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외래생물이란 외국으로부터 인위적 혹은 자연적으로 유입되어 그 본래 원산지 또는 서식지를 벗어나 존재하는 생물을 의미 한다(IUCN, 2022). 일반적으로 국내에는 농가소득 향상, 애완 용 등의 목적으로 유입되었으며(Park and Oh, 2021), 국립생태원 조사 자료에 의하면 외래생물의 국내로의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NIE, 2015;Koo et al., 2020a). 그중 파충류는 특이하거나 희귀한 생김새 때문에 애완용으로 관심이 높아져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Marshall et al., 2020). 2019년 양서·파충류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펫샵 조사에 의하면 총 677종이 거래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그중 110종은 거북목으로 나타났다(Koo et al., 2020a). 특히 거북류는 대표적인 외래생물로 오래전부터 식량, 약재, 애완용으로 수입, 거래되었다(Ceballos and Fitzgerald, 2004).
수입량이 증가함에 따라 야생에서 발견되는 외래생물 종 수 도 증가하였다. 국립생태원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야생에서 발견된 외래생물은 약 200종 이상으로 보고하였으며(NIE, 2018), 야생 관찰이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사육 포기, 종교적 방생, 관리 부주의 등으로 인해 야생에 방사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Oh and Hong, 2007;Sung and Fong, 2018). 지속적으로 야생에서 새로운 파충류가 발견되고 있으며(Ham et al., 2022), 그중 외래거북은 10종 이상으로 나타났다(Lee et al., 2016;Koo et al., 2017;Park et al., 2020;Koo et al., 2020b;Koo et al., 2021;Park and Oh, 2021;Park et al., 2022). 특히 야생에서 발견되는 외래거북은 국내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Jo et al., 2017), 번식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Cheon et al., 2023;Koo et al., 2023). 따라서 외래거북은 토종 생태계에 위협이 되며 있으며 관리가 필요하다(Cadi and Joly, 2003;Jo et al., 2017).
외래거북이 발견되는 지점은 주로 개발된 지역이나 도심 공원이며(Duchak and Holzapfel, 2011; Zhang et al., 2019), 인구수나 지역 크기와 같은 인적 요인과 유의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Koo et al., 2020c). 이에 따라 본 연구는 도심 주변의 외래거북 현황에 대한 기초자료 및 관리 방안 제안 에 일환으로 서울 도심하천에서 발견되는 외래거북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연구 방법
도심하천의 외래거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지점을 서울특별시에 있는 중랑천으로 선택하였다. 중랑천은 경기도 양주시의 불곡산에서 발원하여 한강으로 합류하는 하천으로 (37°38′42″ N; 127°3′20″ E, 고도 0-40 m), 전체 길이 는 36.4 ㎞, 유역면적은 299.6 ㎢, 유역연장 34.8 ㎞, 평균 폭 8.61 m이다. 서울 시내의 하천 중 길이가 가장 길며 13개의 지류 하천이 있다. 하천의 주변으로는 산책로 및 시민들 편의를 위한 공원 등이 조성되어 있어 여가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Nowon gu Office, 2022).
하천의 하류로 내려가면 하천의 폭이 넓어져 거북류 발견 확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고려하여(Flanagan et al., 2013), 중랑천 상류와 그 주변의 지류 하천 5개를 선별하여 조사하였다. 따라서 조사구간은 중랑천 상류, 우이천, 묵동천, 도봉천, 방학 천, 당현천이며 중랑천은 상류 15㎞ 구간을 3구간으로 나누었으며 총 8개 구간을 조사하였다(Fig. 1).
조사는 2021년 4월부터 10월까지 매월 1회 진행하였다. 조사 방법은 조사구간의 약 5㎞ 구간의 산책길을 천천히 걸으면 서 거북이 올라가 일광욕을 할 수 있는 바위나 수몰나무 등을 관찰하거나 수면에 떠 있는 개체를 확인하였다. 확인된 개체는 디지털카메라(COOLPIX A1000, NiKon, Japan)를 이용하여 촬영하였으며, 촬영된 사진은 Das (2015)와 Lemos-Espinal et al. (2015)을 이용하여 동정하였다.
결과
조사 결과 총 2과 4속 7종의 외래거북을 확인하였다. 발견된 종은 늪거북과(Emydidae)의 동부비단거북(Chrysemys picta picta), 리버쿠터(Pseudemys concinna), 플로리다붉은배거북 (P. nelsoni), 붉은귀거북(Trachemys scripta elegans), 노란 배거북(T. s. scripta), 쿰버랜드거북(T. s. troostii), 돌거북과 (Geoemydidae)의 중국줄무늬목거북(Mauremys sinensis)으로 나타났으며 국내종으로는 자라과(Pelodiscus)에 자라 (Pelodiscus maackii) 1종이 발견되었다(Fig. 2).
조사 결과는 목견 관찰을 기준으로 하였으므로 개체 구분이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여 종별 최대 발견 개체 수로 나타내었다. 그 결과로 리버쿠터는 72.5% (74개체)로 나타났으며, 중국 줄무늬목거북 10.8% (11개체), 붉은귀거북 5.9% (6개체), 노란배거북 3.9% (4개체), 플로리다붉은배거북 3.9% (4개체), 쿰버랜드거북 2.0% (2개체), 동부비단거북 1.0% (1개체)로 총 합 102개체로 나타났다. 국내종인 자라는 총 52개체가 발견되 었다(Table. 1).
조사구간별 확인된 외래거북은 중랑천 1구간이 전체 중 28.6%(5종, 44개체)로 가장 많이 발견됐으며, 우이천 16.9%(7종, 26개체), 중랑천 2구간 14.3%(2종, 22개체), 중랑천 3구간 3.9%(1종, 6개체), 묵동천 2.6%(1종, 4개체) 순으로 나타났다(Table. 1). 자라는 중랑천 1구간, 중랑천 2구간, 중랑 3구간, 우이천, 목동천, 당현천에서 발견되었으며 외래거북 과 자라가 발견되지 않은 하천은 방학천과 도봉천이었다 (Table. 1). 조사 도중 발견된 모든 외래거북과 자라의 개체 수를 월별 그래프로 나누었을 때, 모두 5월에 가장 많은 개체 수가 관찰되었으며 6-8월에 발견 개체 수가 낮아졌으며, 9월에 다시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Fig. 3).
고찰
본 연구의 결과로 가장 많은 수의 외래거북이 발견된 지점은 중랑천 1구간(5종, 44개체)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많은 종이 발견된 지점은 우이천(7종, 26개체)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민물거북은 시각 조사를 진행하였을 때, 다른 종들에 비해 관찰이 어렵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Davy et al., 2015). 우이천의 경우 상대적으로 하천 폭이 좁으므로 다른 하천에 비해 더 다양한 종을 관찰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도심하천에서 관찰되는 거북류는 대부분 외래거북으로 애완용으로 수입된 종이며(Koo et al., 2020a), 최근 연구는 주변의 인구가 밀집되 어있는 도심지역 주변에서 외래거북이 주로 관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므로(Duchak and Holzapfel, 2011; Zhang et al., 2019), 추가연구를 통해 외래거북의 발견과 인구 밀집도에 대한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Koo et al., 2020c).
우이천에서 발견된 동부비단거북은 비단거북에 속하는 아종으로 다리와 목 부분의 붉은색이 특징이며 한국에서 애완동물로 거래되고 있는 종이다(NIE, 2015, Koo et al., 2020a). 같은 아종인 서부비단거북(C. p. bellii)과 함께 국내 야생에서 발견되고 있으며(Lee et al., 2016;Park et al., 2020), 발견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정확한 분포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외래거북 중 리버쿠터, 플로리다붉은배 거북, 붉은귀거북, 노란배거북, 쿰버랜드거북, 중국줄무늬목거북 6종은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되어 있다(ME 2022a, 2022b). 본 연구의 결과에서 리버쿠터(72.5%)는 가장 많은 수가 발견되었으며 붉은귀거북(5.9%) 보다 10배 이상 많게 나타났다. Koo et al. (2017)의 연구에 의하면 국내 야생에서 붉은귀거북이 가장 많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결과는 본 연구의 결과와 차이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는 붉은귀거북은 1970년도에 국내에 유입되어 2001년도에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되어 관리, 규제가 행해지는 생물 종이며(ME 2022a, 2022b),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여러 관리 방안이 연구되었다(Oh and Hong, 2007;Lee et al., 2016). 하지만 그에 비해 리버쿠터는 2020년에 새롭게 지정된 생태계교란 생물로 비교적 최근부터 규제가 시작된 생물 이기 때문에(ME 2022a, 2022b), 본 연구의 결과에서 붉은귀거 북보다 리버쿠터가 우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발견 개체 수를 월별로 나누었을 때, 5월에 가장 많은 개체 수가 관찰되었으며 6-8월에 줄어들고 9월에 다시 높아졌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일광욕을 통해 체온을 유지하는 거북류의 특성에 따라 4-5월은 동면 이후 산란지를 찾기 위해 가장 활발히 활동하기 때문에 가장 높은 관찰율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Millar and Blouin-Demers, 2011;Fortin, 2012). 이에 비해 7-8월은 가장 기온이 높은 시기로 거북류의 내열성을 넘 어선 온도이기 때문에 일광욕 보다는 수면위에서 유영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eng et al., 2018). 수면 위는 바위나 나무보다 관찰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개체수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9월 이후의 경우는 내열성을 넘지 않는 온도가 되어 수면보다는 일광욕을 선호하며 동면을 준비하므로 상대적으로 많은 개체 수를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를 통해 서울 도심하천의 외래거북 현황을 확인하였으며 그 결과 총 7종 102개체를 확인하였다. 이전 연구 결과에서 외래거북의 발견이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도심 내 친수공원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Koo et al., 2017;Park et al., 2022), 사람들의 방생을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Oh and Hong, 2007). 최근 보고에 의하면 도심 주변에서 꾸준히 펫샵 거래 생물이 발견되고 있으며 이러한 외래생물에 대한 문제점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Park et al., 2020, Ham et al., 2022;Park et al., 2022). 이에 따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외래생물의 실태를 파악하고 개체군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외래생물에 대한 수입과 유통에 체계적인 관리체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