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산맥으로 동 아시아에서 가장 큰 산맥이다(Chung et al., 2018). 5,857종의 동·식물의 서식처로 활용되며, 우리나라 국토의 2.75%의 면적 에 22.3%의 종이 서식하는(Ministry of Environment·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2021) 백두대간은 한반도 내에서 생물다 양성이 높은 지역으로 생태적, 인문학적 중요성을 고려하여 2005년에 백두대간보호지역을 제정·공포하여 보호 및 관리되 고 있다.
국내에 서식하는 조류 가운데 두견목(Cuculiformes), 딱따 구리목(Piciformes), 수리목(Accipitriformes), 매목(Falconiformes), 비둘기목(Columbiformes), 쏙독새목(Caprimulgiforme), 올 빼미목(Strigiformes), 참새목(Passeriformes) 등은 산림에서 주로 생활하는 산림성 조류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전체 조류의 58.8%이다(Choi et al., 2021). 백두대간은 해발고도 가 90m부터 1,898m로 다양하고 산림성 조류의 서식에 있어 번식지와 월동지로 활용되어 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이 매우 높다. 산림에서 먹이사슬의 상위 포식자인 조류는 토지피복 을 비롯하여 수계, 해발고도와 같은 서식지 환경요인과 서식 지 내 생물상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Bibby, 1999;Canterbury et al., 2000;Melles et al., 2003;Rhim et al., 2015). 또한 생활사에 따라 활동의 범위가 넓어 서식지 내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본 연구는 백두대간보호지역 내 서식하는 산림성 조류의 종 다양성과 서식지의 환경 변수와의 관계 파악을 통해 백 두대간보호지역에 서식하는 산림성 조류의 서식지 이용에 따른 종 다양성 증진을 위한 관리방안 수립의 기초자료 제 공을 목적으로 수행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본 조사는 백두대간보호지역 내 지리산 천왕봉에서 악휘 봉에 이르는 지역을 대상으로 수행하였다. 조사지역은 행정 구역상으로 경상남도 함양·하동·산청군, 전라남도 구례군, 전라북도 남원시, 장수군, 경상북도 김천·상주·문경시, 충청 북도 영동·보은·괴산군을 포함한다. 이 지역은 해발고도가 132m ~ 1,853m이며, 식생은 신갈나무군락이 우점한다.
2. 조사분석
조사지역의 공간적 규모는 736.4㎢로 면적이 넓고 다양 한 서식 환경이 분포하고 있어 서식지 환경의 동질성 분석 을 통해 중점조사구를 선정하여 조사를 수행하였다. 중점조 사구의 선정을 위해 조사지역 내 서식지 요인은 수치지형도 (National Geographic Information Institute, 2020)를 기반 으로 수치표고모델(Digital elevation model, DEM)을 제작 하였으며, 경사도, 사면향을 추출하였다. 또한, 물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백두대간보호지역을 통과하는 수계로부터 의 거리를 분석하였다. 더불어 토지피복도(Ministry of Environment, 2020)를 이용하여 조사지역 내 토지피복 유 형을 구분하였으며, 토양의 특성 파악을 위해 토양배수 등 급(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2020)을 분석하였 다(Figure 1). 수치표고모델, 경사도, 사면향, 수계로부터의 거리, 토지피복, 토양배수 등급 등의 환경요인을 기반으로 K-means clustering algorithm을 통해 서식지 동질성 분석 을 하였다. 이후 백두대간보호지역 내 3km X 3km 격자를 형성 하여 격자 내 K-means clustering algorithm의 최빈값 (majority)을 기준으로 20개의 조사구를 선정하였다(Figure 2).
서식지 동질성 분석을 통해 선정된 조사구는 특성에 따라 조사구 1과 조사구 2로 구분하였다. 조사구 1은 평균 해발 고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경사가 완만하며 수계로부터의 거 리가 3㎞ 내외로 활엽수림이 우점하며 토양배수등급이 매 우 우수한 지역이다. 조사구 2는 해발고도가 상대적으로 높 고, 경사가 급하며 수계로부터의 거리가 3㎞ 내외이며, 침 엽수림이 우점하고 토양배수등급은 매우 우수한 지역이다 (Table 1).
또한, 조사지역의 경관적 특성이 조류의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8개의 경관 구조지수(패치 개수, 평 균패치크기, 패치크그중위수, 패치크기다양성, 패치크기편 차, 총 둘레길이, 둘레길이 밀도, 평균둘레길이)를 분석하였 다(Kim, 2012; Table 2). 경관 구조지수 분석을 위해 환경부 에서 제공하는 토지피복도의 세분류 체계를 이용하였으며, 서식지의 환경요인 분석 및 조사구의 선정은 ArcGIS (ArcGIS 10.8)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백두대간보호지역 내 조사구를 대상으로 조류상의 현장 조사는 2021년 4월부터 12월까지와 2022년 4월부터 12월 까지 수행하였다. 또한, 조류의 종 다양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구명하기 위해 조류의 먹이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한 양서·파충류와 육상곤충의 조사를 수행하였다. 양서·파충 류와 육상곤충의 현장조사는 2021년 4월부터 2022년 10월 까지 봄, 여름, 가을에 진행하였다. 조사지역에서 확인된 조 류와 양서·파충류, 육상곤충은 생물다양성 지수(Shannon- Weaver Index)를 활용하여 수치화하였다.
천왕봉에서 악휘봉까지 백두대간보호지역의 조류 군집 의 다양성에 환경요인이 미치는 영향을 구명하기 위해 통계 분석을 진행하였다. 조사구에 따른 생물상의 군집 다양성을 비교하기 위해 Mann-Whitney U 분석을 하였다. 또한 조류 군집의 다양성에 미치는 환경요인을 구명하기 위해 단계적 회귀분석(Stepwise regression analysis)을 수행하였다. 통 계분석은 R(Ver. 4.2.1) 프로그램의 MASS 패키지를 이용 하여 수행하였다.
결과 및 고찰
백두대간보호지역의 천왕봉에서 악휘봉 구간에서 확인 된 조류상은 12목 36과 89종 8,636개체의 서식을 확인하였 다. 조사지역에서 최우점종은 참새였으며, 직박구리, 노랑 턱멧새, 붉은머리오목눈이 순으로 우점하였다.
백두대간보호지역의 천왕봉에서 악휘봉 구간에서 조사 지역에 따라 생물의 다양도 지수는 조사구역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양서·파충류의 다양도 지수는 조사구역에 따라 차 이가 없었다. 곤충의 다양도 지수는 서식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Z=-6.38, p<0.01). 조류(Z= -2.91, p<0.01)와 곤충 (Z=-6.38, p<0.01)의 생물다양도 지수는 조사지 1이 조사지 2보다 높았다(Table 2).
단계적 회귀분석을 통해 조류의 다양도 지수에 영향을 주는 서식지 요인을 분석한 결과 곤충의 다양도 지수와 서 식지의 경사도, patch의 평균 크기, 혼효림의 면적, 활엽수 림의 면적, 침엽수림의 면적, 해발고도, 농경지로부터의 거 리가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추출되었다(Table 3). 조류 군집 의 종 다양성 지수는 곤충의 다양도 지수(coefficient = 0.30, r2= 0.42)를 비롯하여 패치의 평균 크기(coefficient = 2.26, r2= 0.15), 혼효림의 면적(coefficient = 0.62, r2= 0.11), 농경 지로부터의 거리(coefficient = 0.00, r2= 0.06)와 정의 관계 를 보인다. 한편 서식지의 경사도(coefficient = -0.21, r2= 0.29)와 활엽수림(coefficient = -0.11, r2= 0.11)과 침엽수림 (coefficient = -0.15, r2= 0.09)의 면적, 해발고도(coefficient = -0.00, r2= 0.08)는 부의 관계를 보인다. 나머지 변수는 조류의 생물 다양도 지수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추출되지 않았다.
생물의 서식지 이용은 먹이자원의 풍부도와 밀접한 관계 를 갖는다(Møller, 2019;Tallamy and Shriver, 2021). 대부 분의 조류는 번식기에 곤충을 비롯한 무척추동물을 주요 먹이원으로 이용하며(Kennedy, 2019), 곤충의 감소는 조류 군집의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살충제를 비롯하여 도로의 개설 등으로 곤충의 개체수가 감소하거나, 외래식물의 도입으로 곤충의 먹이원 감소로 인한 곤충 군집 의 감소는 조류 군집의 감소로 이어진다(Heleno et al., 2010). 본 연구에서 조류 군집은 곤충 군집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된 것 역시 동일한 이유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서식지의 구조적 환경 역시 조류 군집과 관계를 갖는다(Erdelen, 1984;Morelli et al., 2017;Charbonnier et al., 2016). 산림에서 수직적 구조의 다양성은 보다 다양 한 조류의 서식이 가능하게 되어 종 다양도에 긍정적인 역 할을 한다. 채이길드(foraging guild)와 영소길드(nesting guild)에 따라 서식지 내 이용에 차이가 있으며 서식지의 수직적 다양성은 보다 많은 종에게 서식지로 활용될 수 있 다(Davis et al., 2016;Cubley et al., 2020). 또한 임상에 따라 서식지 내 생물상은 차이가 발생하며 그에 따라 조류 먹이원의 구성 역시 차이를 갖는다(Jankowski et al., 2013). 그로인해 종에 따라 선호하는 임상에 차이가 있고(Fontana et al., 2011;Felton et al., 2021), 혼효림은 침엽수림과 활엽 수림이 혼재하는 지역으로 다양한 서식환경이 분포할 것으 로 예상되며, 그에 따라 다양한 조류가 혼재할 수 있는 지역 으로 판단된다.
서식지 내 경사도는 토양 유실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식물의 발생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El Kateb et al., 2013). 식물의 발생량은 산림성 조류의 먹이원 으로 활용되는 식물성 먹이의 생산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더욱이 식물의 발생량은 식물을 먹이원으로 하는 곤충의 발생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Paik et al., 2012). 하층식 생의 피도량은 소형설치류의 서식지 이용에 간접적으로 영 향을 줄 수 있어(Lee et al., 2020) 소형설치류를 먹이원으로 하는 올빼미목을 비롯한 매목, 수리목 조류의 서식에 영향 을 줄 수 있다. 또한 산림 내 해발고도의 증가는 기온의 감소를 비롯하여 서식지 면적의 감소, 식생 구조, 무척추동 물의 구성의 변화 등에 의해 조류의 종 다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Santillán et al., 2020;Kim et al., 2022;Hwang et al., 2020).
본 연구 결과, 백두대간에 서식하는 조류 군집의 다양성 은 서식지의 구조적 환경을 비롯하여 먹이원으로 활용 가능 한 곤충의 발생량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 내 조류 군집의 다양성은 서식지의 규모를 비롯하여 해발고도 등의 비생물적 요인을 비롯하여 식생의 다양성과 곤충 군집 의 다양성과 같은 생물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산림 내 조류 군집의 다양성에 영향을 미 치는 환경요인과의 관계는 산림성 조류의 다양성의 증진을 위한 관리 방안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기초 생태 자료로 활 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