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조류학(Ornithology)에서 이주(Migration)란 일반적으로 번식지 또는 먹이 공급 지역을 오가는 계절 여행을 의미한다 (The Cornell Lab Bird Academy, 2016). 이러한 종들을 국내에서는 철새(Migrant)라고 부르며 철새는 다시 여름철새(Summer Visitor), 겨울철새(Winter Visitor), 나그네새(Passage Migrant), 미조(Vagrant) 등으로 구분된다(Park, 2022). 그 중 나그네새는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가며 짧은 기간 쉬었다 떠나는 종으로 국내에서는 한반도보다 북쪽 지방에서 번식하고, 동남아시아, 호주 등지에서 월동한다. 대표적인 나그네새는 도요목(Order Charadriiformes)과 참새목(Order Passeriformes)이며 도요목의 경우 봄·가을에 큰 무리를 이루어 한반도 서해안의 갯벌, 염전, 논을 통과하고, 참새목은 주로 남·서해안에 위치한 도서지역을 통과한다.
새의 이동은 광주기, 내인성 리듬, 기후 요인, 학습 등의 여러 메커니즘과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Table 1). Gwinner(2003)는 많은 새의 번식, 털갈이, 이동 및 기타 계절 변화에 따른 활동은 내인성 순환 리듬에 의해 제어되고 리듬은 낮의 길이(광주기)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하였다. Studds and Marra(2012)는 광주기가 철새의 이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앞서 인용된 연구와 같은 입장이며 여기에 강우량, 식량 가용성과 같은 환경 요인과 함께 조사·분 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Haest et al.(2019) 역시 조류 이동 현상은 날씨와 강한 연관성이 있다고 제안하면서 계절 학(phenology)에 대한 이해가 각 종의 생태학적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Liechti and Bruderer(1998)는 이동하는 시기의 바람 상황에 따라 비행 속도 증가와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 중간 기착지를 이용하지 않는 장거리 조류에게는 출발 시 지방 축적률보다 유리한 바람을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하였다. 서식지에 따른 식량 가용성은 동물 개체군 역학 및 종 분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메커니즘 중 하나이다(Seward et al., 2013). Cooper et al.(2015)는 식량 가용성 감소는 봄철 출발을 지연시키고, 번식지에서의 성공적인 번식 가능성을 감소시킨다고 설명하였다.
나그네새와 관련된 연구는 기후변화, 서식지 관리, 이주 행동학, 이동 경로, 질병 등의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다 (Table 2). Tomotani et al.(2018)는 복잡한 생애 주기를 가진 조류, 특히 철새의 번식 각 단계의 관찰은 기후 변화의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면서 번식지로의 도착, 산란 및 부화 날짜 등의 일련의 과정에서 시기의 변화를 관찰하였다. Murray and Fuller(2015)는 서식지의 효과적인 관리가 도요·물떼새의 체류를 결정짓는다고 제시하면서 동아시아 갯벌 생태계의 급격한 손실을 지적하였다. Åkesson and Hedenström(2000)은 조류의 최적 이동에 바람 상황이 고려된다고 예측하였고, 출발 방향과 바람의 방향 사이에 유의미 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혔다. Ramey et al.(2022)는 철새를 통해 동아시아에서 북미로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 HPAI)는 앞으로 북미 야생 동물에 대한 새로운 질병 위협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나그네새와 관련된 국내 연구는 중간기착지에 해당되는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고, 현장 중심의 도래 현황, 형태·분류학적 연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Table 3). 조류의 도래 현황은 남·서해안에 위치한 도서생태계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Park et al., 2008;Won et al., 2010;Lee et al., 2021). 나그네새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형태·분류학적 연구 역시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수행되고 있다(Park et al., 2007;Choi et al., 2011).
기존에 국내 나그네새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종합해보면 내륙을 통과하는 개체들에 대한 연구는 미흡하며, 전국 도래 양상과 집중적인 도래 지역을 설명하기 위한 자료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위치 추적 연구가 가능한 중·대형 조류와는 달리 울새와 같은 소형 조류의 정밀한 도래 특성 연구는 미흡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생물음향 모니터링 기법을 이용하여 나그네새의 전국 도래 특성을 장기적으로 확인하는데 목적이 있다. 또한, 연구대상종이 출현한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를 통해 보호지역을 관리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및 대상종
연구대상지는 보호지역을 포함한 전국을 대상으로 총 35 개소이다(Figure 1; Table 4). 이 중 국립공원은 북한산, 설악산, 지리산 등 24개소, 도립공원은 조계산 1개소, 람사르습지는 대암산 용늪, 고창 운곡습지, 제주 동백동산 등 6개소, 기타 지역은 서울 남산, 국립생태원, 주남저수지, 부산 금정산 4개소이다.
연구대상종은 울새(Larvivora sibilans)이다(Figure 2). 울새는 중앙 시베리아에서 오호츠크해 연안까지, 사할린, 중국 북동부, 쿠릴열도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중국 남부, 베트남 북부, 태국 북부로 이동한다(Collar, 2020;Park, 2022; Figure 3). 국내에서는 흔하게 통과하는 나그네새로 봄철에는 5월 초순부터 5월 하순까지, 가을철에는 10월 중순부터 11월 초순까지 통과한다(Park, 2022). 다양한 환경의 숲속에 서식하며, 봄철 이동시기에 특유의 소리를 내지만 밝은 장소로 잘 나오지 않아 관찰이 어렵다.
2. 조사 및 분석
생물음향 수집은 Song Meter SM4 (Wildlife Acoustic Inc., USA)를 이용하였다. 장비 설치 위치는 울새의 출현이 예상되고 장비 관리·점검이 용이한 장소를 선정하여 직경 20㎝ 이상되는 나무의 0.5~2m 높이에 설치하였다. 녹음 설정은 시간당 1분씩 24시간 녹음되도록 하였고, stereo type, wav형식, 44,100Hz 포맷으로 하였다(Kim and Ki, 2018;Jeon and Ki, 2018;Choi and Ki, 2023). 데이터 수집 및 분석 기간은 2019~2023년이었으며, 분석기간은 매년 4~5 월이었다(Table 5). 분석 지점은 2019년은 전국분포를 파악하기 위해 35개소를 분석하였고, 이후 2023년까지 울새의 전국 도래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서 23년까지 지속적으로 운영한 연구대상지 15개소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무등산국립공원의 경우 21년 데이터가 포함되지 않았다. 수집한 음원 분석 프로그램은 Adobe Audition CC (version 6.0) 이었고, 소노그램을 통한 시각분석과 청음분석을 병행하였다. 연구대상지와 결과에 나타낸 지도는 오픈소스 GIS인 QGIS (version 3.16.10)를 사용하였다. 통계분석은 R기반의 분석으로 Jamovi (version 1.6.23) 통계 프로그램을 사용 하였다.
구체적인 분석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누적된 울새 울음빈도를 시간누적과 날짜누적 두 가지 그래프로 나타내어 울새의 울음빈도 패턴을 파악하였다. 울새 울음 빈도에 따른 점수 부여는 1분 내에 한 번 이상 울음이 확인되면 1점을 부여하는 방식을 택하였다(Kim and Ki, 2018;Choi and Ki, 2023). 두 번째, 울새 번식울음 분포 특성은 울음이 탐지된 대상지 위에 빈도수를 반영한 원형을 표시하여 지도를 작성하였다. 원의 크기는 울새 번식울음의 상대적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원의 크기 간격은 단계구분도 중 Natural breaks를 사용하였다. Natural breaks는 등간격으로 나타냈을 때 발생하는 극단적인 표현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용한다. 지도는 1) 전국 분포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5년간 울새 번식울음이 탐지된 지역을 모두 표기한 지도, 2) 전국 도래 양상, 즉 5년간 분포 특성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15개소(무등산 포함) 대상 연도별 지도(2019~23년 분석) 두 가지로 나타내었다. 5년간 분포 특성 파악을 위한 5개의 지도에는 울새 도래 공간의 지형적 분포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한국 지형의 근간을 형성하는 백두대간을 도면에 제시하였다. 세 번째, 울새의 번식울음이 나타난 날을 각 연도마다 대상지별로 점으로 표기하고 연결하여 출현지역과 출현기간을 파악하였다. 네 번째, 울새의 번식울음이 나타난 날들의 연도별 평균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울음 빈도 특성
시간대별로 울새의 번식울음 누적을 통해 그래프를 나타낸 결과, 공통적으로 06시에 가장 높은 빈도(2019년: 14회; 2020년: 14회; 2021년: 11회; 2022년: 13회; 2023년: 10회) 를 나타내었다(Figure 4). 이후부터는 증감 또는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전체적으로 감소하여 20시부터 야간, 새벽까지 울새의 번식울음이 확인되지 않았다.
날짜별로 나타내어 본 결과, 울새의 번식울음은 5월 1일부터 5월 19일까지 확인되었고, 19일 이후부터는 소리가 탐지되지 않았다(Figure 5). 번식울음 빈도가 가장 높은 날은 2019년: 5/8, 5/9; 2020년: 5/5, 5/13; 2021년: 5/11; 2022 년: 5/9, 5/10; 2023년: 5/4로 확인되었다.
2. 울새 번식울음 분포 특성
본 연구에서 울새 번식울음이 탐지된 지역은 오대산국립 공원 월정사숲, 북한산국립공원 진관동습지, 치악산국립공원 구룡계곡, 태안 두웅습지, 고창 운곡습지, 서울 남산 등 14개소이다(Figure 6; Table 6).
5년(2019~2023년)동안 장비를 지속적으로 운영하였던 15개소에서 탐지된 울새 번식울음 분포는 다음과 같다 (Figure 7). 2019년에는 북한산국립공원 진관동습지, 계룡 산국립공원 용동저수지, 태안 두웅습지, 고창 운곡습지, 서울 남산으로 총 5개소에서 울새 번식울음이 확인되었고, 서울 남산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내었다. 2020년에는 북한산국립공원 진관동습지, 치악산국립공원 구룡계곡, 계룡 산국립공원 용동저수지, 주왕산국립공원 주산지, 태안 두웅 습지, 고창 운곡습지, 제주 동백동산, 서울 남산으로 총 8개소에서 확인되었고, 서울 남산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내었다. 2021년에는 오대산국립공원 월정사숲, 계룡산국립 공원 용동저수지, 한려해상국립공원 금산, 태안 두웅습지, 고창 운곡습지, 창녕 우포늪, 제주 동백동산, 서울 남산으로 총 8개소에서 확인되었고, 서울 남산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내었다. 2022년에는 북한산국립공원 진관동습지, 계룡산국립공원 용동저수지, 무등산국립공원 평두메습지, 태안 두웅습지, 고창 운곡습지, 서울 남산으로 총 6개소에서 확인 되었고, 서울 남산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내었다. 2023 년에는 북한산국립공원 진관동습지, 계룡산국립공원 용동 저수지, 태안 두웅습지, 고창 운곡습지, 서울 남산으로 총 5개소에서 확인되었고, 서울 남산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나 타내었다. 5년 동안 울새의 번식울음이 공통적으로 나타난 곳은 계룡산국립공원 용동저수지, 태안 두웅습지, 고창 운곡습지, 서울 남산으로 확인되었다.
국내에서 해발고가 높은 능선을 연결한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내륙지역의 5년간 분포 특성 변화를 살펴본 결과, 총 10개소 중 8개소(북한산국립공원 진관동습지, 태안 두웅습지, 고창 운곡습지, 한려해상국립공원 금산, 제주 동백동산 등)가 백두대간의 서부와 남부지역으로 나타났다.
3. 울새 번식울음 기간 특성
울새의 번식울음이 나타난 날을 각 연도마다 대상지별로 점으로 표기하고 연결하여 출현지역과 출현기간을 파악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Figure 8). 2019년, 울새 번식울음의 첫 번째 탐지는 5월 5일(서울 남산, 계룡산국립공원 용동저 수지)이었고, 마지막 탐지는 5월 19일(계룡산국립공원 용동 저수지)이었다. 울새 번식울음의 탐지 일수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남산(11일)이었다. 2020년, 울새 번식울음의 첫 번째 탐지는 5월 3일(치악산국립공원 구룡계곡)이었고, 마지막 탐지는 5월 17일(서울 남산)이었다. 울새 번식울음의 탐지 일수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남산(11일)이었다. 2021년, 울새 번식울음의 첫 번째 탐지는 5월 1일(제주 동백동산)이었고, 마지막 탐지는 5월 13일(제주 동백동산)이었다. 울새 번식울음의 탐지 일수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남산(7일)이었다. 2022년, 울새 번식울음의 첫 번째 탐지는 5월 3일(서울 남산)이었고, 마지막 탐지는 5월 15일(북한산국립공원 진관동습지)이었다. 울새 번식울음의 탐지 일수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남산(9일)이었다. 2023년, 울새 번식울음의 첫 번째 탐지는 5월 3일(서울 남산)이었고, 마지막 탐지는 5월 17일(서울 남산)이었다. 울새 번식울음의 탐지 일수가 가장 많은 곳은 북한산국립공원 진관동습지와 서울 남산(4일)이었다.
4. 통계분석
Table 7은 울새의 번식울음이 탐지된 날의 평균 날짜를 분석한 결과이다. 그 결과 2019년에는 평균 131(SE 0.547), 2020년에는 평균 131(SE: 0.506), 2021년에는 평균 128 (SE: 0.476), 2022년에는 평균 128(SE: 0.420), 2023년에는 평균 128(SE: 0.992)로 나타났다.
Levene의 등분산 검정결과 그룹간 분산이 동질하지 않은 것(p<0.05)으로 나타나 Welch의 방법으로 일원배치 분산 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8). 분산분석 결과 F값은 7.85이고, p값은 0.001보다 작아 번식울음이 탐지된 날의 평균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9는 연도별 울새의 번식울음이 탐지된 날의 평균에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Tukey의 방법으로 사후검정을 실시하였다. 사후검정 결과 2019년과 2020년(p=0.999), 2021년과 2022년(p=0.991), 2022년과 2023년(p=0.993)은 평균에 차이가 나지 않았고, 2020년과 2021년(p=0.015)은 평균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하였을 때, 연도별 울새의 번식울음이 탐지된 날의 평균은 2019년과 2020년이 그룹 1, 2021년, 2022년 그리고 2023년이 그룹 2로 묶여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차이가 발생한 시점은 2020년과 2021년으로 확인되었다(Figure 9).
5. 고찰
본 연구는 생물음향 모니터링 기법을 이용하여 나그네새인 울새의 한국 도래 특성을 확인하는데 목적이 있다. 생물 음향 장비는 연속적인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고, 조류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비침습적 연구 방법이다. 그리고 넓은 범위의 여러 지역을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다. Campos- Cerqueira and Aide(2016)는 음향 모니터링을 통해 멸종위 기종의 탐지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여러 지점에서의 생물음향 모니터링이 멸종위기종 분포 데이터를 향상시켰다고 설명하였다. 본 연구 역시 보호지역(국립공원, 람사르 습지 등)을 포함한 전국을 대상으로 5개년(2019~23년)의 생물음향을 수집하였고, 분석 과정을 통해 울새의 번식울음 전국 분포와 도래 기간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각 연도마다 번식울음이 나타난 날의 평균 차이를 확인하였고, 향후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후변화에 따른 도래 시기 변화’의 기초자료를 마련할 수 있었다.
연구의 첫 번째 결과로 제시하였던 울음 빈도 특성을 통해 나그네새인 울새의 시간별 울음 빈도 누적 양상이 대부분의 주행성 조류와 유사하였다. Choi and Ki(2022)는 생물 음향 녹음기술을 이용하여 팔색조(Pitta nympha)의 전국 분포를 확인하였고, 탐지된 번식울음 빈도를 시간별로 누적한 결과 06시에 가장 높은 빈도가 나타났고, 이후로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하였는데, 울새도 이와 유사하였다. Song은 세력권 방어, 번식 과정에서의 과시 등의 의미를 갖는다(Krebs et al., 1978). 번식지로 북상하는 과정에서도 울음을 지속적으로 낸다는 점에서 본 연구에서 확인한 울새의 울음 또한 영역 확보와 이동 중 동종과의 의사소통 그리고 짝을 찾기 위한 행동이라 판단할 수 있었다. 두 번째 결과로 제시하였던 번식울음 분포 특성에서 백두대간을 기준으로 분포지를 설명하였다. 이는 동남아시아에서 월동하는 도요·물떼새가 중앙아시아 이동경로와 동아시아-대양주 이동경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근거를 바탕으로 가능성을 설명할 수 있었다. 붉은발도요(Tringa totanus)의 경우,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북상하는 개체와 히말라야 동쪽(중국 동쪽 해안)으로 이동하는 개체를 위성 추적 장치를 통해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같은 월동지를 사용하였지만 히말라 야를 횡단한 개체와 해안을 따라 북상한 개체는 다른 번식 개체군일 가능성이 크다고 제시하였다(Li et al., 2020). 본 연구에서 울새의 출현 지역이 서쪽 지역 중심이었다는 결과를 통해 이동 경로로써 도서지역은 물론 내륙에서도 서쪽과 남쪽을 이용한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었다. 이는 중국 남부, 베트남 남부, 태국 북부에서 월동을 하고, 번식을 위해 북상하는 울새가 한반도에 도착한 이후 해발고도가 높은 백두대 간을 넘기 보다는 이동 경로로써 서부와 남부 내륙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5년간의 연구기간 중 초기 2년과 비교하여 후기 3년의 도래시기가 더 빠르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기후변화와 연결시키기에는 연구기간이 짧다고 판단되었다. 따라서 기온과 울새의 도래 시기 변화가 유의미한 관계를 갖는다는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 도래 시기의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개체의 추적을 통해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없다는 한계를 서술한 바 있다. 따라서 도래하는 개체들에 대한 경로를 모니터링하는 연구와 본 연구가 병행된다면 이동경로와 더불어 집중적으로 통과하는 지역에 대한 설명이 명확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본 연구는 도래 시기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방법의 장점을 바탕으로 보호지역에 대한 모니터링과 생물계절 측면에서의 종 도래 시기 변화를 장기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