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인간에 의한 개발의 확장으로 인한 도로 건설은 야생동물의 서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자동 차 도로는 야생동물의 이동을 방해하는 장벽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로드킬로 인한 야생동물 사망률 증가, 유전적 고립을 발생시켜 결국에는 개체군 감소로 인한 지역적 절멸이 발생할 수 있다(Burkart et al., 2016;Crooks et al., 2017). 이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저감방안 중 하나가 생태통로이다. 생태통 로는 설치 위치 및 대상 종에 따라 도로에 설치하는 육교형 생태통로와 도로 아래에 매설하는 터널형 생태통로로 구분된다 (Ministry of Environment, 2010). 이 중 육교형은 주변 자연 생태계에 서식하는 모든 야생동물을 대상으로 노면을 거치지 않고 도로를 건널 수 있도록 조성한 생태통로이다(Ministry of Environment, 2010). 육교형 생태통로는 경관 이질성을 줄여 야생동물의 이동을 유도할 수 있고, 생태통로 내 서식지 조성으로 연결된 지역의 종 다양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Ministry of Environment, 2010). 또한 터널형 생태통로에 비해 야생동물 이동에 더 효과적인 방안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Mata et al., 2008).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1992년 건설 된 도평 생태통로를 시작으로 현재 340개의 육교형 생태통로 가 건설되었다(National Institure of Ecology, 2023).
하지만, 육교형 생태통로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 쟁이 이어져 왔다. 일부 연구자는 생태통로가 동물 보호에 있어 효과적이지 않으며(Roedenbeck et al. 2007), 다른 저감방안 에 비해 건설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어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Sijtsma et al., 2020). 반면 국내에서는 국립 생태원에서 지속적으로 생태통로 효과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고 (Woo, 2021), 조류(Park et al., 2011), 육상 포유류(Park et al., 2021) 등을 대상으로 실효성을 평가하는 연구도 진행되었 으며 이들 연구에서는 육교형 생태통로가 충분한 효과가 있다 고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육교형 생태통로의 비용대비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야생동물 생존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van der Grift et al., 2013).
하지만 앞서 국내에서 진행된 연구의 방법론에 몇 가지 한계점 이 존재한다. 첫째, 일반적으로 생태통로 내 야생동물 모니터링 에 이용되는 방법인 족적트랩(Kim et al., 2016), 카메라트랩 (Yun et al., 2017) 등은 같은 개체의 중복측정으로 인한 과대추 정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 트랩을 주로 출입구 지역에만 설치하 여 실제로 야생동물이 생태통로를 통해 이동했는지에 대한 정확 한 파악이 어렵다. 셋째, 주로 중대형 포유류에 초점을 두고 있어 생태통로와 주변 지역을 서식지로 이용할 수 있는 소형포유 류에 대한 평가가 부족하다. 생태계 내에서 중간계층에 위치한 분류군인 설치류는 육식동물의 먹이자원(Mata et al., 2020) 및 산림 내 수목 종자 분산(Jansen et al., 2012) 등의 역할을 하여 개체군 크기가 다른 야생동물의 서식지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넷째, 생태통로 주변 환경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야생동물이 생태통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생태통로 주변 환경 특성에 대한 고려도 중요하다(Baechli et al., 2021). 환경부(Ministry of Environment, 2010)에서는 생태통로 설치 시 진입부와 내부에 주변과 유사한 식생환경을 조성할 것을 명시하고 있지만 도로와 생태통로 공사를 진행하며 동시에 변화가 발하는 생태통로 주변 환경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생태통로 주변 지역은 주로 절토에 의한 경사도 변화와 식재 밀도 감소로 인한 천공률 증가 등이 발생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식생천이가 주변 산림 또는 생태통 로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소규모 환경의 변화 또는 차이로 인해 개체수가 쉽게 변화하여 환경 특성의 영향을 확인하 는데 설치류가 이용되기도 한다(Lee et al., 2006).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육교형 생태통로의 효과성을 평가하기 위해 생태통로와 주변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설치류인 등줄쥐를 대상으로 생태통로의 이용정도와 이용에 미치는 환경 특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세부적으로 첫째, 등줄쥐가 생태통로를 서식지 혹은 이동통로로서 이용하는지를 포획-재포획 방법을 이용하여 개체단위로 확인을 하고자 한다. 둘째, 생태통로와 주변 지역의 환경 특성이 등줄쥐의 생태통로 이용에 미치는 영향을 일반화 선형 모형(Generalized linear model)을 이용하여 확인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등줄쥐의 생태통로 이용정도를 정량적으로 확인 하여 생태통로의 실효성을 확인하고 이용을 촉진시키는 환경인 자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연구대상지는 경상북도 영주시 이산면 산 195-6에 위치한 신암육교로, 2005년에 준공되었으며, 길이 약 40m, 폭 약 20m 가량의 육교형 생태통로이다. 대상지는 국도에 위치하여 접근이 용이하며, 조성된 지 충분한 시간이 지나 생태통로 내부와 주변 지역의 환경이 안정되었을 것이라 판단되는 지역을 선정했다.
대상지는 생태통로 조성을 위해 산림을 절토한 지역으로 생 태통로 출입구와 주변에 경사도가 높은 인공비탈면이 형성되어 있었다(Figure 1.). 식생의 경우, 생태통로 내부는 식생 생육기 인 여름을 제외하면 나지와 같은 형태였으나, 식생 생육이 최대 를 이루는 8월에는 초본류와 소관목류가 높은 밀도로 나타났 다. 생태통로 주변 지역 산림은 주로 아교목층 식생이 우점했으 며, 교목층은 적은 수가 산재해 있었다.
2. 등줄쥐 포획-재포획 및 이용도 분석
등줄쥐는 산림 저지대 및 초지 서식지를 선호하며(Lim, 2015), 먹이원으로 이용하는 하층식생과 강한 상관관계를 가 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Nam, 2001;Lee et al., 2020). 등줄 쥐 포획조사는 2022년 8월 3일부터 8월 29일까지 총 2회를 실시했다. 1차 조사는 2022년 8월 3일부터 8월 11일까지 8일, 2차 조사는 2022년 8월 22일부터 8월 29일까지 7일로 총 15 일동안 설치류 포획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구는 60 x 60m로, 조사구를 한 변의 길이가 10m인 정방형 격자로 나누고(Lee et al., 2006; Lim et al., 2007; Welegerima et al., 2020), 도로에 해당하는 격자를 제외하고 각 격자의 중심에 Sherman live trap을 설치했다(Figure 1.). 트랩의 개수는 총 32개로 생 태통로 내부에 8개, 주변 산림에 24개의 트랩을 설치하였다. 미끼는 볶은 땅콩을 사용했고, 이틀에 1회씩 미끼를 교체했다. 우천으로 인해 미끼가 젖거나, 설치류가 포획되었을 경우에는 교체주기와 상관없이 미끼를 교체했다. 트랩은 매일 오전 7시 경에 확인하였고, 포획된 등줄쥐는 성별, 포획 위치를 기록한 뒤 개체를 식별하기 위한 ear-tagging을 실시한 후 놓아주고 다시 잡는 포획-재포획법을(capture-mark-recapture method) 사용하였다(Lim et al., 2007; Lim, 2015;Lee et al., 2020;Welegerima et al., 2020).
등줄쥐의 생태통로 이용도 분석을 위하여 2지점 이상 이동 한 개체의 이동 경로와 이동 거리를 확인하였다. 표시된 개체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어 정확한 경로 생성이 어렵기 때문에 모든 이동 개체를 출발 지점과 도착 지점 간 통과할 수 있는 격자를 단위로 이동 경로와 거리를 도출하였다. 등줄쥐 가 생태통로를 횡단하여 주변 산림으로 이동을 한 경우 생태통 로를 이동 통로로 이용하는 것, 등줄쥐가 산림을 통과하지 않고 산림과 생태통로를 오간 경우 또는 산림 혹은 생태통로 내부만 을 이동한 경우는 등줄쥐가 생태통로를 서식지로 인식한다고 간주했다.
3. 등줄쥐 생태통로 이용에 영향을 미친 환경 특성
미소서식지를 주로 이용하는 설치류의 생태적 습성에 맞춰 트랩 주변에 한 변의 길이가 1m인 가상의 방형구를 구획하여 해당 구역 내 환경 특성을 조사하였다. 조사된 환경 특성은 층위별 식생피복량, 낙엽층 두께, 경사도, 트랩 주변 최대 수목 흉고직경, 식생 구성으로, 선행연구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했거 나, 설치류의 생태를 반영하여 이용에 미칠 수 있는 변수를 선정하였다(Lim et al., 2007; Welegerima et al., 2020). 층 위별 식생피복량은 25%를 단위로, 0%인 경우 0, 1~25%인 경우는 1, 26~50%인 경우는 2, 51~75%인 경우는 3, 76~100%인 경우는 4로 점수를 매겼고, 경사도는 낮음 1, 중간 2, 높음 3으로 수치화하였다. 또한 연속형 변수로 조사된 낙엽 층 두께와 트랩 주변 최대 수목 흉고직경은 각각 1cm, 10cm를 단위로 수치화하였다. 식생 구성은 방형구 내 식생의 우점도를 기준으로 초본, 관목, 교목으로, 식생이 없는 경우 나지로 기록 하였으며 다른 식생이 40% 이상 분포하면 두 식생 모두를 기록 하였다. 모든 환경 특성은 조사자의 편향을 막기 위해 최소 2명의 조사자가 함께 측정했다.(Table 1.)
조사된 환경 특성은 생태통로와 주변산림의 환경 비교를 위 해 생태통로, 남쪽 산림, 북쪽 산림으로 나누어 환경 특성별 값의 비율을 계산하였다. 전체 트랩 32개 중 환경 비교에 이용 된 트랩은 29개로, 1차 조사에서 3개의 트랩이 분실되었기 때 문에 이상치 제거를 위해 제외하였다.
등줄쥐의 생태통로 이용에 미친 환경 특성을 확인하기 위한 통계분석에는 일반화 선형 모형(Generalized linear model)이 이용되었다. 일반화 선형 모형은 종속변수가 포획, 미포획으로 분류되는 명목형 변수와 같이 선형 분포가 아닐 때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간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분석방법이다. 통계분석 을 위한 데이터 전처리 작업에서는 29개 트랩 주변에서 조사된 환경 특성을 모두 표준화 하였으며, 명목형 변수로 조사된 식생 구성의 경우 모두 더미변수로 처리하였다. 모형에 입력되는 종 속변수는 설치류 포획 여부에 따라 포획되었을 시 1, 포획되지 않았을 시 0으로 날짜별로 분류하였으며 표준화한 환경 특성을 독립변수로 설정하였다. 또한, 통계분석 전 환경 특성 간 다중 공선성을 확인하기 위해 Spearman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하였 으며 모든 환경 특성의 상관계수가 0.7 이하로 나타났으나(Lee et al., 2020), 유의하지 않았던 환경 특성인 8m 이상 식생피복 량, (VEG_8), 나지(BARE), 초지(HERB), 경사도(SLOP)는 (Table 2.) 등줄쥐를 포함한 설치류 서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 특성이기 때문에(Lambert and Adler, 2000;Maleana et al., 2015;Welegerima et al., 2020) 제외하지 않고 모형을 구동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은 SPSS Windows for ver.27을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등줄쥐의 생태통로 이용도
포획조사 결과 총 37개체의 등줄쥐를 태깅했으며, 조사기 간 동안 총 59회 포획되었다. 트랩 당 포획된 개체수는 생태통 로 1개체(총 8개체), 주변 산림 1.20개체(총 29개체), 트랩 당 누적 포획 횟수는 생태통로 2회, 산림 1.9회로 생태통로와 주변 산림 간 큰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
서로 다른 2개 지점 이상을 이동한 등줄쥐는 총 15개체가 확인되었다. 이동 경로를 확인한 결과 생태통로를 횡단하여 산림 간 이동한 개체는 확인되지 않았음에 따라 등줄쥐는 생태통로를 서식지로써 이용한다고 판단된다(Table 3.). 생태통로를 횡단하 지 않았지만 생태통로와 산림을 이동한 개체는 총 7개체로(남쪽 산림 3개체, 북쪽 산림 4개체) 최대 60m를 이동했다. 생태통로와 산림 내부만을 이동한 개체는 총 7개체로, 산림 내부만을 이동한 개체는 6개체, 생태통로 내부만을 이동한 개체는 1개체가 확인되 었다. 산림 내부만을 이동한 개체의 경우 최대 40m를 이동하였 으며, 생태통로 내부만을 이동한 개체는 20m를 이동했다. 이는 국내 산림 내 등줄쥐를 무선 추적(약 50m) 및 포획조사한(약 30m)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Lee, 2011).
2. 생태통로와 주변 산림의 환경 특성 비교
생태통로와 남북쪽 산림의 환경 특성별 트랩 비율을 확인해 본 결과 생태통로와 산림 간 환경 특성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2.). 구체적으로는 1m 이하와 2~8m의 식생 피복량에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주로 초본층으로 구성된 1m 이하 식생피복량의 경우 하절기에 조사됨에 따라 개방된 서식지의 형태로 유지되는 생태통로에서 더 발달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2a). 식생을 구성하는 종으로는 애기똥풀, 조릿대 등의 초본류와 비수리, 산딸기, 산철쭉 등의 소관목류로 식재종과 자연식생이 산재하는 형태를 보였다. 이와 반대로 산 림의 경우 등나무, 칡 등의 만경류가 산림 초입부, 생태통로 입구부 절토면 등에 일부 생육했으나, 산림 내부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다.
1~2m 식생피복량은 산림과 생태통로 모두 발달하지 않았 다. 식생 층위를 구성하는 종으로는 산림의 경우 싸리, 큰낭아 초, 아까시나무 등으로, 특정 트랩 설치지점에 싸리나무가 군락 을 이뤄 생육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생태통로에서는 개나리, 산초나무 등이 우점하여 두 환경 간 식생 구성에 차이 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8m 식생피복량의 경우 산림에서는 값이 고르게 분포했다. 이는 대상지가 산림 내부, 가장자리와 생태통로 입구부 모두를 포함했기 때문으로, 산림 내부는 2~8m 식생층위인 아교목층이 발달하여 주로 아까시나무가 우 점한 데 비해 산림 가장자리와 생태통로 입구부에서는 거의 생육하지 않았다. 8m 이상 식생피복량은 생태통로와 산림 모 두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산림의 경우 남쪽 산림에서 소나무, 북쪽 산림에서 신갈나무가 일부 생육하고 있었고, 생태통로에 서는 생육하지 않았다. 트랩 주변 최대 수목 흉고직경 또한 산림과 생태통로 모두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트랩 설치 시 자연장애물인 수간 및 바위 밑에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산림 에서 대체로 낮은 값을 보였다. 이는 조사구의 크기가 1m로, 주변 교목층의 수간부를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식생 구성은 생태통로에서 관목, 관목/교목이 발달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관목/교목이 발달한 지점은 모두 산림과 인접한 지역으로, 산림식생 일부가 생태통로까지 생육했고, 이외 지점 은 모두 관목이 주를 이뤘다. 낙엽층 두께의 경우 생태통로에서 는 얕은데 비해 산림은 값이 다양했으며, 경사도의 값의 분포 또한 산림에서 다양했는데, 생태통로 입구부의 절토면과 산림 내 경사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낙엽층 두께가 상대적으로 얕았 기 때문일 것이라 판단된다.
3. 등줄쥐의 생태통로 이용에 미치는 환경 특성
등줄쥐가 생태통로를 이용하는데 미치는 환경변수를 확인하 기 위한 일반화 선형 모형은 입력되는 환경 특성 중 하나라도 설치류 이용에 영향을 미칠 시 유의한 모형으로 도출되는 특징 이 있다. 모형의 신뢰도는 p=0.000002로 유의했고, 설치류 이 용에 영향을 미쳤던 환경 특성을 확인한 결과 1~2m 식생피복 량(p<0.05), 2~8m 식생피복량(p<0.05), 8m 이상 식생피복량 (p<0.1), 교목 식생유형(p<0.05), 트랩 주변 최대 수목 흉고직 경(p<0.05), 경사도가(p<0.1) 유의했다(Table 3.). 각 독립변 수가 종속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인 승산비(odds ratio, exp(B))는 1~2m 식생피복량(1.131), 2~8m 식생피복량 (1.420), 8m 이상 식생피복량(1.279), 교목 식생유형(2.039), 트랩 주변 최대 수목 흉고직경(1.793), 경사도(-1.082)로 경사 도만이 유일하게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1~2m 식생피복량 은 값이 증가할수록 설치류 포획 수가 증가했는데, 대상지 내 1~2m 식생층위 우점종인 싸리, 큰낭아초 등 수관이 빽빽한데 비해 하부 수간의 밀도가 낮아 설치류가 포식자를 피하기 위한 은신처로 쉽게 이용이 가능했기 때문일 것이라 판단된다 (Dalmagro and Vieira, 2005;Doherty et al., 2015). 특히 식생피복량이 높았던 지점의 트랩 개수가 적었음에도 설치류 이용도가 높았는데, 설치류의 이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생태 통로 조성 시 1~2m의 관목층 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반면 하층식생피복량이 증가할수록 포획량이 증가한다는 선행연구 와는 달리(Nam, 2001;Lee et al., 2020) 1m 이하 식생피복량 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대상지의 1m 이하 식생 층위를 이루는 식생 종으로는 애기똥풀, 비수리 등의 초본 및 소관목류를 비롯하여 칡, 환삼덩굴 등의 만경류 등 다양한 유형 의 종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생태통로 입구부의 빽빽한 관목이 나 덩굴류가 야생동물 이동에 방해가 되었을 수도 있으나(Kim et al., 2016), 1m 이하 식생 층위를 이루는 식생의 유형에 따른 이용도는 분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영향은 확인 할 수 없었다. 2~8m 식생피복량, 8m 이상 식생피복량, 교목 식생 유형, 트랩 주변 최대 수목 흉고직경은 산림 대상지의 식생 특성을 잘 보여주는 변수로, 모두 증가할수록 포획 수 또한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등줄쥐는 초지, 산림 저지대를 선호 한다고 알려져 있으나(Nam, 2001), 생태통로에서는 산림에 가까운 환경을 선호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상지에서는 2~8m 식생 층위를 제외한 모든 환경 특성의 값이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생태통로에서 등줄쥐 이용을 높이기 위하여 산림과 유사한 식생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경사도의 경우 평지인 생태통로에서는 경사도에 따른 이용 도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으나, 산림에서는 경사도가 높아질수 록 등줄쥐의 이용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 로 높은 경사도는 토양침식을 가속화시켜 식생에 부정적인 영 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으며(Pimentel, 2006), 식물성 먹이를 주로 섭취하는 등줄쥐의 먹이자원에 영향을 미쳐(Lee et al., 2020) 간접적인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 또한 경사도는 동물 이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국내 임도에서 중대형 포유류를 대상으로 동물 이동에 미치는 영향 을 확인한 결과 경사도, 절토사면 길이, 식생피복률, 도로 형태 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이는 본 연구 결과와 비슷한 결과 를 보였다(Jeong et al., 2021). 중대형 포유류에 비해 이동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설치류는 높은 경사도에 의해 이 동이 제한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생태통로 건설 시 절토사면 생성을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
4.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육교형 생태통로의 효과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 기 위하여 등줄쥐의 이용도와 이용에 미치는 환경 특성을 확인 하였다. 등줄쥐는 생태통로를 횡단하여 이동하지 않음에 따라 등줄쥐는 생태통로를 이동 통로가 아닌, 서식지로 이용함을 알 수 있었다. 등줄쥐 이용에 영향을 주는 환경 특성으로는 층위별 식생피복량(1~2m, 2~8m, 8m 이상), 교목 식생구성, 트랩 주 변 최대 수목 흉고직경이 양의 상관관계로, 경사도가 음의 상관 관계로 유의했다. 그러나, 대상지 등줄쥐의 이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경 특성인 관목, 교목층 식생피복량이 낮았음 을 확인할 수 있었다. 등줄쥐는 생태계 내에서 중대형 육식 포유류의 먹이원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삵과 같은 멸종위기종의 분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Choi et al., 2012) 종으로 생태통로 건설 시 관목과 교목 식생피복량을 높 게 조성하여 등줄쥐의 이용을 높인다면 생태통로와 주변 산림 의 서식지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한편, 등줄쥐의 이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경사도의 경우 대상지 내 생태통로 입구부에 높은 절토사면이 형성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산림 일부에도 경사도가 높아 등줄쥐가 이동 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조성되어있었다. 높은 경사도는 산림 내 포유류의 이동을 감소시키고(Jeong et al., 2021), 식생의 정착 을 어렵게 하여(Pimentel, 2006) 등줄쥐의 먹이자원을 감소시 킬 수 있기(Lee et al., 2020) 때문에 생태통로 내 등줄쥐의 이용을 높이기 위하여 생태통로 입구부와 주변 산림의 경사도 를 최대한 낮게 조성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한계점은 여름 한 계절동안만 조사를 실시하여 등줄쥐의 계절 변화에 따른 생태통로 이용 변화를 알 수 없다는 점이 있다. 등줄쥐는 계절에 따라 다른 이동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Lee, 2011) 장기간의 모니터링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 한다면 계절에 따른 등줄쥐의 생태통로 이용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등줄쥐의 이용 및 출현에 미치는 요소는 본 연구에서 조사한 환경 특성 이외에도 포식자의 출현(Mata et al., 2020), 특정 식물종의 분포(Malena et al., 2015) 등이 있을 수 있으며 환경 특성을 추가로 조사하여 분석에 이용하거 나 야생동물의 생태통로 이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GPS(Lee, 2011) 등의 첨단장비를 활용한다면 더욱 정확 한 등줄쥐의 생태통로 이용도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