적 유전구조 분석과 관련한 생물 유전학 연 구(Chung, 1999;Chung and Chung;1999;Kang et al., 2000)가 일부 개체군에서 수행되기도 하였다. 미선나무와 관련하여 기존 발표된 생태적 연구들은 미선나무 자생지 주변의 식생 구조(You et al., 2004b)분석이나 식물상, 생 육·생태적 특성 등(You et al., 2004a;You and Lee, 2005;Oh et al., 2010)에 치중됐거나 새로운 자생지 보고 연구 (Kim and Kim, 2008;Shin et al., 2010;Lee et al., 2014)가 대부분으로 Lim et al. (2009)과 Park et al. (2010)은 변산반 도 내 미선나무 아개체군을 대상으로 보전 관리방안을 제시 한 바 있다.
이화주성(distyly, 二花柱性)이란 한 종에 속하는 개체들 사이에 꽃에서 암술대(style, 花柱)의 길이가 긴 것과 짧은 형태 즉, 장주화와 단주화 2가지로 구별되는 경우로 더 넓은 의미의 이화주성(heterostyly, 異花柱性)의 한 형태를 말한 다(Henderson, 1979;Lee, 2009). 보통 암술대가 길고, 수술 대가 짧은 형태를 장주화(pin flower, 長柱花), 암술대가 짧 고, 수술대가 긴 형태를 단주화(thrum flower, 短柱花)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단주화가 장주화에 비해 꽃가루 알갱이가 크다(Charlesworth and Charlesworth, 1979). 이화주성 식 물은 불화합성 개체들의 꽃이 형태적으로 다른 경우로서 이형적 자가불화합성(self-incompatibility, 自家不和合性) 이며, 포자체성 자가불화합성 기작이 나타난다. 즉, 동일한 형태의 꽃에서 발생한 꽃가루는 수정이 되지 않으며, 장주 화와 단주화 사이에 수분이 이뤄지는 경우에만 수정이 된다 (Crowe, 1964;Charlesworth and Charlesworth, 1979).
멸종위협 종에 대한 분포현황 및 변화, 개체군 구조와 동태 등을 포함한 정량적인 데이터 정보의 확보는 보전식물 학적으로 필요 불가결하나 매우 불충분한 실정이며, 보전식 물학에 관한 많은 연구는 식물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과 각각 고립된 개체군 간의 유전적 거리를 평가하는데 치중해 왔다(Eckert et al., 2008;Andreou et al., 2011;Chae et al, 2019). 보전 지위의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분포범위, 개체군의 수, 개체군 내 개체 수에 대한 정보가 필수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정보는 멸종위협을 과대평가하거나 멸종위 협에 직면해 있음에도 과소평가 될 수 있다(Ginsburg, 2001;Chang et al., 2005;Song et al., 2009;IUCN, 2012;Chung et al., 2014;IUCN Standards and Petitions Subcommittee, 2014;Kim et al., 2019). 그러나 미선나무 개체군의 쇠퇴 위협과 지속가능성에 관련한 개체군 보전식물학 정량적 연 구 결과들은 2008년 Kim and Kim의 미선나무의 새로운 자생지 보고 논문에서 영동군 영동읍 설계리 자생 개체군 개체 수를 파악한 것과 미선나무 일부 개체군을 대상으로 자생지에 출현한 개체를 전수조사하여 학술대회에서 발표 (Chung et al., 2010)한 것, Park et al. (2010)에 의한 부안군 변산면 중계리와 상서면 청림리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제외하고는 제시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산림청 희귀·특산식물과 문화재청 천 연기념물로 지정된 미선나무의 자생 개체군과 천연기념물 개체군의 정량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미선나무 이화주성 개 화에 따른 특성과 점유면적을 비교·분석함으로써 향후 미선 나무 개체군에 적합한 현지 내 보전(in situ conservation)과 관리방안 도출을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개황
미선나무는 한반도 남부와 중부를 중심으로 자생하고 있 다. 최초 발견지인 충청북도 진천을 비롯해 괴산, 영동, 옥 천, 충주, 증평, 보은, 전라북도 부안, 경상북도 안동, 의성, 문경, 경기도 고양, 여주 등에 출현하는 것으로 보고(Kim and Mauder, 1998;Kim and Kim, 2008;Chung et al., 2010;Shin et al., 2010;Lee et al., 2014;Son et al., 2016) 된 바 있으며(Figure 1), 북한의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 까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기록(Joo et al., 2016;Chang et al., 2019)돼 있다.
본 연구는 미선나무 분포에 대한 문헌 및 표본 DB를 참 고하여 미선나무 개체군의 이화주성 특성 및 점유면적 분석 을 위해 개화기인 2020년 03월부터 결실기인 2021년 10월 까지 2년여에 걸쳐 수행하였다. 자생 개체군 8개 지역(원주, 안동, 의성, 부안, 아산, 옥천, 진천, 청주)과 천연기념물 개 체군 6개 지역(부안 2개 지역, 괴산 3개 지역, 영동) 등 총 14개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하였으며, 자생 개체군인 원주 와 아산의 경우 본 연구 조사로 새롭게 밝혀진 개체군이다 (Figure 1, Table 1). 선정된 각 개체군별 위치는 위도 N35°39′~37°20′, 경도 E126°36′~126°36′이었으며, 평균 해발고도는 6~225m이었다.
2. 이화주성(Distyly) 특성 조사
본 연구대상지 14 지역 개체군을 대상으로 2021년 개화 기인 3월과 4월에 2대의 GPS (Oregon 750t, Garmin)를 사 용하여 출현한 개체 전수를 현장에서 기록하였다. 각 출현 개체는 암·수술(화기)형태와 암술대(화주)의 길이를 관찰하 여 장주화·단주화로 식별(Figure 2)한 후 개화 개체를 현장 에서 전수조사하였으며, 2가지의 개화 형태가 모두 관찰되 지 않은 개체는 미성숙 개체(non-flowering)로 구분하여 기 록하였다.
개화한 미선나무 개체군의 장주화·단주화 적정 성비균형 을 파악하기 위해 자연적 장주화·단주화간 균형 상태가 1:1 이라는 가설하에 SPSS 프로그램(IBM SPSS Statistics 18) 을 사용하여 카이스퀘어 검정(Chi-squared test, χ2 test)을 수행하여 현장 조사 결과와 비교하였으며, 식은 다음과 같다.
이때, O =관찰빈도, E =기대빈도, df = 자유도
식별한 개화 개체는 비율(ratio, %)과 빈도(frequency, %) 로 나타냈으며, 비율은 장주화 대 단주화 비로 산정하였다. 장주화 또는 단주화 전체 개체 수 대 전체 개화 개체(장주화 +단주화) 수의 비를 각각 Percentage (%)로 산정해 장주화· 단주화의 빈도를 비교·분석하였다. 개화율(%)은 전체 개화 개체 수 대 미선나무 전체 출현 개체 수의 비로 산출하였으 며, 결실률(%)은 결실 개체 수 대 개화 개체 수의 비로 산정 하였다.
각 개체군별 장주화×단주화 교배 개체 수에 대한 유효집 단크기(Ne , effective population size)를 추정하기 위해 Kimura and Crow (1963)가 고안한 식을 응용하여 실제 현장조사 출현 점유면적과 비교·분석하였으며, 식은 다음과 같다.
이때, Np =장주화 개체 수, Nt =단주화 개체 수
3. 점유면적 분석
점유면적(AOO, Area of occupancy)은 2020년 사전 현장 조사 기록과 2021년 미선나무 개화기 때 GPS로 기록한 미 선나무 출현 개체 기록 등을 QGIS 프로그램(QGIS Desktop ver. 3.16.8)을 사용해 합산 후 산출하였다. 밀도의 경우 미 선나무 전체 출현 개체 수 대 점유면적 비로 구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미선나무 개체군의 이화주성 특성
1) 개체군 개화율
미선나무 개체군의 유전다양성과 결실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인자인 개체군 간 이화주성 특성을 구명하기 위해 미 선나무 출현 개체를 합산한 결과 미성숙 6,127개체, 개화 7,003개체로 총 13,130개체가 조사되었다(Table 2). 관리 단위별 개화율은 각각 자생 개체군 39.0%, 천연기념물 개체 군 89.2%로 천연기념물 개체군이 자생 개체군 대비 매우 높은 개화율을 나타냈다(Figure 3). 특히, 괴산 3(GS3)의 경우 개화율이 100%로 출현 개체 모두가 개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2) 미선나무 이화주성 특성
암·수술 형태 및 암술대 길이로 식별한 전체 개화 개체의 개체군별 장주화 개체 수는 17~767개체, 단주화 개체수는 30~670개체로 조사되었다. 미선나무 개체군의 장주화·단 주화 균형 상태는 유의적(P<0.05)이지 않고, 불균등한 상태 를 나타냈다(Table 2). 특히, 영동(YD) 개체군의 경우 χ2검 정결과 99.44로 높게 나타났다. 자연상태의 장주화·단주화 간 균형상태가 1:1이라 가정한 χ2검정 결과가 0에 가까울수 록 장주화대 단주화 비는 균형상태를 나타낸다. 따라서, 영 동(YD) 개체군의 χ2검정결과 값이 높게 나타난 것은 개화 개체 수의 근사치 진천(JC) 개체군과 비교했을 때, 장주화 대 단주화 비의 불균형에서 초래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화 주성은 자가불화합성 기작의 하나로 집단 내 교배양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물학적 인자이다. 자웅이주 식물 종의 성비 불균형은 유전적부동의 증가로 유전다양성이 낮 아짐으로써 유효집단의 크기가 감소함에 따라 종자 결실률 이 낮아진다는 보고(Hilfiker et al., 2004;Vandepitte et al., 2010)를 고려할 때 영동(YD) 개체군 절멸 위험성과 매우 깊게 연관됨을 시사한다. 한편, 실제 생식에 참여하는 장주 화×단주화의 유효집단크기 추정결과 43~1,386개체로 실제 각 개체군 개화 전체 수 47~1,388개체보다 비교적 작은 경 향을 나타냈다.
관리 단위별 장주화와 단주화의 빈도(%)는 각각 자생 개 체군은 장주화 24.6~61.5%, 단주화 38.5~75.4%, 천연기념 물 개체군은 장주화 35.2~68.4%, 단주화 31.6~64.8%로 분 석되었다(Figrue 4). 수분 인공실험(Yu et al., 1976)에서 부적법수분의 결실률이 1.3%이었다는 연구 결과를 감안하 면 이화주성의 비율은 종자 결실과 매우 밀접한 것으로 추 정된다. 종자 생산량의 증가는 개체군의 국지적 지속성뿐만 아니라 새로운 서식지의 군집화, 나아가 지역적 또는 대규 모 메타개체군(metapopulation)의 생존에도 중요하다(Byers and Meagher, 1992;Eriksson, 1996;Byers and Meagher, 1997;Groom, 1998;Oostermeijer et al., 2000). Yu et al. (1976)에 의한 결실률 인공 실험에서 미선나무 모주가 장주 화일 때 34.5%, 단주화일 때 45.7%로 조사되었다. 이를 근 거로 단주화의 빈도가 높은 자생 개체군의 결실률이 높을 것으로 가정하였으나 연구 결과 자생 개체군은 0.7~27.7%, 천연기념물 개체군은 39.4~93.8%로 천연기념물 개체군의 결실률이 높았다(Figure 3). 이는 상층 수관 울폐(crown closure)에 따른 임내 광유입에 따른 생식 생장(reproductive growth) 크기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수관 울폐와 그에 따 른 임내에 들어오는 빛의 양은 각 개체군을 유지하는데 중 요한 요소로 서식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특산식물의 최적 생태환경을 연구하는데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상층 수관과 미선나무의 생육은 무관하다는 보고(Kim, 1998)가 있으나 상층 수관이 닫혀있는 자생 개체군과 지속·집약적 관리로 상층이 폐쇄되지 않은 천연기념물 개체군(Figure 5) 의 앞선 연구 결과를 미뤄 봤을 때, 천연기념물 개체군이 비교적 높은 결실률을 보여 생식 생장이 활발한 것으로 추 정되었다. 상층 수관의 유무는 미선나무의 생장과 완전히 결여하여 생각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본 연구 결과는 기후·경사·토양 등의 자연환경 인자와 주변 식생 등 을 배제한 미선나무 개체군 자체만의 연구 결과로써 이와 관련한 후속 연구가 과제로 남는다.
2. 미선나무의 점유면적
미선나무 전체 개체군 점유면적은 23,224.5㎡로 괴산 1(GS1)이 348.1㎡로 가장 작았으며, 진천(JC) 개체군이 4,955.6㎡로 면적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Figure 6). 개체군의 밀도는 자생 개체군이 0.3128~0.7641, 천연기념물 개체군이 0.3970~2.3097로 천연기념물 개체 군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Table 2). 천연기념물 개체군 은 자생 개체군보다 개체군 점유면적은 전체적으로 작게 나타났으나 밀도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천연기념물의 경우 일정 면적을 지정해 울타리 또는 펜스가 설치되어 있어 개 체군 확산에는 제약이 있으나 주기적인 관리를 통해 경쟁식 물을 제거함으로써 개체군의 밀도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 다. 기존에 연구된 대부분 식물종의 개체군 크기는 유성 생 식(sexual reproduction) 성공 여부에 중요 요소로써 식물밀 도가 높다는 것은 개체군 크기가 주요 구성 인자임이 분명 하고, 일반적으로 더 나은 종자 결실과 높은 외교배율 (outbreeding rate, 外交配率)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Van Treuren et al., 1993;Van Treuren et al., 1994;Kunin, 1997;Roll et al., 1997;Ghazoul et al., 1998;Oostermeijer et al., 2000)를 고려할 때, 본 연구 결과로 얻어진 천연기념 물 개체군이 자생 개체군보다 결실률이 높았던 것에 관해 추론할 수 있다.
한편, 건물축조와 옹벽 설치로 자생지 일부가 파괴된 충 주 개체군의 경우 689.2㎡에서 534.2㎡로 점유면적이 감소 한 인위적 훼손 사례(Figure 7)를 보여준다. 이러한 서식지 파편화와 관련한 격리의 증가는 궁극적으로 메타개체군의 붕괴와 이후 많은 식물 종의 국지적 또는 지역적 멸종으로 이어질 것(Oostermeijer et al., 2000)이라는 보고를 참고한 다면 자생 개체군을 대상으로 자생지 관리를 위한 선도적인 개선방안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된다.
3. 미선나무 보전방안 제언
미선나무는 특산식물로 식물학적 가치가 높고, 다양한 연 구 분야에서 효능·효과에 대한 자원적 가치가 증명되었으므 로 모든 개체군에 대한 특정 보호구역 지정이 필요불가결하 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로 얻어진 개화 및 결실 특성과 개체군 크기 등을 고려하여 인위적·유전적 교란이 의심되는 천연기념물 집단을 해제하고, 새로운 보호구역을 신규로 지 정함으로써 미선나무 보전 우선 개체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 지정된 천연기념물 일부 개체군에서 울타리나 펜스 외부로 확장된 미선나무 개체 등이 발견됨에 따라 지 정 면적의 확장이 요구되며, 일정 반경 내 완충지대를 확충 함으로써 인위적 훼손을 방제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Lim et al. (2009)이 언급한 대로 미선나무의 종 보전을 위한 우선순위로 미선나무 천연기념 물 개체군과 같은 단일종개체군(single species population) 으로 유지하는 것과 수림하에 분포하는 자생 개체군 그대로 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광환경과 미선나무 개체군별 토양 유형에 따른 적 정 관리와 제도적 개선 시급하다. 일부 천연기념물 개체군 의 경우 전석지 유형의 토심 개량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 며, 자생 개체군의 경우 광환경 개선 시 개화·결실률이 높아 질 것으로 추정되어 매우 필수적이다. 천연기념물 개체군의 경우 문화재청과 지자체에서 자생지 관리가 이뤄지고 있으 나 자생 개체군의 경우 관리 주체가 전무한 실정으로 미선 나무 전체 개체군 관리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