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목련과(Magnoliaceae)에 속하는 식물은 우리나라에는 4속 8종 이 분포한다고 알려져 왔다(Lee, 2006). 최근 Jeong(2018)은 목련 속(Magnolia), 초령목속(Michelia), 백합나무속(Liriodendron), 오미자속(Schizandra), 남오미자속(Kadsura)을 포함하여 5속 16 종이 분포한다고 보고하였다. 이에 반해 산림청 국가표준식물목록 (2022)에서는 목련과에 목련속, 초령목속, 백합나무속 등 3속 10종 으로 구분하고 오미자과(Schisandraceae)에 오미자속, 남오미자 속 등 2속 3종으로 분류하였다. 이중 목련과의 목련속에는 겹함박꽃 나무(Magnolia sieboldii f. semiplena T.B.Lee), 목련(M. kobus DC.), 백목련(M. denudata Desr.), 일본목련(M. obovata Thunb.), 자주목련(M. denudata var. purpurascens (Maxim.) Rehder & E.H.Wilson), 자목련(M. liliiflora Desr.), 태산목(M. grandiflora L.), 함박꽃나무(M. sieboldii K.Koch)가 포함되며, 초령목속은 초령목(Michelia compressa Maxim.)이, 백합나무속 은 백합나무(Liriodendron tulipifera L.)가 유일하다(Lee, 2014).
초령목은 세계적으로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 등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일본에는 따뜻한 해안지역 인 오키나와부터 야쿠시마, 쿠슈, 혼슈에 주로 분포하며, 최북 단은 동경 인근지역인 시마네켄 부근까지이고 자생인지 또는 재배인지 불명확한 노목이 많다고 하였다(Igarashi et al., 1966). 우리나라에는 흑산도와 제주도에서 자라는데, 상록교 목으로 높이가 16m에 달하고 가지가 길게 옆으로 뻗으며 잎이 무성한 특성을 보인다(Lee, 2003).
한편 국내 자생지인 흑산도 진리의 초령목은 천연기념물 제 369호로 지정되었으나 2001년 태풍으로 인해 고사하면서 지 정이 해제되었다. 이 지역은 전라남도 기념물 제222호로 지정 되어 있으며 현지 천연하종에 의한 40여개체가 자라고 있다 (Kang et al., 2015). 제주도에서는 3그루가 자생한다고 하였 지만, 그 중 제주도 기념물 제63호인 제주특별자치도 남원읍 하례리 1897번지에 자라던 초령목도 2005년 태풍에 의해 도복 되고 고사하여 지정문화재에서 해체되었다(제주도공고 제 2006-333호). 최근에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 림연구소에서 2017년에 한라산 남사면 해발 500m에서 26개 체가 집단적으로 자라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언론(The Nocutnews, 2017)에서 보도된 바 있다. 이처럼 초령목은 국내 분포 범위가 매우 협소하고 자연적,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인한 개체수 감소가 우려 되어 법적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KNA, 2012;Ministry of Environment, 2021). 특히 IUCN 적색목록 기준(Ver 3.1)에 의한 평가 범주에서는 지구 수준에 서는 자료부족종(Data Deficient, DD), 국가 수준에서는 멸종 위기(Critically Endangered, CR) 및 멸종위기 야생식물 Ⅱ급 종으로 평가되고 있다(KNA, 2008;Ministry of Environment, 2012). 그러나 자생지 내 개체수가 적고 자생지가 잘 알려져 있어 무단채취 등의 위협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초령 목에 대한 생태, 유전적 특성 및 분포 범위, 생육현황, 개체군 특성 등 구체적인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 초령목의 분포범위와 자생지에서의 생육상태 등을 파악하여 보전지위를 평가하고 보전 및 관리방 안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실시하였다.
연구방법
1. 분포 및 입지특성 조사
초령목의 분포는 2020년 5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국내 전역을 대상으로 문헌조사를 실시한 후 현지조사를 실시하였 다. 현지조사는 휴대용 GPS(Garmin 62S)를 이용하여 확인된 초령목 개체의 해발고도 및 경위도 좌표를 기록하고 QGIS 프 로그램을 이용하여 분포도를 작성하였다.
초령목의 자생지는 주변 경사 등의 입지환경과 함께 식생 현황을 파악하였다. 식생은 자생지 내 수관층을 구성하는 출현 식물을 대상으로 분포와 수관피도를 기준으로 우점상황을 파악 하였다.
2. 개체 생육조사 및 어린나무 분포특성분석
초령목의 생육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형질 조사는 확인된 전체 개체에 대하여 수고, 흉고직경, 분지수 등을 측정하였다. 개체별 등급은 산림청 임업기술핸드북의 흉고직경급을 기준으 로 분류하였다(Korea Forest Research Institute, 2012). 즉, 어린나무 등급(흉고직경 6㎝ 이하), 작은나무 등급(흉고직경 6㎝~17㎝), 중간나무 등급(흉고직경 18㎝~30㎝), 큰나무 등급 (흉고직경 31㎝ 이상)으로 구분하였다. 다만 어린나무 등급의 개체가 상대적으로 많은 분포를 보이고 있어 흉고직경 2㎝ 단위 로 세분화하여 분석하였다. 수고는 1.0m 미만, 1.1m~3.0m, 3.1m~5.0m, 5.1m~10.0m, 10.1m~15.0m, 15.1m 이상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성숙목은 자생지에 수목밀도가 높은 지역 에서 비정상적인 수고생장을 보여 수고 기준을 제외하고 흉고직 경이 중간나무와 큰나무 등급에 해당하는 개체로 구분하였다.
초령목 종자확산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성숙목과 어린 나무 등급 개체에 대한 거리를 조사하였다. 이들 특성은 자생지 의 지리적 위치와 분포를 고려하여 4개의 개체군으로 구분하여 조사하였다. 어린나무 개체 분포는 성숙목 주변에서 발아하여 확인된 개체별 위치정보를 이용하였다. 성숙목 등급으로 구분 되는 개체중에서 타 개체와 거리가 있고 천연하종에 의해 하층 부에 어린나무가 분포하는 성숙목을 어미목으로 판단하였다. 어미목을 중심으로 어린나무와의 거리를 QGIS 프로그램을 이 용하여 산출하고 거리별로 구분하여 개체수를 추출하였다.
3. 국가 수준의 IUCN 적색목록 평가
적색목록은 평가 대상 생물의 범주화를 위한 근거로 5가지 기준(A. 개체군 크기 감소; B. 지리적 생육범위; C. 소개체군 크기 및 쇠퇴; D. 극소 또는 제한된 개체군; E. 정량적 분석)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 중 활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이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IUCN, 2012a). 초령목은 국내외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체 개체군에 대한 크기 및 경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지구 수준(IUCN Red List of Threatened species TM)에서 “자료부족(Data Deficient)”으 로 평가되어 있다(Khela, 2014).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 적색목록으로 평가하기도 하며, 대만에서는 “약관심(Least Concern)”, 일본에서는 기본종은 따로 평가되어 있지 않지만, 기본종의 변종인 Michelia compressa var. macrantha 가 “자 료부족(Data Deficient)”으로 평가되어 있다(Biodiversity Center of Japan, 2018;Editorial Committee of the Red List of Taiwan Plants, 2017).
국가 수준에서 초령목의 IUCN 적색목록 범주화를 위해 국 내 개체군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도하였다. 적색목록 평가를 위 해 IUCN에서 제시한 “IUCN 적색목록 범주 및 기준 version 3.1”을 적용하였으며(IUCN, 2012a), 국내 개체군만을 대상으 로 하였기 때문에 “지역 및 국가 수준의 IUCN 적색목록 평가 를 위한 지침서(version 3.0)”를 참고하였다(IUCN, 2012b). 국내에서의 초령목의 적색목록 범주화는 최근 국립수목원에 의해 발표되었지만(KNA, 2021), 평가를 위한 기준 자료로 지 소 수(number of locations), 개체군 파편화(population fragmentation), 점유면적(area of occupancy, AOO)과 개체 군 감소의 정성적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가 이루어졌으며, 국내 전체 개체군 크기에 대한 정보는 활용되지 못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산출한 국내 개체군 크기에 대한 정량적 정보를 바탕으로 재평가를 수행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자생지 입지특성
국내 초령목은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도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서 분포를 확인하였다(Figure 1, 2). 이들 지역에서 확인된 개체는 총 314개였다. 이중 흑산도(H)에서 62개체가 확인되었는데, 이는 2009년에 언론(The Yonhapnews, 2009) 을 통해 알려진 43개체보다 19개체가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서귀포시는 상효동과 남원읍에서 252개체가 확인되었는데, 이 중 210개체(83.3%)가 상효동(J1, J3)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었으며, 남원읍(J2)에서는 46개체가 분포하였다. 지금까지 상효동에 26개체, 남원읍에 1개체가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조 사를 통해 기존의 개체보다 225개체가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흑산도 지역 내 초령목 자생지(H)는 분포범위가 한정되어 있어 1개의 개체군으로 구분되었다(Table 1). 자생지의 경사는 5°~15°였고, 해발고도는 8m~25m 범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식생은 교목과 아교목층이 발달된 상록침활혼효림였는데, 상 층은 소나무와 구실잣밤나무가 우점하고 있었으며 동백나무, 후박나무, 천선과나무, 이대 등이 주요 종을 이루고 있었다 (Figure 3). 자생지 상층부에 후박나무와 구실잣밤나무의 수관 발달로 인해 고사된 것으로 보이는 어린 초령목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초령목의 개체수는 100㎡당 4개체로 나타났다. 이곳 은 2001년 고사한 천연기념물 제369호 흑산도 진리 초령목 자생지 주변이다. 둘레에 탐방로가 있으며 탐방로 아래지역은 이대군락이 발달하면서 어린 초령목의 생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초령목의 제주도 자생지는 어린나무 개체 등의 분포특성을 고려하여 3개의 개체군(J1, J2, J3)으로 구분되었다. J1 지역의 경사는 4°~8°였고, 해발고도는 391m~514m에 위치하였다. 자생지의 식생은 관목 및 아교목층의 발달되지 않고 교목층이 발달된 상록활엽수림을 이루고 있었다. 상층의 우점종은 종가 시나무였으며 구실잣밤나무, 새덕이, 이나무 등을 주요 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자생지 중간에 위치한 작은 계곡을 중심으로 초령목 개체들이 분포하고 있었다(Figure 3). J2 지역은 한라 산 물오름 남사면지역으로 경사는 2°~4°였고, 해발고도 292m~316m에 위치하였다. 이 지역 상층의 우점종은 구실잣 밤나무였으며, 조록나무, 종가시나무, 동백나무 등이 주요 종으 로 구성된 상록활엽교목림이었다. 초령목은 성숙목을 중심으 로 신례천 계곡 주변으로 자생하고 있었다. J3 지역은 효돈천의 서쪽 지역으로 경사는 2°~4°, 해발고도 187m~275m에 위치 하였다. 상층의 우점종은 구실잣밤나무였으며, 후피향나무, 비 쭈기나무, 사스레피나무 등으로 이루어진 상록활엽교목림이었 다. 이 지역은 교목층의 수관 울폐도가 높지 않아 광량이 풍부 하여 초령목 이외의 다른 수종의 어린나무들이 발생이 많은 특징을 보였다. 또한 초령목은 어린나무만 조사되었으며 성숙 목은 관찰되지 않았다. 제주도 자생지는 전체적으로 교목층이 발달된 상록활엽교목림의 하층에 초령목의 어린나무가 자라고 있었으며, 100㎡당 개체수는 지역에 따라 2~6개체로 차이를 보였다.
국내 초령목이 자생하는 지역의 해발고도는 8m~514m에 위치하고 있지만 흑산도와 제주도 지역은 많은 차이를 보였다. 흑산도 지역은 해안 근처로 해발고도 8m~25m에 분포하였으 며, 제주도 지역은 해발고도 187m~514m의 범위였다. 초령목 은 해발고도 401m~500m의 범위에 분포하는 개체수가 144개 로 전체 45.9%를 차지하였다(Table 2). 해발고도 100m 이하 에는 19.7%인 62개체, 해발고도 500m 이상에는 19개체가 분 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초령목 개체의 생육특성
국내에 분포하는 314개체의 초령목을 대상으로 자생지역별 생육상황을 분석한 결과, 수고는 평균 2.7(±4.8)m였으며, 흉고 직경은 12.6(±13.9)㎝였고 분지는 평균 1.0(±0.5)개로 조사되 었다(Table 3). 수고별 분포범위는 1.0m 미만의 개체가 211개 로 가장 많았으며, 1.1m~3.0m은 32개체, 3.1m~5.0m은 18개 체, 5.1m~10.0m은 25개체, 10.1m~15.0m은 3개체, 15.1m 이상되는 개체는 79개가 분포하였다(Figure 4). 흉고직경에 따 른 개체수 분포는 어린나무 등급 중 흉고직경 2㎝ 이하가 236 개체(74.9%)였고, 어린나무 등급 중 흉고 2㎝~6㎝ 범위가 35 개체, 작은나무와 중간나무 등급인 흉고직경 6㎝~30㎝ 범위가 31개체, 흉고직경 31㎝ 이상인 큰나무 등급이 13개체로 조사 되었다.
지역별로 생육상황을 구분하면 수고인 경우 흑산도 H 개체 군이 평균수고가 4.1(±2.6)m로 가장 크게 자라고 있는 반면 어린나무가 많은 제주도 J3 개체군이 평균 0.6(±0.3)m으로 가 장 작게 나타났다. 흉고는 중간나무 등급 가장 많은 J1 개체군 에서 평균 흉고직경이 21.2(±16.0)㎝로 가장 크게 나타난 반면 J3 개체군에서는 흉고직경이 측정이 어려운 정도로 작은 상태 로 나타났다. 특히 H와 J3 개체군에서는 주지가 피해를 입고 맹아로 성장하고 있는 개체들이 많이 확인되었다. H 개체군 자생지는 하층식생을 우점하고 있는 이대를 제거하기 위해 기 계예초작업에 의해 발생하였으며, J3 개체군 지역의 경우는 노 루의 뿔 밀기에 의해 수피가 피해를 받은 것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요인이 어린 초령목의 수고 및 흉고생장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자생하는 초령목은 흉고직경 6㎝ 이하의 어린나무 등급을 지닌 85.1%의 개체를 포함하여 6㎝~17㎝ 범위의 작은 나무 등급 이하가 93.0%를 차지하였다(Table 4). 개화가 관찰 되는 성숙목인 중간나무(흉고직경 18㎝~30㎝), 큰나무(흉고 직경 31㎝ 이상)는 22개체가 확인되었다. 초령목 자생지에서 흉고직경을 기준으로 개체군별 등급분포를 보면 H와 J1 개체 군은 어린나무 등급부터 다양한 등급의 초령목이 조사되어 가 장 안정적인 자생지 내 생육형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반면 J2 개체군은 큰나무인 어미목을 중심으로 어린나무 등급만 발견되 었으며, J3 개체군 지역은 어린나무 등급만 자생하고 있는 것으 로 조사되었다. 또한 어린나무의 경우 다양한 원인으로 분지가 발생하지만 작은나무 등급부터는 분지가 없이 성장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3. 초령목 어린나무 분포 특성
흑산도와 제주도에 위치한 초령목 자생지 내 개체별 위치정 보를 QGIS에서 분석한 결과, 성숙목 주변으로 천연하종 등으 로 생육한 어린나무 개체들이 분포하였다(Figure 5). 이중 J1 지역의 경우 성숙목인 어미목을 중심으로 어린나무 개체들이 어미목 반경 60m 이내 지역에 다수 분포하는 특징을 확인하였 다. 이를 기준으로 기존에 성숙목만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진 J2 지역을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J1과 유사한 어린나무 개체들의 분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J1 지역의 성숙목을 대상으로 추가조사를 실시하여 다수의 어린나무 개체 들을 추가 발견하였다. 이러한 어린나무의 분포특성을 H 지역 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지만 다소 넓은 분포범위를 나타냈 다. 그러나 J3지역에서는 어린나무 개체들은 발견된 반면 어미 목으로 추정되는 성숙목은 확인할 수 없었다.
어미목이 확인된 H, J1, J2 등 3개 지역에 분포하는 어린나 무 등급 221개체 중 특정된 어미목 주변에 분포하는 151개체 를 대상으로 어미목과의 거리를 분석하면 반경 30m 이내에 54.3%가 자생하고 있었다(Table 6). 그리고 31m~40m 사이 에서 39개체(25.8%)가 자생하여 반경 60m 이내에 어린나무 개체들 대부분(90.1%)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어 미목이 확인되지는 않는 J3 지역에서도 J3-1과 J3-2지역의 어 린나무의 분포범위는 반경 60m 이내로 확인되었다. 다만, H 지역의 경우도 고사한 천연기념물 제369호을 중심으로 일부 개체가 성장하여 개화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볼 때(The MBC, 2015) 2세대 성숙목의 종자가 발아한 개체도 주변에서 확인되 어 어린나무의 분포범위가 다소 넓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종자분포와 관련하여 천연하종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거리에서 확인된 어린나무 개체들은 자생지 환경을 고려할 때 조류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초령목의 제주도 자 생지는 하천을 중심으로 분포하였는데 마르지 않는 물웅덩이가 근처에 존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으며, 흑산도 자생지도 해 수와 담수가 만나는 물웅덩이가 근처에서 확인되었다. 또한 어 린나무 개체들만 발견된 J3 지역인 J3-1과 J3-2 지역은 성숙목 과 최대 3.1㎞~최소2.0㎞ 거리를 두고 있고 4차선 이상의 도로 를 2개 이상 건너야 하는 주변 환경을 지니고 있다. 제주도 지역의 조류는 습지가 잘 형성되어 있으면 수분관련 조류의 출현 빈도가 높다고 보고하였으며(Kim et al., 2015), 흑산도 는 극동아시아를 이동하는 소형 참새목 조류의 중간기착지로 이용되며(National Park Management Corporation, 2013),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철새들의 중요한 이동경로상에 위치하고 있어(Park et al., 2014) 조류에 의한 식물종자확산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40%~80%에 달하는 열매식물은 조류가 종자산포를 위한 매개체로 이용하고 있다(Nakanishi, 1994;Corlett, 1998). 또한 같은 과 식물인 목련 열매의 습식 율이 0.02%이며 1종 이상이 섭식한다는 보고(Kim et al., 2016)로 볼 때 초령목의 종자분포와 확산은 천연하종과 조류 에 의해 주로 발생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4. 지역 및 국가 수준의 IUCN 적색목록 평가 기준 적용
한국 국가 적색목록에서 초령목의 국내 개체군은 지소 (location)의 수, 개체군 파편화, 점유면적, 개체군의 지속적 감소 및 특정 아개체군에서 성숙 개체수 등 “기준 B(지리적 범위)”와 “기준 C(소개체군 크기 및 감소)”를 근거로 “CR B2ab(ⅴ); C2a(ⅰ)”로 평가가 이루어졌다(KNA, 2021). 그 럼에도 불구하고 초령목의 국내 전체 개체군 크기에 대한 정량 적 정보는 파악되지 않아 기존 평가에는 활용되지 못하였다. 전체 개체군 크기에 대한 정량적 정보가 확보되면 “기준 D(극 소 또는 제한된 개체군)” 적용이 가능하다. 기준 D에 의하면 성숙 개체수의 크기가 50개체 미만일 경우 “위급(Critically Endangered)”, 50개체 이상 250개체 미만일 경우 “위기 (Endangered)”, 250개체 이상 1,000개체 미만일 경우 “취약 (Vulnerable)”으로 범주화된다(Table 6).
본 연구를 통해 확인된 초령목 국내 개체군 크기는 314개체로, 이 중 성숙목은 22개체로 확인되었다. 이를 기준 D에 적용할 경우 초령목은 여전히 “위급(Critically Endangered)” 범주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기존의 평가 결과와 본 연구결 과를 바탕으로 재평가된 정보를 종합하면 초령목의 국내 개체군은 “CR B2ab(ⅴ); C2a(ⅰ); D” 범주로 평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국내에 분포하는 초령목은 개체수가 한정적이었으 며, 흑산면 진리당 주변과 서귀포시 효돈천을 중심으로 지류에서 발견되고 있었다. 어린나무 등급부터 큰나무 등급까지 안정적인 개체군의 형태를 보여 주는 지역도 있었다. 그러나 자생지 내에서 낮은 종자 발아뿐만 아니라 이대 제거를 위한 기계예초작업과 야생동물인 노루에 의한 뿔 밀기 시기에 어린나무의 주지가 고사되는 현상도 관찰되고 있었다. 또한 상록활엽수림 대경목 수관하부의 광 부족으로 인한 생육쇠퇴 및 고사 개체가 관찰되는 등 개체군 증가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지속적 인 자생지 내 환경 및 어린개체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