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얼록동사리(Odontobutis interrupta)는 한국고유종으로 동 사리과(Odontobutidae) 동사리속(Odontobutis)에 속하는 어 종이다. 두부감각기관과 체측 반문의 형태적 차이를 기준으로 하여 일본에 분포하는 남방동사리 O. obscura obscura와 구분 하여 Iwata et a1.이 얼록동사리 O. o. interrupta 신아종으로 기재하였다(Iwata et a1., 1985). 본 종에 대해 21개의 isozyme loci의 분석 결과 Sakai et a1. (1993)은 남방동사리 와 아종관계가 아니라 별개의 종으로 학명을 O. interrupta라 기재하였고 국내에서도 Kim (1997), Kim et a1. (2005), Chae et a1. (2019) 등이 얼록동사리 학명을 O. interrupta로 기술하였다. 얼록동사리 분포수역에 대해 Kim (1997)과 Kim et a1. (2005)은 한반도 서해로 유입되든 금강 이북의 하천에 분포한다고 기술하였으며, Jeon and Kim (1996)은 섬진강에 분포한다고 하였고, Chae et a1. (2019)은 이입되어 낙동강에 분포하는 것으로 기술하였다. Byeon (2023)은 1985년 이전에 는 동사리(Odontobutis platycephala)와 구분하지 않고 동일 종으로 취급되었으므로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는 동사리속 어류 를 동사리, 얼록동사리, 남방동사리 등을 모두 동사리로 취급되 었다. 따라서 얼록동사리는 섬진강, 영산강, 낙동강 수계에도 서식하였던 것으로 생각되며 현재 금강 이남의 하천(섬진강, 영산강, 낙동강, 형산강 등)에 서식하는 얼록동사리가 이입된 것인지 혹은 자연분포인지에 대한 연구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얼록동사리의 학술적 연구는 골격발달(Park et a1., 2017), 수 정란 막의 미세구조(Kim et a1., 2002), 산란행동 및 난발생 (Choi and Na, 2000), 발생과 초기생활사(Park et a1., 2014), 생태적 특징(Byeon, 2023), 기생충 감염(Ahn et a1., 1985), 세포 내 핵형 분석(Park and Song, 2006), 동사리와 얼록동사 리의 carotenoid 색소성분 차이(Kim et a1., 1998), 유전적 분석(Sakai et a1., 1993, 1996;Choi and Kum, 2016) 등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개체군 생태 전반에 관한 연구는 매우 미진한 상태이고 식성에 관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담수어 어류의 식성 연구는 상위 영양단계의 소비자 와 하위 영양단계의 소비자 사이의 먹이사슬 구조를 밝혀 하천 생태계의 먹이망(food web)과 먹이연쇄(food chain) 파악에 필요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어류의 서식지 복원을 위해서 는 먹이생물이 먼저 안정적으로 서식하여야 한다(Byeon, 2017). 얼록동사리의 어족자원 보호, 양식 및 증식, 미소서식지 복원 및 보호 등을 위해서는 서식지 내 먹이생물이 다량 서식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본 조사를 통해 얼록동사리의 서식지 보호와 자원증식을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 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조사 기간은 2021년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채집을 실시하 였으며 조사 수역은 남한강 수계에 속하는 금당천으로 경기도 양평군 일신리(37°26′06.3″N, 127°41′04.9″E) 일대였 다(Figure 1). 채집된 개체 중 식성분석에 이용된 개체는 Caliper (1/20 mm)로 전장을 0.1㎜ 크기까지 측정하였다. 얼 록동사리의 식성을 조사하기 위하여 2021년 봄(3, 4, 5월), 여 름(6, 7, 8월), 가을(9, 10, 11월)에 채집된 개체군을 대상으로 Byeon (2023)에 의한 연령에 따라 3단계(1년생 44∼59mm, 2년생 60∼99mm, 3년생 이상 100∼162mm)로 나누어 각각 15개체 씩 선택하여 소화관 내용물을 조사하였다. 소화관 조사 대상 개체는 먹이 섭취로 위가 충만한 개체에 국한하여 실시하 였다. 어류 채집은 족대(망목 5 X 5㎜)를 이용하였으며 소화관 내용물의 토출과 부패를 막기 위해 채집 즉시 30% 포르말린에 고정시켰고 실험실로 운반 후 위를 절개하여 위 내용물은 해부 현미경을 사용하여 검경하였으며 소화관 내용물은 Yun (1995), Won et al. (2008), Kim et al. (2005) 등의 도감에 의거하여 동정하였다. 먹이생물은 가능한 속이나 종 수준까지 동정하였으며 종류별로 개체수를 계수하였고 먹이생물 표면의 물을 킴테크 휴지로 제거한 후 생체량을 0.01g 단위까지 측정 하였다. 위내용물 분석 결과는 각 먹이생물에 대한 출현빈도 (frequency of occurrence), 개체수 및 생체량 비로 나타내었 다. 출현빈도(Fi)는 다음과 같다. Fi (%) = Ai/N X 100, Ai는 해당 먹이생물이 위내용물 중 발견된 얼록동사리 개체수 이고, N은 위 속에 내용물이 있었던 얼록동사리의 총 개체수이다. 섭식된 먹이생물의 상대중요성지수(index of relative importance, IRI)는 Pinkas et al. (1971)의 식을 이용하여 구하였다. IRI = (N+W) X Fi, N은 먹이생물의 총 개체수에 대한 백분율, W는 먹이생물 전체 생체량에 대한 백분율, Fi는 각 먹이생물의 출현빈도이다. 각 먹이생물의 상대중요성지수 를 백분율로 환산하여 상대중요성지수비(%)를 구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전장분포
3월에서 11월까지 채집된 얼록동사리 개체 중 식성 분석에 이용된 것은 135개체 이었으며 이들 개체의 전장은 44㎜에서 162㎜로 다양하였다. 얼록동사리의 크기 및 계절에 따른 식성 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 분석에 이용된 어류의 전장빈도는 크기별로 거의 동일하였다. 각 계절별로 위 내용물이 충만하여 식성분석에 이용된 개체 중 전장이 44∼59㎜는 만 1년생, 60 ∼99㎜는 만 2년생, 100㎜ 이상인 개체는 만 3년생 개체이었 다. 분석에 이용된 개체는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전장빈도분포도를 이용한 연령을 계산하여 추정한 결과 Byeon (2023)과 동일하였다.
2. 식성
얼록동사리의 먹이생물은 절지동물(Arthropoda, 개체수 86.6%) 갑각강(Malacostraca, 연갑강)의 등각목(Isopoda), 단 각목(Amphipoda), 십각목(Decapoda), 수서곤충(Aquatic insect)에 속하는 하루살이목(Ephemeroptera), 잠자리목 (Odonata), 노린재목(Hemiptera), 강도래목(Plecoptera), 딱정 벌레목(Coleoptera), 파리목(Diptera), 날도래목(Trichoptera), 환형동물(Annelida, 개체수 7.3%) 환대강(Clitellata)의 실지렁 이목(Tubificida), 가시지렁이목(Haplotaxida), 부리거머리목 (Rhynchobdellida), 연체동물(Mollusca, 개체수 2.8%)에 속하 는 복족강(Gastropoda)의 수병안목(Systellommatophora)과 중복족목(Mesogastropoda), 척추동물에 속하는 어류(3.3%) 그 리고 어란 등 다양하였다(Table 1). 위 속에서 발견된 먹이생물 중 개체수에 있어서는 수서곤충(70.0%), 갑각강(16.5%), 환형 동물(7.3%) 등이 풍부하였고 생체량에 있어서는 어류(38.7%), 수서곤충(31.7%), 환형동물(16.1%), 갑각강(6.2%)이 풍부하 여 개체수와 생체량에서 차이가 있었다. 이는 각 먹이 생물종의 크기 차이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연체동물의 상대중요성지수 가 1.6%, 환형동물이 7.8%, 절지동물 갑각류가 7.9%, 수서곤충 이 72.7%, 어류 9.9%, 어란 0.2%이었다. 본 종은 수서곤충, 어류, 갑각류, 환형동물 등을 주로 서식하였으며 수서곤충이 개체수에 있어 70.0%, 생체량은 31.7%, 상대중요성지수는 72.7%로 가장 중요한 먹이원이었다. 따라서 얼록동사리의 식성 은 육식성 이었으며 먹이 섭취 특성과 형태는 Keenleyside (1979)의 분류를 적용하면 육식포식자(stalker)에 속하였다.
1) 복족강(Gastropoda)
얼록동사리의 위에서 출현한 먹이 중 복족강에 속하는 종은 물달팽이(Radix auricularia), 수정또아리물달팽이(Hippeutis cantori), 주름다슬기(Semisulcospira forticosta) 등 3종이 확 인되었으며 이들 중 물달팽이의 상대중요성지수가 1.1%로 가 장 높았다. 복족강에 속하는 먹이는 껍질을 포함한 전체를 섭식 하였으며 개체수(2.8%)와 생체량(5.1%)에서 차지는 비율이 적어 먹이원으로 중요하지 않았다.
2) 환대강(Clitellata)
먹이 중 환대강에 속하는 종은 실지렁이(Limnodrilus gotoi), 물지렁이(Chaetogaster limnaei), 갈색넙적거머리 (Glossiphonia complanata) 등 3종 이었다. 이들 중 물지렁이 상대중요성지수가 7.7%로 높았다. 환대강에 속하는 먹이는 개 체수 7.3%와 생체량 16.1%이었으며 개체수에 비해 생체량의 비율이 높았는데 이는 크기가 크며 생체량이 높은 물지렁이가 다량 섭식되었기 때문이다.
3) 갑각강(Malacostraca)
먹이 중 갑각강에 속하는 먹이는 잔벌레류(Sphaeromatidae), 물벌레(Asellus hilgendorfii), 옆새우(Gammarus sp.), 새뱅이 (Neocaridina denticulata denticulata), 줄새우(Palaemon paucidens) 등 이었다. 이들 중 물벌레의 상대중요성지수 5.8% 로 높았다. 갑각강에 속하는 먹이는 개체수 16.5%와 생체량 6.2%이었으며 개체수에 비해 생체량의 비율이 낮았는데 이는 크기가 작은 물벌레가 다량 섭식되었기 때문이다.
4) 곤충강(Insecta, 수서곤충)
곤충강에 속하는 먹이는 개체수 70.1%와 생체량 31.7%이 었으며 상대중요성지수 72.7%로 매우 높아 얼록동사리의 먹 이원 중에 대부분을 차지하였으며 가장 중요한 먹이원이었다. 수서곤충은 생체량에 비해 개체수가 매우 많았는데 이는 섭식 된 종이 수서곤충 중 크기가 작은 소형종 이었고 또한 다른 먹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았기 때문이다. 수서곤충 중 파리목이 가장 풍부하였고 그 다음은 하루살이목이 이었다. 육식성인 꺽지도 수서곤충이 가장 중요한 먹이원 이었으나 하 루살이류를 가장 많이 섭식하였고 그 다음으로 날도래목을 섭 식하여 얼록동사리와 차이를 나타내었다(Byeon, 2017). 꺽지 는 여울에 서식하고 얼록동사리는 다소 정체된 수역에 서식하 는 미소서식지 차이로 먹이원이 달라진 원인으로 생각된다 (Kim et al., 2022). 위 내용물에서 확인된 먹이 중 하루살이목 에 속하는 종은 동양하루살이(Ephemera orientalis), 먹하루 살이(Cincticostella orientalis), 범꼬리하루살이(Serratella setigera), 참납작하루살이(Ecdyonurus dracon), 네점하루살 이(Ecdyonurus levis), 부채하루살이(Epeorus pellucidus), 애호랑하루살이(Baetiella tuberculata), 개똥하루살이(Baetis fuscatus), 감초하루살이(Baetis silvaticus), 방울하루살이 (Baetis ursinus), 입술하루살이(Labiobaetis atrebatinus), 깜 장하루살이(Nigrobaetis bacillus) 등 총 9속 12종이었다. 동 양하루살이, 깜장하루살이, 네점하루살이, 개똥하루살이, 감초 하루살이 등의 출현 개체수와 생체량이 풍부하여 상대중요성지 수가 높았다. 하루살이류는 총 먹이생물 개체수의 18.6%, 전체 생체량의 10.5%, 상대중요성 지수는 12.3%로 수서곤충 중 파 리목 다음으로 높았으며 얼록동사리의 중요한 먹이원으로 작용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자리목에 속하는 먹이는 검은물 잠자리(Atrocalopteryx atrata), 등검은실잠자리(Paracercion calamorum), 아시아실잠자리(Ischnura asiatica), 쇠측범잠자 리(Davidius lunatus), 어리장수잠자리(Sieboldius albardae), 부채장수잠자리(Sinictinogomphus clavatus) 등 6속 6종이 출 현하여 총 먹이생물 개체수의 1.7%, 전체 생체량의 6.2%, 상 대중요성지수는 0.6%로 매우 낮아 얼록동사리의 먹이원으로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지 않았다. 잠자리류 유충은 크기가 크고 껍질이 단단하여 얼록동사리가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 다. 노재목(Hemiptera)은 위 내용물에서 출현한 종은 방물벌 레(Sigara substriata)와 소금쟁이(Aquarius paludum paludum) 2종 이었으며 방물물레의 출현 개체수와 생체량이 다소 풍부하 였고 소금쟁이는 1개체만 출현하였다. 노린재류는 총 먹이생물 개체수의 0.6%, 전체 생체량의 0.5%, 상대중요성지수는 0.1% 로 매우 낮아 얼록동사리의 먹이원으로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 지 않았다. 노린재류는 성충을 섭식하였으며 껍질이 단단하며 크기가 크고 다리에 강모가 있어 얼록동사리가 선호하는 먹이 원이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강도래목 중 위에서 발견된 종은 진강도래(Oyamia nigribasis) 1종 이었으며 강도래류는 총 먹 이생물 개체수의 0.4%, 전체 생체량의 0.1%, 상대중요성지수 는 0.04%로 매우 낮았다. 강도래류는 유속이 빠른 돌 밑에 주로 서식하는 생태적 특성이 있으며 정수역 수역에는 거의 서식하고 있지 않아 얼록동사리가 먹이원으로 이용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먹이는 물방개 (Cybister chinensis), 줄무늬물방개(Hydaticus bowringii), 물삿갓벌레(Psephenoides sp.) 등 3종이 출현하여 총 먹이생 물 개체수의 0.4%, 전체 생체량의 0.1%, 상대중요성지수는 0.01%로 먹이생물 중 가장 낮아 얼록동사리 먹이원으로 중요 하지 않았다. 얼록동사리가 서식하고 있는 수역에 딱정벌레 유 충과 성충이 매우 빈약하게 서식한 원인으로 생각된다. 파리목 은 명주각다귀(Antocha sp.), 애기각다귀(Dicranota sp.), 검 정날개각다귀(Hexatoma sp.), 애아이노각다귀(Tipula latemarginata), 각다귀(Tipula sp.), 먹파리(Simulium sp.), 깔다구(Chironomidae), 흰꽃등에(Eristalis sp.), 물가파리 (Ephydridae sp.) 등으로 깔다구의 출현 빈도와 개체수가 매우 풍부하였다. 파리류는 총 먹이생물 개체수의 37.8%, 전체 생체 량의 11.4%, 상대중요성 지수는 57.2%로 매우 높아 얼록동사 리의 주요 먹이원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출현빈도와 개체수 구 성비에 비에 생체량 구성비가 낮았는데 이는 깔다구 유충의 경우 크기가 매우 작았기 때문이다. 얼록동사리 서식지에는 파 리류 유충이 다량으로 서식하고 또한 파리류 유충을 먹이로 선호하나 생체량이 적어 여러번 반복하여 섭식하는 것으로 생 각된다. 날도래목은 곤봉물날도래(Rhyacophila yamanakensis), 물날도래(Rhyacophila sp.), 검은머리물날도래 (Rhyacophila nigrocephala), 광택날도래(Agapetus sp.), 줄날 도래(Hydropsyche kozhantschikovi), 꼬마줄날도개(Cheumatopsyche brevilineata), 둥근날개날도래(Phryganopsyche latipennis), 모시 우묵날도래(Limnephilus correptus), 갈색우묵날도래 (Nothopsyche sp.), 우묵날도래(Dicosmoecus sp.), 네모집날도래 (Lepidostoma albardanum), 날개날도래(Molanna moesta), 청나비 날도래(Mystacides azureus), 무늬나비날도래(Oecetis notata), 연 나비날도래(Triaenodes unanimis) 등 총 13속 15종으로 매우 다 양하였다. 섭식된 날도래류는 돌이나 낙엽으로 된 집을 통째로 섭식하였다. 개체수에 있어 꼬마줄날도래가 가장 풍부하였고 생 체량에 있어서는 우묵날도래가 높았다. 날도래류는 총 먹이생물 개체수의 10.6%, 전체 생체량의 2.5%, 상대중요성지수는 2.4% 이었다. 꺽지의 경우 상대중요성지수가 23.8%로 꺽지의 경우 상대중요성지수가 23.8%로 높았는데(Byeon, 2017) 본 종은 꺽 지에 비해 날도래를 많이 섭식하지 않았다.
5) 어류(Fishes)
위 내용물에서 확인된 어류는 각시붕어(Rhodeus uyekii), 돌마자(Microphysogobio yaluensis), 버들치(Rhynchocypris oxycephalus), 피라미(Zacco platypus), 미꾸리(Misgurnus anguillicaudatus), 참종개(Iksookimia koreensis), 얼록동사 리(Odontobutis interrupta), 밀어(Rhinogobius brunneus) 등 8종이었다. 섭식된 어류는 전장이 36∼48㎜, 생체량이 0.1 ∼2.6g으로 크기가 작은 소형 개체를 주로 섭식하였다. 어류는 총 먹이생물 개체수의 3.3%, 전체 생체량의 38.7%로 높았으 며, 상대중요성지수는 9.9%로 높아 주요 얼록동사리의 먹이원 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섭식된 어류 중 버들치가 대부분을 차지 하였으며 동종포식(cannibalism)으로 얼록동사리 치어를 섭식 하였다. 국내에 서식하는 어류 중 이와 같은 동종포식은 배스 (Micropterus salmoides)와 쌀미꾸리(Lefua costata)에서 보 고된 바 있다(Ko et al., 2008;Kwon et al., 2023). 어류는 섭식에 성공하면 생체량이 매우 높아지나 섭식률이 매우 낮은 것으로 보아 쉽게 섭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6) 어란(Fish egg)
얼록동사리의 위 내용물에 발견된 어란은 총 먹이생물 개체 수의 0.2%, 전체 생체량의 3.0%, 상대중요성지수는 0.2%로 매우 낮아 얼록동사리의 주요 먹이원으로 이용되고 있지 않았 다. 어란의 크기, 모양, 색깔 등을 분석한 결과 얼록동사리 수정 란으로 확인되었으며 어란은 조사 기간 중 얼록동사리의 산란 시기인 5월(Byeon, 2023)에 채집된 개체의 위 내용물에 국한 되어 확인되었다. 국내에서 동종의 어란을 섭식하는 현상은 둑중개(Cottus koreanus) 수컷이 수정란을 보호하는 동안 수 정란 일부를 소량씩 섭식하는(filial cannibalism) 경우가 알려 져 있다(Byeon et al., 1995). 얼록동사리의 경우 전장이 100 ㎜ 이상 큰 개체만 수정란을 섭식하였고 섭식된 수정란이 100 개 이상으로 다량이며 수정란 이외의 먹이는 섭식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크기가 큰 개체가 수정란을 보호하고 있는 개체를 몰아내고 수정란을 먹이로 섭식한 것으로 생각된다.
얼룩동사리의 주요 먹이원은 수서곤충에 속하는 파리류, 하 루살이류, 어류, 지렁이류, 등각류, 날도래 등 이었고 그 외의 먹이원은 희소하게 섭식하였다. 희소하게 섭식된 먹이는 매우 빠르게 회피하거나 집이 있어 포식이 용이하지 않거나 얼록동 사리 서식지에서 서식 양이 적으며 껍질이 경고하여 먹이원으 로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Kim(1997)과 Kim et al.(2005)은 수서곤충과 어류을 섭식한다고 하였으며 수서곤 충을 주로 섭식하는 것은 본 조사 결과와 일치 하였다. 하천에 있어 얼록동사리의 자연증식과 서식지를 복원할 경우 주요 먹 이원인 파리류, 하루살이류, 지렁이류, 등각류, 날도래류 등이 다량 서식할 수 있도록 조성하여야 한다.
3. 성장에 따른 먹이 조성의 변화
채집된 어종의 연령이 1년생(전장 44∼59㎜), 2년생(60∼ 99㎜), 3년생 이상(100∼162㎜) 등 3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위 내용물 개체수와 생체량 기준으로 성장에 따른 먹이생물의 조성 변화를 조사하였다(Figure 2). 전장이 작은 개체는 위 내 용물 중요성지수가 78.4%로 파리류가 가장 풍부하였고 다음 으로 하루살이류(17.5%), 등각류(2.1%), 날도래류(1.5%)이었 다. 먹이생물 대부분은 수서곤충 유충이었으며 파리류의 깔다 구 유충을 집중적으로 섭식하고 있어 얼록동사리 치어는 주로 깔다구류를 주요 먹이원으로 소비하였다. 연체동물에 속하는 다슬기류와 물달팽이류, 십각목에 속하는 새우류, 어류, 어란 등은 섭식하지 않았다. 먹이생물 중 크기가 크거나 이동이 빠른 먹이는 섭식하지 못하였으며 하루살이류와 파리류 중에서 크기 가 작고 이동이 느린 종이나 개체를 집중적으로 섭식하였다. 2년생 중간 크기 개체는 지렁이류(27.7%), 하루살이류 (24.1%), 파리류(16.6%), 등각류(7.3%) 등을 풍부하게 섭식 하였다. 먹이 크기가 큰 어류, 물달팽류, 다슬기류, 새우류 등을 섭식하였으며 1년생 이하 작은 크기의 개체들에 비해 다양한 먹이를 섭식하고 있었다. 섭식한 먹이 중 파리류가 급격히 감소 하였고 지렁이류와 하루살이류를 섭식하는 비율이 높았다. 3년 생 이상 큰 개체들은 어류(45.4%), 하루살이류(13.8%), 파리 류(9.8%), 날도래류(9.7%) 등을 풍부하게 섭식하였다. 먹이생 물은 중간 크기 개체들과 유사하였으나 어류 섭식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가장 중요한 먹이원으로 이용되고 있었고 또한 어란 을 섭식하여 다른 개체들과 차이를 보였다. 얼록동사리는 전장 이 증가함에 따라 섭식한 먹이의 개체량과 생체량에 있어 파리 류가 점진적으로 감소하였고 먹이 크기가 큰 어류, 새우류, 날 도래류, 잠자리류 등이 증가하는 먹이 전환이 발생하였다. 이러 한 결과는 육식성 어종인 둑중개, 꺽지, 쌀미꾸리 등에서 같은 경향을 나타내었다(Byeon et al., 1995;Byeon, 2017; Ko et al., 2023). 얼록동사리가 성장하면서 점차 큰 먹이생물로 먹이 전환이 발생한 것은 성장에 따른 유영능력, 먹이탐색 능 력, 큰 먹이 포획 능력 등이 향상되며 입 크기가 점차 커짐에 따라 큰 먹이 생물의 섭식이 가능해진 결과로 생각된다 (Gerking, 1994;Byeon, 2017).
4. 계절에 따른 먹이조성의 변화
봄(3~5월)에는 먹이생물 중 파리류(상대중요성지수; 65.3%), 지렁이류(14.5%), 하루살이류(7.0%) 등을 주로 섭식하였고 여 름(6~8월)에는 파리류(58.6%), 하루살이류(24.5%), 어류(4.8%) 등이 풍부하였고 가을(9~11월)에는 파리류(30.1%), 하루살이 류(20.4%), 등각류(13.3%) 등을 많이 섭식하였다. 얼록동사리 는 파리류와 하루살이류를 계절에 관계없이 많이 섭식하였는데 이는 국내에 서식하는 꺽지와 쌀미꾸리에서도 동일하였다 (Byeon, 2017; Ko et al., 2023). 계절에 따른 먹이생물의 섭식량 변화를 살펴보면 물달팽이류는 가을에 4.6%로 가장 높았고 봄과 여름에 각각 0.3%로 낮았다. 지렁이류는 봄에 14.5 로 가장 높았고 여름 4.0%, 가을 0으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등각류는 봄에 5.4%, 여름 0.3%, 가을 13.3%로 가을에 급격히 증가하였다. 새우류는 봄에 0.05%, 여름에 0.04%, 가을에 12.7%로 높았다. 하루살이류는 봄에 7.0%, 여름 24.5%, 가을 20.4%로 여름에 가장 높았고 파리류는 봄에 65.3%, 여름 58.6%, 가을 30.1%로 봄에 가장 높았고 가을로 가면서 감소하였 다. 날도래류는 봄에 2.2%, 여름 3.6%, 가을 6.6%로 가을로 가면서 증가하였다. 어류는 봄에 3.6%, 여름 4.9%, 가을 7.5%로 가을에 가장 높았고 어란은 봄에만 섭식하였다. 봄에는 지렁이류 와 파리류, 여름에는 하루살이류, 가을에는 물달팽이류, 등각류, 새우류 등의 섭식량이 증가하였으며 날도래류와 어류는 봄에서 가을로 가면서 섭취량이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Figure 3). 얼록동사리가 주로 섭식하는 어류는 전장이 48㎜ 이하로 크기가 작은 당연생 치어이었다. 따라서 당연생 치어가 풍부한 여름과 가을에 주로 섭식되며 어류가 성장하면 효과적으로 섭식 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현상은 꺽지와 동일하였다 (Byeon,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