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생물다양성보전(CBD) 당사국 총회에서 지구식물보전전략(GSPC; Global Strategy for Plant Conservation)이 채택되었고 각국은 제시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Paton et al., 2008;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CBD), 2010). 제시된 목표 달성을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항목은 국가 수준에서 분포하는 식물의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다(Blackmore et al., 2011;Ministry of Environment(MOE), 2018;Korea National Aboretum(KNA), 2021). 이와 더불어 분포 범위가 특정한 지역에 제한되는 희귀 및 특산식물에 대한 현황을 평가하는 것이다(Callmander et al., 2005;Paton et al., 2008;MOE, 2018). 결과적으로 GSPC의 목표 달성을 위한 국가 수준에서의 활동은 좁은 범위에 걸쳐 분포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특산식물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이다(Drury, 1974;Wolf, 2001;IUCN Standards and Petition Committee, 2022). 한반도는 전 세계적으로 좁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높은 식물다양성을 나타낸다(Chung et al., 2017). 그리고 한반도가 위치한 지리적인 위치와 특성으로 전체 식물종의 약 10%가 특산식물로 평가된다(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NIBR), 2013;Chung et al., 2017). 한국특산식물의 대부분은 세계적인 수준에서 높은 보전가치를 가지더라도 국가적인 수준에서는 서로 다른 보전순위를 가진다고 평가된다(KNA, 2021;NIBR, 2021). 보전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기준은 분포범위와 개체군의 수 및 각 개체군을 구성하는 개체수로 평가될 것이다(KNA, 2021;NIBR, 2021). 평가의 기준이 되는 분포정보의 확보는 GSPS-2020의 목표 2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항목이 된다(CBD, 2010). 또한 GSPS-2020의 목표 7과 8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요구되는 항목이다(Paton et al., 2008;CBD, 2010).
식물의 분포범위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각각의 종이 소유하는 생태적지위이다(Hutchinson, 1957;Whittaker, 1973;Pearman, et al., 2007). 식물은 생장하고 번식하기 위해서는 빛, 수분, 양분 등의 자원이 필요하다(Harper, 1977). 이것은 필연적으로 종간 및 종내의 경쟁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경쟁배타의 원리가 나타난다(Grime, 1973;Tilman, 1994). 경쟁배타의 원리는 경쟁적으로 우위를 가지는 종의 번성과 경쟁적으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종의 도태를 만든다(Grime, 1973). 그러나 제한적인 자원에 대한 경쟁을 피하는 다양한 기작이 작동하고 있는데 대표적 으로 지위분화가 그것이다(Pearman et al., 2007). 이와 더불어 몇 가지 종에 의한 자원의 독점을 방지하는 자연적 교란은 다양한 식물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한다(Pickett and Thompson, 1978;Pickett, 1980;Roxburgh et al., 2004). 그러므로 환경적인 요인과 각각의 종이 소유하는 종의 특성이 결합하여 종의 분포범위가 결정된다(Dupré and Ehrlén, 2002;Silvertown, 2004). 따라서 보전의 대상이 되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생활사 특성을 포함하는 종의 속성을 이해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Dupré and Ehrlén, 2002;Kim et al., 2016;Kim et al., 2018;Chae et al., 2021).
보전의 목표가 되는 식물의 생육지가 나타내는 입지 특성과 식물사회학적인 특성을 이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Connell and Slatyer, 1977;Crawley, 1986). 특정한 생육지에 분포하는 식물은 대부분 유사한 물리적 환경에 대한 적응성을 가진다고 평가된다(Dupré and Ehrlén, 2002;Silvertown, 2004). 즉, 주어진 환경조건에서 생활사를 유지하고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Crawley and Ross, 1990;Dupré and Ehrlén, 2002). 이와 더불어 영양적인 번식이 가능하지 않다면 반드시 종자에 의한 재정착의 과정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Crawley and Ross, 1990;Grubb, 1977). 이것은 개체군 내에서의 보충과 안정적인 개체군 구조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Grubb, 1977;Chae et al., 2021). 따라서 분포지의 특성을 평가하고 분포지에서 나타나는 개체군의 구조를 평가하는 것은 각 분포지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고 위험요인을 평가하는 필수적인 정보이다(Crawley and Ross, 1990;Kim et al., 2018;Kim et al., 2023).
본 연구는 한국특산식물이며 위기종(EN, B1ab(v)+2ab(v); Endangered species; KNA, 2021)과 취약종(VU, B1b (v)c(iv)+2b(v)c(iv); NIBR, 2021)으로 평가되는 동강할미꽃(Pulsatilla tongkangensis Y.N. Lee & T.C. Lee)의 현지 내 보전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먼저 분포현황을 조사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1) 분포지의 식생환경과 특성을 평가하였고, 2) 각 개체군의 구조를 평가하였으며, 3) 연간 생장특성을 관찰하였다.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동강할미 꽃에 대해 국가적색목록 평가기준을 적용하여 재평가하고자 하였고, 개체군의 지속에 관여하는 요인과 핵심적인 분포지를 제안하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보전을 위한 적절한 관리 방안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 종
전 세계적으로 한반도에만 분포하는 한국특산식물이다 (KNA, 2021;NIBR, 2021). 현재까지 알려진 분포지로는 강원도 삼척시, 정선군, 영월군, 평창군 및 충청북도 단양군의 석회암 지대에 제한적인 분포를 나타낸다(KNA, 2021;NIBR, 2021). 출현범위(EOO; Extent of Occurrence)는 600㎢, 점유면적(AOO; Area of Occupancy)은 44㎢로 보고되었다 (KNA, 2021). 산림청 국립수목원에서는 제한된 출현범위와 점유면적, 개체군의 수, 성숙 개체수의 감소 등에 근거하여 위기종(EN, EN, B1ab(v)+2ab(v))으로 평가하였다. 반면에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2012년 취약종(B2ab(iii, iv)+C2a(1))으로 평가하였다가(NIBR, 2014) 2021년에는 20,000㎢ 미만의 출현범위(EOO)와 성숙한 개체수의 지속적인 감소추세와 가장 큰 아개체군의 성숙한 개체수의 지속적인 감소에 근거하여 취약종(VU, B1b(v)c(iv)+2b(v)c(iv)) 으로 평가하였다(NIBR, 2021). 총 개체수는 최대 10,000개체 미만으로 평가하였고(NIBR, 2014), 분포지 또한 6개 지역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하였다(NIBR, 2021).
동강할미꽃은 미나리아재비과(Ranunculaceae)의 다년 생 초본식물로 높이는 개화기에 20∼25cm, 종자의 결실기와 여름철 생장기에는 25∼30cm까지 자란다(Figure 1A;1F). 꽃은 3월 중순에 잎 보다 먼저 출현하고, 봄철의 기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월 20일∼4월 10일에 걸쳐 개화한다(Figure 1A). 꽃은 암수가 하나의 꽃에 있고 암술이 먼저 성숙하고 다음으로 수술이 성숙한다(Figure 1B;1C;1D).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술이 성장하여 암술을 감싸고 꽃가루 받이가 완료됨에 따라 암술머리가 길게 성장하여 관모로 발달한다(Figure 1F). 꽃이 개화함과 함께 잎의 생장이 이루어진다(Figure 1F). 잎은 깃꼴겹잎으로 뿌리의 끝부분에 달리고 잎의 앞면은 일반적으로 윤기가 있다. 개화기에 꽃줄기는 10∼15cm이지만 열매가 성숙함에 따라 점차 성장하여 25∼30cm까지 자란다(Figure 1A;1F). 열매는 개화 이후 30∼40일이 지난 4월 15일부터 5월 10일경에 익는다(Figure 1F;1H), 성숙한 열매는 분포지 내로 확산한다(Figure 1G). 확산한 열매는 휴면성이 없고 곧바로 발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ee et al., 2012; Author’s observation). 발아한 유묘는 개화가 가능한 개체로 성장하기까지 적어도 3∼4년이 소요되고 입지에 따라서는 5∼6년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Author’s observation).
동강할미꽃에 관한 연구는 생육지의 환경특성에 대한 연구(Yoo et al., 2009;Oh et al., 2014), 핵형분석 연구(Lee et al., 2004), 자연적 교잡과 유전적 다양성에 대한 연구(Lee et al., 2010;Kim et al., 2010;Sun et al., 2014), 발아 특성 연구(Lee et al., 2012) 그리고 생육지의 토양 미생물 연구(Dutta et al., 2021)가 보고되었다. 위와 같이 동강할미 꽃에 대해 비교적 다양한 연구가 보고된 것은 한국특산식물로서의 관상적인 가치와 더불어 분포지에 대한 정보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유전적 다양성의 연구는 일부 개체군에 한정하여 표본 채취가 이루어져 전체 개체군의 분포 현황을 반영하지 못하였고, 보전활동의 핵심적인 정보에 해당하는 정밀한 분포현황과 개체군의 구조, 개체군의 지속에 필요한 환경적 요인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지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였다(Blackmore et al., 2011;Chang et al., 2016).
2. 분포현황과 연구대상지
2022년까지 동강할미꽃 분포지에 대한 기초조사를 수행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2023년 추가적인 분포조사를 수행하였다(Figure 2; Table 1).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에 2개의 아개체군,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과 영월읍에 4개 아개체군, 정선군 정선읍 광하리에 13개 아개체군,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와 운치리에 35개 아개체군, 정선군 정선읍 덕우리와 여탄리에 7개 아개체군,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에 3개 아개체군, 삼척시 신리면 대이리에 3개 아개체군,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에 1개 개체군이 분포하였다(Table 1). 이 외에 강원도 정선군 광하리 1개 아개체군, 영월군 문산리 2개 아개체군은 과거 식재되었고 추가적인 식재와 관리가 시행되고 있었다(Table 1). 조사된 아개체군은 총 68개였고 총 개체 수는 식재된 지역을 포함하면 3,006개체, 식재된 개체를 제외하면 2,847개체로 평가되었다(Table 1).
평가된 분포 면적의 합은 총 14,624㎡였고 분포지의 해발고도는 144m에서 775m의 범위에 걸쳐 위치하였다. 100 ∼200m의 범위에서는 6개 아개체군, 201∼300m 범위에서는 29개 아개체군, 301∼400m 범위에서는 10개 아개체군, 401∼500m 범위에서는 2개 아개체군, 501∼600m 범위에서는 11개 아개체군 그리고 601m 이상에서는 총 10개 아개체군이 분포하였다(Table 1). 각 아개체군은 최소 1㎥의 면적에 2개체가 분포하는 지점과 3,200㎥의 면적에 걸쳐 785개체가 분포하는 지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였다. 동강할미 꽃의 분포지는 크게 4개로 구분되었다(Figure 3). 본 조사에서는 각각의 분포지의 유형이 반영될 수 있도록 조사 지점을 선정하였다(Table 1). 특히 대부분의 분포지가 절벽, 급경사지의 사면 및 좁은 석회암지대의 능선에 위치하고 있음에 따라 적절한 조사가 가능한 지점을 선정하였다(Table 1;2).
3. 연구방법
선택된 개체군(Table 2)을 대상으로 4㎡ 조사구(2m x 2m)를 설치하였다. 먼저, 조사구에서 출현하는 식물을 식물 사회학적 식생조사법(Braun-Blanquet, 1964)을 이용하여 기록하였고 피도를 평가하였다. 출현종의 피도는 피도등급으로 환산하지 않았고 100분율(%)로 평가하였다. 출현종은 목록으로 작성하였고 분포특성을 평가하기 위한 DCA(Detrended Correspondence Analysis) Ordination을 수행하는데 이용하였다(Lepš and Šmilauer, 2007). 조사구에서 관찰된 식물은 종조성표로 작성하였고 상대피도(RC; relative coverage)와 상대빈도(RF; relative frequency)를 이용하여 중요치값(IV; importance value)을 계산하였다. 각 조사구에서 관찰된 동강할미꽃의 밀도와 풍부도(Richness)를 기록하였다(Table 2). 또한, 각 조사구의 중심에서 해발고도(Garmin GPS 64s, USA)와 방위(Sunnto Tandem compass, Japan)를 측정하고 기록하였다(Table 2). 생육지의 경사도(Sunnto Tandem compass, Japan)를 측정하였고 방위계(Sunnto Tandem compass, Japan)를 이용하여 생육지에서 관측된 열려있는 하늘의 범위를 기록하였다(Table 2). 측정된 각도를 이용하여 1일 중 일조시간을 계산하였다(Table 2).
개체군 구조를 평가하기 위해서 2023년 4월 5일부터 15일까지 대상 개체군에서 4㎡ 조사구에 출현하는 각각의 동 강할미꽃에 대해서 가장 긴 잎의 높이, 잎의 수, 발달한 화서의 수 그리고 각 화서의 높이를 측정하고 기록하였다. 이때 각각의 개체군의 지리적인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개화기와 열매의 생장이 진행됨을 고려하여 가장 해발고도가 낮고 개화가 일찍 진행되는 개체군 순으로 조사하였다. 조사결과를 이용하여 각 개체군의 생장특성과 개체군의 구조 평가에 이용하였다.
동강할미꽃의 연간 생장 특성을 관찰하기 위해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와 정선군 신동읍 덕천리 및 정선읍 광하리 개체군을 대상으로 2023년 3월 10일부터 10월 15일까지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관찰하였다. 개화기에는 각 개체군을 대상으로 주 1회 이상 방문하여 성장상태를 관찰하였다. 각각의 성장상태는 디지털카메라(Cannon EOS6D Mark Ⅱ)로 촬영하였다. 관찰한 결과와 촬영한 사진을 이용하여 연간 생장 특성을 비교하였다.
4. 통계분석
동강할미꽃의 분포지에 설치한 4㎡ 조사구에서 수집한 식생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DCA ordination을 수행하였다(Canoco 4.53, Microcomputer Power, USA; Lepš and Šmilauer, 2007). 각 개체군 내에서 측정한 화서의 수, 화서의 높이, 잎의 수, 잎의 높이 사이의 차이는 먼저 정규성을 검정하였다(Shapiro–Wilk test and Kolmogorov-Smirnov test, p>0.05). 정규성을 만족할 경우는 분산분석(ANOVA, p<0.05)를 수행하여 비교하였고 정규성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는 비모수검정(Non-parametric hypothesis test)을 수행하였다(Kruskal과 Wallis test, p<0.05). 분산분석의 사후검증으로는 Tukey's HSD(p<0.05)를 수행하였다. 모든 통계적인 분석은 SYSTAT 12(Systat software, Inc. USA)를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식생 및 입지 환경
식생환경을 조사하기 위해 선택한 19개의 조사구 내에서 아교목이 분포하는 곳은 2개소였다(Table 3; JW2, JW4). 관목층에서는 털댕강나무(Zabelia biflora; 47.54)가 3개 조사구에 출현하였고 회양목(Buxus koreana; 39.79)과 싸리 (Lespedeza bicolor)가 2개 조사구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1개 조사구에서만 관찰되었다(Table 3). 초본층에 출현하는 식물은 중요치값 순으로 가는잎그늘사초(Carex humilis var. nana; 22.72, 출현 빈도 14회), 동강할미꽃(22.44, 출현빈도 19회), 회양목(Buxus koreana; 15.22, 출현빈도 13 회), 동강고랭이(Trichophorum dioicum; 10.26, 출현빈도 6회), 돌마타리(Patrinia rupestris; 9.21, 출현빈도 9회), 털새(Arundinella hirta; 9.19, 출현빈도 14회), 실새풀 (Calamagrostis arundinacea; 8.56, 출현빈도 11회), 당조 팝나무(Spiraea chinensis; 8.49, 출현빈도 8회), 돌단풍 (Mukdenia rossii; 6.12, 출현빈도 4회), 당양지꽃(Potentilla ancistrifolia; 5.99, 출현 빈도 9회)의 순이었다(Table 3). 각각의 조사구에서 관찰된 출현식물은 먼저 지리적으로 구분되었고 다음으로는 각 분포지 내에서의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Figure 4A, 4B, 4C). Figure 3에서 관찰된 서로 다른 생육지의 특성은 출현식물을 이용한 DCA ordination의 결과 일치하였다(Figure 4A, 4B, 4C). 하천에 인접한 석회암 절벽에 위치한 분포지(JW1, JW4, JG1, JG2, JG3, JD1, JD2, JU1, JU2, PM1, PM2), 석회암지대에서 풍화에 의해 형성된 사질토양의 분포지(SM1, SM2, SM3), 석회암 지대의 산지 능선과 정상부 분포지(JW2, JW3, SS1)의 특성을 반영하였다. 다만, 하천에 인접한 석회암 절벽의 하단부로 상대적으로 홍수에 의한 침수의 영향을 받는 빈도가 높은 공간에 분포하여 함께 관찰되는 식물의 종에서 큰 차이를 나타내는 생육지(JU3, PM3)가 구분되었다(Figure 4A, 4B, 4C).
19개의 분포지에서 측정된 해발고도는 204m∼772m의 범위에 위치하였다(Table 2). 분포지의 방위는 45°∼330° 범위에 위치하였고 대부분은 남동, 남, 남서 방향에 해당하였다(Table 2). 분포지의 경사도는 최소 5°부터 최대 78°로 측정되었고 전체 평균은 43.16(±21.95)°, 석회암 절벽의 분포지는 평균 56.33(±12.29)° 였다(Table 2). 분포지의 방위를 비교해 보면 대부분이 남동, 남, 남서 방향에 위치하였지만 실제로 하루 중 여름철을 기준으로 햇볕을 받는 시간에는 차이가 있었다. 즉, 석회암 절벽, 특이 지형 및 능선 분포지는 분포지 주변의 입지특성에 따라 햇볕을 받을 수 있는 범위는 평균 113.16(±29.58)°로 측정되었다(Table 2). 측정된 범위를 시간으로 환산해보면 평균 7.43(±1.94)시간에 해당하였다. 여름철을 기준으로 석회암 산지의 정상에 위치한 분포지를 제외하고 하루 중 가장 짧게는 5.26시간, 최대 8.55시간이었다(Table 2). 즉, 분포지의 대부분이 남쪽을 향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햇볕을 받는 시간은 여름철을 기준으로 약 50%로 평가되었다. 각각의 조사구에 동강할미꽃과 함께 분포하는 식물은 최소 8분류군, 최대 21분류군으로 평균 12.42(±4.30) 분류군이었다(Table 2).
2. 개체군 구조
개체군 구조를 평가하기 위해 선택된 총 19개의 4㎡ 조사구에 분포하는 개체는 최소 3개체(JG3), 최대 48개체(JW4)로 나타났다(Table 2; Figure 5). 크기가 큰 개체로부터 어린 개체에 이르기까지 안정적인 개체군 구조를 나타내는 조사구는 JU3(n=26) 였고, 비교적 안정적인 개체군 구조를 나타내는 조사구는 SS1(n=43), PM1(n=27), JU2(n=20), JG2 (n=22)로 조사되었다. 반면에 동강할미꽃의 밀도가 낮고 불안정한 개체군 구조를 나타내는 조사구는 PM3(n=12), JW2 (n=11), JG1(n=8), JD1(n=10), JD2(n=9), JG3(n=3)로 나타났다(Figure 5). 또한 잎의 수를 이용한 개체군 구조를 비교 해 볼 때 상대적으로 크기 작은 개체로 구성된 개체군은 SM1(n=38), SM2(n=26), SM3(n=33), JW1(n=28), JW2(n=11), JW3(n=17), JW4(n=48), JG1(n=8)이었다(Figure 5).
3. 개체군의 활력 비교
19개 조사구에서 조사된 개체의 활력은 차이가 있었다(Figure 6). 관찰된 개체 당 평균 잎 수는 JU3, PM3, PM2순으로 많았다(Figure 6A). 반면에 조사구에서 관찰된 개체의 잎의 평균 높이는 잎의 수와 달리 현저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지만 SS1, SM1 및 JW2 순으로 낮았다(Figure 6B). 19개 조사구에 분포하는 개화 개체의 화서수는 대부분이 1개로 관찰되었고 가장 많은 개체군은 JU3, PM3였다 (Figure 6C). 화서의 높이는 PM3가 다른 조사구와 차이가 있었다(Figure 6D)
19개의 조사구를 각각의 개체군 별로 구분하여 개화개체의 활력을 비교하였다(Figure 7). 먼저 개화 개체의 잎 수는 JU와 JW사이에 차이가 있었고(Mann-Whitney U Test, χ2 =10.22, p=0.001), JW와 PM(Mann-Whitney U Test, χ2 =12.73, p<0.001), JU와 SM(Mann-Whitney U Test, χ2 =7.31, p<0.01)도 차이가 있었다(Figure 7A). 개화개체의 평균 잎 높이는 개체군 사이에 명백한 차이가 있었다 (ANOVA, F=7.49, p<0.001). 각 개체군 별로는 JW, JG, PM, JU사이에는 차이가 없었다(p>0.05). 반면에 JD와 SS(p<0.05), JG와 PM(p<0.01), JG와 SS(p<0.001), JW 와 SS(p<0.01), PM와 SM(p<0.01), SM과 SS(p<0.001) 사이에는 명백한 차이가 있었다(Figure 7B). 개화개체의 화서 수에서도 개체군 사이에 명백한 차이가 있었다(Figure 7C). 명백한 차이는 PM과 SM(Mann-Whitney U Test, χ2 =15.73, p<0.001), PM과 JW(Mann-Whitney U Test, χ2 =14.71, p<0.001)에서 관찰되었다(Figure 7C). 화서의 높이도 개체군 사이에서 명백한 차이를 나타내었다(ANOVA, F=10.46, p<0.001). 각 개체군 사이의 차이는 JD와 PM(p<0.001), JG와 SM(p<0.05), JG와 SS(p=0.001), JU와 PM(p<0.01), JU와 SS(p<0.01), JU와 SS(p<0.01), JW와 SM(p<0.01), JW와 SS(p<0.001), PM와 SM(p<0.001), PM와 SS(p<0.001)에서 명백하였다(Figure 7D).
19개의 조사구를 Figure 3의 4가지 생육지 유형에 따라 구분하고 측정된 활력을 비교하였다(Figure 8). Peak는 산지의 정상 일원에 형성된 분포지로 SS1이, Sandy는 석회암이 바람에 의한 풍화작용으로 생성된 사질토양의 지형에 형성된 분포지로 SM1, SM2, SM3, Ridge는 석회암 산지의 능선에 형성된 분포지로 JW2, JW3, JW4, JD2, 그리고 Cliff 는 석회암 바위절벽에 형성된 분포지로 JW1, JG1, JG2, JG3, JD1, PM1, PM2, PM3, JU1, JU2, JU3이 해당되었다. 개화 개체의 평균 잎 수는 Cliff와 Ridge(Mann-Whitney U Test, χ2=4.80, p<0.05), Cliff와 Sandy(Mann-Whitney U Test, χ2=14.16, p<0.001) 사이에 명백한 차이가 있었다(Figure 8A). 생육지에 따른 개화 개체의 평균 잎 높이는 Cliff와 Ridge 사이에서만 차이가 없었다(Figure 8; B; Mann-Whitney U Test, χ2=0.30, p=0.59). Peak와 Sandy(Mann-Whitney U Test, χ2=4.13, p<0.05), Peak와 Ridge(Mann-Whitney U Test, χ2=16.31, p<0.001), Peak와 Cliff(Mann-Whitney U Test, χ2=19.21, p<0.001), Sandy와 Ridge(Mann-Whitney U Test, χ2=8.35, p<0.01), Sandy와 Cliff(Mann-Whitney U Test, χ2=13.66, p<0.001) 사이에는 명백한 차이가 있었다 (Figure 8B). 개화 개체의 평균화서 수는 Peak, Ridge, Sandy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Figure 8C). 반면에 Cliff와 Peak (Mann-Whitney U Test, χ2=8.54, p<0.01), Sandy(Mann- Whitney U Test, χ2=9.71, p<0.01), Ridge(Mann-Whitney U Test, χ2=11.11, p=0.001)와는 차이가 있었다(Figure 8C). 개화 개체의 평균화서 높이는 명백한 차이가 있었다(ANOVA, F=9.66, p<0.001). Cliff와 Peak(p<0.001), Cliff와 Sandy (p<0.05), Ridge와 Peak(p=0.01), Sandy와 Peak(p<0.001), Sandy와 Ridge(p=0.01)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Figure 8D).
4. 연간 생장 특성
동강할미꽃의 개화는 당해의 기상 조건과 연관이 있는데 평균적으로 3월 15일을 전후하여 화서가 먼저 생장하기 시작하였다(Figure 9A). 봄철의 기온이 높을 경우 가장 빠른 개체는 3월 20일을 전후하여 개화가 시작하였고 2023년의 경우는 3월 25일을 전후하여 대부분의 개체에서 개화하였다(Figure 9B, 9C). 개화 기간은 약 10일 내외로 관찰되었고 (Figure 9B, 9C, 9D) 꽃가루받이가 완료된 꽃은 곧 열매의 생장이 시작되었다(Figure 9E, 9F). 두상화서에서 수정에 성공한 열매는 배의 성숙이 진행되었지만 수정에 성공하지 못한 열매는 퇴화하였다. 개화기가 끝나는 무렵부터 잎의 생장이 왕성하게 진행되었고 열매의 성숙이 완료되는 단계에서 잎의 1차 생장이 완료되었다(Figure 9G, 9H, 9I, 9J). 열매의 성숙은 4월 14일부터 4월 30일 사이에 대부분 끝났고 일부 미소 입지에 따른 영향으로 늦은 개화가 이루어진 개체에서만 5월 초순까지 종자의 성숙이 완료되었다. 열매의 성숙과 성숙한 종자의 확산은 5월 중순까지 완료되었고 그 이후로는 발달한 잎을 이용한 광합성과 양분 생산이 10월 15일 전후까지 이루어졌다. 봄철의 초기 잎 생장 이후 새로운 잎의 생장은 매우 드물게 관찰되었다(Figure 9K, 9L).
5. 종합고찰
동강할미꽃의 생육지는 수목 또는 대형초본식물에 의해 수관이 형성되어 햇볕이 차단되지 않는 공간에 분포하였다 (Table 3;Yoo et al., 2009;Oh et al., 2014). 햇볕이 차단되지 않는 조건을 나타내는 석회암의 절벽, 바위지대에 걸쳐 흔하게 분포하지는 않았다. 본 연구에서 평가한 것과 같이 여름철을 기준으로 하루 중 평균 7.43(±1.94)시간 동안 햇볕을 받을 수 있는 공간에 분포하였다(Table 2). 반면에 햇볕을 받는 시간이 보다 더 긴 공간이나 하루 중 햇볕을 받는 시간이 5시간 미만인 공간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Table 2). 이것은 동강할미꽃이 생육하기 위해서 강한 햇볕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판단되었다. 반면에 강한 햇볕을 받는 공간은 쉽게 건조해질 수 있고 이것은 동강할미꽃 유묘의 정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추정되었다. 동강 할미꽃은 이른 봄철에 개화하고 5월 중순이면 열매의 성숙이 완료되었다(Figure 8). 종자의 휴면성이 없고 파종 후 곧바로 발아한다고 보고되었다(Lee et al., 2012; Author’s observation). 반면에 종자의 수명은 매우 짧다고 알려져 있다(Lee et al., 2012; Author’s observation). 이러한 특성은 봄철에 생산된 종자가 확산한 후 초여름의 장마 기간에 발아하고 정착하는 과정을 거침에 따라 척박한 바위절벽, 바위지대의 능선 등에서 초기 생존이 가능하게 하는 요인으로 평가 되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 나타난 생육지의 방위와 햇볕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은 동강할미꽃의 정착과 개체군의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으로 판단되었다.
동강할미꽃의 개체군 구조는 각 조사구에 따라 현저한 차이를 나타내었다(Figure 5). 특히, 불안정한 개체군 구조 를 나타내는 지역은 결국 생육지의 환경요인과 연관이 된다고 판단되었다. 정선군 덕우리(JW1, JW2, JW3, JW4)와 삼척시 미로면(SM1, SM2, SM3)의 분포지에서는 식물체의 크기가 작은 개체로 구성되었다(Figure 5). 개체의 활력을 지역에 따라 구분해 보면 평균 잎의 수, 평균 화서의 수에서 SS, SM, JW에 비해 JD, JG, JU, PM이 현저하게 차이가 있었다(Figure 7). 이것을 생육지의 유형에 따라 구분해 보면 평균 잎의 수와 평균 화서의 수는 Cliff에 비해 Sandy, Peak, Ridge에서 명확하게 적거나 적은 경향이 있었다(Figure 8). 이와 같은 결과는 동강할미꽃이 다른 대형 식물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는 공간에 점유한다고 판단되었다(Yoo et al., 2009;Oh et al., 2014). 반면에 이러한 공간 은 척박하고, 건조하여 식물의 정착과 생장에 적합한 공간에 해당하지 못한다고 평가된다. 이 중에서 석회암 바위 절 벽에 형성된 바위틈에 정착한 개체는 비교적 긴 기간 동안 생육하고 성장하여 개화를 반복하면서 종자를 생산하고 확 산시킨다고 판단되었다. 반면에 석회암의 능선과 사질토양의 특이 생육지에서는 생육지의 환경요인에 따라 큰 개체로 생장하지 못하고 비교적 빠르게 재정착에 의한 개체군의 보충과 성숙 개체의 소멸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판단되었다. 결론적으로 동강할미꽃 개체군의 지속을 위해서는 본 조사에서 나타난 환경조건의 공간이 유지되어야 하며 새롭게 정착이 가능한 공간이 제공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되었다(Gruub, 1977;Chae et al., 2019B;Chae et al., 2021;Kim et al., 2023).
동강할미꽃은 할미꽃보다 이른 시기에 개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본 조사에서 적어도 짧은 기간 동안, 늦게 개화하는 동강할미꽃과 이르게 개화하는 할미꽃의 개화기가 겹쳤다. 그 결과로 동강일원의 생육지에서는 자연적인 교잡형태가 관찰된다(Lee et al., 2010;Chae et al., 2019A). 뿐만 아니라 동강일원의 생육지인 PM, JG, JU 및 JD에서는 매우 다양한 꽃과 잎의 변이가 관찰되었다(Lee et al., 2010;Chae et al., 2019A; Figure 10). 과거 동강할미 꽃에 대한 유전다양성 연구는 전체 분포현황을 반영하지 못하였고 일부 개체군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고 판단된다(Kim et al., 2010;Lee et al., 2010;Sun et al., 2014). 따라서 향후 현재의 분포현황 자료를 활용하여 유전적 다양성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이와 같은 유전자 수준의 평가와는 별도로 본 연구에서 관찰된 다양한 변이 개체는 대부분 JD, JU, PM 및 JG에서 관찰되었다 (Figure 10). 이들 개체군은 다수의 아개체군으로 구성되어 있고 분포 면적도 넓다고 평가되었다. 따라서 이 개체군이 동강할미꽃의 보전을 위한 핵심적인 분포지가 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동강할미꽃은 출현범위(EOO; Extent of Occurrence)는 600㎢, 점유면적(AOO; Area of Occupancy)은 44㎢로 보 고되었다(Table 4, KNA, 2021). 이와 같은 점에 근거하여 산림청 국립수목원에서는 제한된 출현범위와 점유면적, 개체군의 수, 성숙 개체수의 감소 등에 근거하여 위기종(EN, B1ab(v)+2ab(v))으로 평가하였다(Table 4). 반면에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20,000㎢ 미만의 출현범위(EOO)와 성숙한 개체수의 지속적인 감소추세와 가장 큰아개체군의 성숙한 개체수의 지속적인 감소에 근거하여 취약종(VU, B1b(v)c(iv)+2b(v)c(iv))으로 평가하였다(Table 4, NIBR, 2021). 반면에 금번 연구에서 출현범위는 1,200㎢로 이하로 평가되었다(Figure 2). 평가된 분포 면적은 14,624㎡로 평가되었다(Table 1). 즉, 점유면적은 현재 평가된 분포지 주변을 넓게 포함하더라도 10㎢를 넘지 않았다(Table 1). 특히, 식물은 출현범위(EOO)로 평가된 지역 전체에 걸쳐 분포하지 않고, 분포할 가능성도 없는 경우가 많다(Crawley and Ross, 1990;Kim et al., 2016;Kim et al., 2018;Chae et al., 2019B;Kim et al., 2023). 동강할미꽃도 본 연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석회암 지대의 하천에 형성된 바위 절벽, 석회암의 산지 능선, 석회암의 풍화작용에 의해 형성된 사질토양의 특이 생육지 및 석회암 지대의 바위절벽과 정상부에 제한적인 분포를 나타내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석회암 바위절벽의 모든 지역에 분포하지 않으며, 수목에 의해 수관이 형성되지 않고, 여름철을 기준으로 평균 7.43(±1.94) 시간 동안 햇볕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점유하였다(Table 2). 그러므로 특산식물과 같이 세계적으로 한정된 지역에 분포하는 식물은 적색목록 평가항목과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된다(Kim et al., 2016;IUCN Standards and Petitions Committee, 2022). 이와 같은 점을 반영해 볼 때 동강할미꽃은 위기종(EN; B1+B2b(iii); C1a(i))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되었다(Table 4). 따라서, 과거로부터 개체군의 크기 변화를 통해 적색목록을 평가하는 정보의 확보가 중요하다(IUCN Standards and Petitions Committee, 2022). 본 연구의 결과는 향후 개체군의 크기와 분포범위의 변화를 추적하여 국가 적색목 록평가 기준의 A1, A2, A3 및 A4 항목을 적용하는 기준을 제공했다고 평가된다(IUCN Standards and Petitions Committee,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