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습지는 내륙과 수역 사이에 위치하며,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Lee et al., 2006). 주변 서식지와의 연결성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야생생물에게 먹이원, 기착지, 피난처 등을 제공하는 필수적인 서식지로 기능한다(King et al., 2000). 특히, 철새도래지와 같은 주요 습지는 조류의 서식지 간 이동에서 중간기착지 역할을 하며, 조류 이동 중 필요한 먹이원을 공급하는 등 중요한 생태적 기능을 수행한다(Bager and Fontoura, 2013).
국내에서는 국립생물자원관이 1999년부터 철새 도래지에서 월동 조류에 대한 연례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NIBR, 2008), 국외에서도 IWC(International Waterbird Census)와 IBA(Important Bird and Biodiversity Areas)와 같은 국제 보전 네트워크가 물새 모니터링 및 생물다양성 서식지 관리를 통해 조류 개체군 보존에 기여하고 있다 (Delany, 2005;Horns et al., 2016).
한편, 인간 활동은 다양한 야생동물의 서식지 이용을 방해 할 수 있으며, 특히 도로 개설과 운영은 서식지 파편화와 이동 경로 방해로 인해 주요한 교란 요인으로 작용한다(Lee, 2014). 조류를 포함한 야생동물들은 차량 충돌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으며, 이러한 위험은 오래전부터 인식되어 왔다(Finnis, 1960). 특히, 호수와 같은 넓은 서식지에서는 로드킬이 조류 서식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었 다(Arca rubio et al., 2023).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조류가 차량과의 충돌로 인해 사망하고 있으며, 도로의 존재는 이와 같은 충돌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Bishop and Brogan, 2013). 도로는 생태계를 분절시키고 조류의 이동 경로를 차단하여 로드킬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국내에서도 야생동물 로드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도로 내 로드킬 발생의 시간적 패턴을 분석하여 그 영향을 평가한 연구(Lee, 2014), 로드킬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핫스팟을 분석한 연구(Seok and Lee, 2015;Song et al., 2019), 산지와 농경지 간의 토지이용 분석을 통해 로드킬 발생 현황과 원인을 파악한 연구(Choi and Park, 2006;Kweon et al., 2008), 도로의 특정 지점에서 발생하는 로드킬의 공간적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Oh and Lee, 2018), 그리고 도로 시설물 개선을 통한 로드킬 저감 대책을 제시한 연구(Song et al., 2011)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로드킬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고속도로에서 야생동물 분류군별 로드킬 발생 현황을 분석한 연구(Selvan et al., 2012), 조사 시기와 분류군에 따른 로드킬 발생 양상을 분석한 연구(Clevenger et al., 2003;Bager and Da rosa, 2011), 특정 지역에서 분류군별 로드킬 및 분포 밀도를 평가한 연구(Piao et al., 2016;Canal et al., 2018), 차량 이동량과 특정 도로 구간에서의 로드킬 발생을 분석한 연구(Sadleir and Linklater, 2016), GIS 공간 분석을 활용하여 로드킬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을 파악한 연구 (Wilson, 2012), 습지 지역에서 로드킬 발생 경향성을 분석한 연구(Bager and Fontoura, 2013), 그리고 토지 피복 상태에 따른 로드킬 분포 경향을 분석한 연구(Nogle and Hoover, 2010) 등이 있다.
남양호 지역에 대한 연구로는 동물플랑크톤의 출현 양상(Lee and Cho, 1995), 낚시 활동이 물새류에 미치는 영향 (Park et al., 2006), 수질 특성(Cho and Chung, 2007), 수생 생물의 영양구조(Jang et al., 2008), 물닭의 번식 생태(Oh and Oh, 2014), 어류 군집 특성 및 생태적 건전성 평가(Kim et al., 2008;Kwak et al., 2021) 등이 이루어진 바 있고, 물닭이 로드킬 발생 종 중 하나로 언급되었음에도 로드킬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Ashley and Robinson, 1996;Smith and Dodd Jr, 2003).
도로에서의 로드킬에 관한 연구는 다양한 측면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주로 포유류와 양서·파충류를 대상으로 수행 되었으며, 조류에 대한 로드킬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국내외에서 이루어진 로드킬 연구는 주로 교통량이 많은 고속도로, 국도, 그리고 국립공원과 같은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철새들이 월동하는 주요 습지인 철새도래지에서는 조류 로드킬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진 바 없다. 물닭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최소 관심종(Least concern)으로 지정하여 보호하는 종으로, 과거 일본에서는 1960년에 홋카이도, 혼슈 등에서 번식하며, 규슈와 시코쿠 등의 남쪽지역에서 월동을 하였지만, 2000년에는 차츰 일본의 전역에서 번식지 및 월동지로 이용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Hashimoto and Sugawa, 2013), 국내에서도 과거에는 봄과 가을에 이동하는 통과철새로 기록 되었지만(Won, 1981), 최근에는 단순히 이동하는 통과철 새가 아니라 주요 습지 지역에서 번식지 또는 월동지로의 이용되며,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우포 늪, 팔당댐 및 경안천, 남양호 등의 주요 습지 지역 일대에서 물닭의 번식에 대한 연구가 수행된 바 있다(Park et al., 2006;Lee et al., 2007;Lee and Kim, 2009;Oh and Oh, 2014).
특히, 물닭의 주요 서식지로 알려진 남양호 일대에서 위험 요소나 교란 요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방치할 경우, 도로에서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채 지속적인 로드킬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본 연구는 서·남해로 이동하는 다양한 조류의 중간기착지 및 월동지로 활용되는 남양호 일대에서 조류 로드킬 발생 현황과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로드킬 저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이루어졌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남양호는 행정구역상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청북읍, 화성시 우정읍, 장안면, 팔탄면, 향남읍 등의 넓은 행정구역을 포함하고 있는 지역으로, 농경지 이용을 위해 1974년 5월에 발안천 및 주변 하천 등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을 막아 조성한 담수호이다(Lee and Cho, 1995). 조사지역 상류부는 발안천 지역으로 하천 내 유속 등의 영향으로 월동기 하천 내 결빙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결빙기 이후 조류의 서식지 및 휴식지 등으로 이용되고 있고, 중류부와 하류부는 남양호교, 장안대교 및 남양대교 등을 통한 남양호를 관통하는 교량 등이 설치되어 있는 지역이다. 남양호 수변부 일대로는 도로의 이용이 높은 국도, 지방도 등은 분포하지 않는 상태이며, 도로 폭으로 구분된 소로가 장안대교 서측 수변 도로에서 상류부 풍무대교까지와 풍무대교 우측 수변부에서 상신교 상류부까지 위치하고 있다. 남양호 하류부 일대로 313번 지방도와 국도 77호선이 남양호를 관통하여 이동하고 있고, 남양호와 하류부 서측으로 일부 이격되어 302번 지방도가 위치하고 있다.
2. 조류 로드킬 발생 및 차량 이동 현황
남양호 일대에서 조류 로드킬 및 수면 결빙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2017년 1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겨울철 월 2회 차량을 이용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로드킬로 인한 사망 개체를 확인할 때 GPS 위치를 기록하고, 수면 결빙 경향성도 함께 분석하였다. 또한, 로드킬 발생 지역의 차량 이동 현황과 차량 속도를 파악하기 위해, 2022년 1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매월 지점별로 3회 조사를 수행하였으며, 남양호 동측과 서측 수변부 및 302번 지방도 내 7개 지점(St.1~ St.7)에서 차량 이동 현황을 조사하였다. 차량은 승용차(AM), 승합차(VA), 대형 화물차(LT), 소형 화물차(ST), 기타(Etc.)의 5개 유형으로 분류하였고, 차량 이동 속도는 속도 측정기(Bushnell Velocity Speedgun, Kansas, US)를 이용해 각 지점에서 20분 간격으로 측정하였다. 로드킬 분포 경향성은 QGIS(3.22) 프로그램의 열지도(Heatmap)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물닭 개체군은 현지 조사시 확인된 출현 개체수를 감안하여 다수 개체 무리(10개체 이상; LG)와 소수 개체 무리(10 개체 이하; SG)로 구분하였다. 연구 결과값 분석은 SPSS Statistics 26을 사용하여 유의성을 확인하였고, 정규성 검증 을 위해 Shapiro-Wilk 검정을 실시하였다. 지역별 차량 속도 및 이동량은 Kruskal-Wallis H-test를 통해 분석하였으며, 물닭의 서식지 이동 형태와 비행 경향성 및 지역별 차종 비교는 Chi-square test를 통해 확인하였다.
조류 동정 및 종명은 국가생물종목록(NIBR, 2019)을 참조하였다.
결과
1. 남양호 일대의 조류의 로드킬 현황
1) 전체 로드킬 출현종 현황
도로에서 로드킬로 확인된 조류는 흰뺨검둥오리 Anas poecilorhyncha, 청둥오리 Anas platyrhynchos, 쇠오리 Anas crecca, 물닭 Fulica atra, 괭이갈매기 Larus crassirostris, 말똥가리 Buteo buteo, 황조롱이 Falco tinnunculus, 큰기러기 Anser fabalis, 멧비둘기 Streptopelia orientalis, 참새 Passer montanus, 까치Pica pica, 큰부리까마귀 Corvus macrorhynchos, 직박구리 Hypsipetes amaurotis 등 총 13종으로 확인되었다. 로드킬 발생 빈도를 보면, 물닭이 43개체(54.5%)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흰뺨검둥오리 13개체(16.5%)로 나타났다. 그 외 나머지 종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개체수로 확인되었다.
장안대교와 남양호교 일대에서는 물닭, 청둥오리, 말똥가리, 괭이갈매기, 흰뺨검둥오리 등이, 풍무대교 상류부에는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직박구리, 멧비둘기 등이, 302번 지방도 일대에서는 황조롱이, 말똥가리, 물닭, 까치, 큰기러기 등이 관찰되었다.
2) 물닭의 조사시기별 로드킬 현황
물닭의 로드킬은 2017년 11월에서 2022년 12월까지 총 43개체가 확인되었고, 그 중 2020년∼2021년에 12개체로 가장 많은 로드킬이 조사되었으며, 2019년∼2020년 조사 시 3개체로 가장 적었다. 조사시기별로 보면, 1월에 4.2±1.5개체(Range ; 2∼6개체)로 가장 많았고, 3월에 0.4±0.5개체 (Range ; 0∼1개체)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 시기별 로드킬은 기온이 다소 저하되는 12월에서 1월 사이에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조사지역 일대로의 조류와의 로드킬 현황을 확인하였을 때, 기온이 급격히 감소하는 시기에 상대적으로 로드킬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물닭의 도로 일대에서의 서식지 간 이동
물닭은 도로와 호수 사이의 농경지 일대를 도보와 비행을 통해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특히 도보를 통한 호수 주변에서 농경지로의 이동이 주로 관찰되었다(Chi-square test, χ²=14.617, p<0.001). 반면, 남양호 서측의 장안대교에서 남양호교 구간은 지형 구조상 수직 단차가 높은 벽을 이루고 있어, 이 구간에서는 물닭이 주로 비행을 통해 서식지를 이동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월동기 동안 기온이 하강함에 따라 남양호에서 주변 농경지로 먹이활동 영역이 확장되면서, 호수에서 도로 또는 농경지로 서식지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차량과의 충돌로 로드킬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다.
4) 물닭의 개체군 크기에 따른 비행 경향성과 로드킬 현황
물닭의 개체군에 따른 비행고도는 다수의 개체가 무리를 지어 이동할 때는 소수 개체가 이동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고도를 선호하였고, 소수 개체가 비행할 때 주로 낮은 비행을 선호하였다(Chi-square test, χ²=46.296, p<0.001).
각 지역에 따른 물닭의 로드킬 발생은 장안대교 일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남양호교 일대에서 출현 빈도가 높았으며, 그 외 302번 지방도 및 발안천 일대에서의 로드킬 발생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확인되었다.
2. 남양호 내의 수면 결빙 경향성
1) 조사시기에 따른 기온 변화
조사시기에 따른 기온변화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기상청(www.kma.go.kr) 자료 중, 조사지역과 상대적으로 근접한 자동측정 관측자료(수원, AWS)를 이용하였으며, 조사시기 별 평균값은 1st(초기; 1일~15일)와 2nd(후기; 16일~31일)로 구분하였다.
조사시기별 평균기온은 2017년 11월 초기에 9.3℃로 가장 높았고, 2018년 2월 초기에 –4.3℃로 가장 낮았다. 또한 조사시기별 최고 기온은 2018년 3월 초기에 22.3℃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고, 2017년 12월 초기에 7.4℃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시기별 최저 기온은 2018년 3월 후기에 0.3℃로 가장 높았고, 2018년 1월 후기에 -16.7℃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 수면 결빙의 경향성 변화
남양호 일대의 수면 결빙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차량을 이용하여 수변부와 교량부에서 결빙 여부를 조사하였다. 결빙은 12월 하순에서 1월 상순에 시작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특히 풍무대교와 발안천 구간, 남양호교와 장안대교 구간, 그리고 장안대교에서 남양대교 구간에서 부분적인 결빙이 먼저 관찰되었다. 이후 결빙이 차츰 확장되는 경향을 보였다.
2017년 12월 하순, 남양호의 결빙 지역은 약 33%를 차지 하였으며, 2018년 2월 초에는 전체 면적의 92%까지 결빙이 확장되어 최대 면적을 기록하였다. 이후 2월 하순에 결빙 면적이 다시 35%로 감소한 뒤 해빙이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조사지역 일대에서의 차량 이동 현황
1) 지역별 차량 이동량 및 차량 속도
2022년 1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조사지역에서 총 1,756대의 차량 속도를 조사한 결과, St.7에서 평균 50.2±7.9대 (Range: 37∼65대)로 가장 많은 차량 이동량이 확인되었고, 다음으로 St.4에서 평균 28.3±3.6대(Range: 23∼35대), St.2에서 평균 26.4±3.7대(Range: 20∼33대) 순으로 확인되었다. St.7 지역은 302번 지방도의 운영으로 주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량 이동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각 지역 간 차량 이동량에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Kruskal- Wallis, χ²=88.401, p<0.001). 또한, 차량 속도 분석 결과, St.7에서 평균 72.5±15.9㎞/h(Range: 41∼108㎞/h)로 가장 높은 속도가 측정되었으며, 그 다음으로 St.2에서 평균 63.0±13.5㎞/h(Range: 41∼96㎞/h), St.4에서 평균 62.5± 12.4㎞/h(Range: 35∼94㎞/h) 순으로 확인되었다. 지역별 차량 속도 간에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Kruskal-Wallis, χ²=400.160, p<0.001).
2) 지역에 따른 차종별 이동 현황
전 조사지역에서 차종별 이동현황은 승합차(38.0%)가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고, 그 다음으로 승용차(34.9%)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지역별로 St. 2에서 승용차가 주로 확인(34.6%)되었고, St. 4(38.6%)과 St. 7(39.7%)에서 각각 승합차의 이동이 높은 경향을 나타냈으며, 각 지역에 따른 차종별 이동에서 서로 상이한 차이가 나타났다(Chisquare test, χ2=68.496, p<0.001).
고찰
남양호는 경기도 평택시와 화성시에 걸쳐 넓게 위치하는 지역으로, 겨울철 월동 조류 조사가 처음 이루어진 이후, 매년 지속적으로 조사되는 주요 철새도래지이다. 이 철새도래지 내에는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넓적부리 Anas clypeata, 황오리 Tadorna ferruginea 등의 수면성 오리류(Dabbling duck)와 흰죽지 Aythya ferina, 댕기흰죽지 Aythya fuligula, 비오리 Mergus merganser, 바다비오리 Mergus serrator, 흰비오리 Mergellus albellus 등의 잠수성 오리류(Diving duck), 논병아리 Tachybaptus ruficollis, 뿔논병아리 Podiceps cristatus 등의 논병아리류(Grebes), 민물가마우지 Phalacrocorax carbo, 가마우지 Phalacrocorax capillatus 등의 가마우지류 (Cormorants) 등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으며, 그 중 물닭은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넓적부리 등의 수면성 오리류를 제외하면 남양호 내에서 출현하거니 이용빈도가 높은 종에 속한다.
도로 입지에 따른 로드킬 발생에 관한 선행 연구에 따르면, 산림과 농경지, 농경지와 농경지 사이에서 로드킬 발생이 산지와 주거지, 산지와 하천, 농경지와 하천 사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인다(Kweon et al., 2008). 또한, 도로의 교통량과 동물 사망률 간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교통량이 많을수록 사망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으나(Clarke et al., 1998), 교통량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야생 동물이 차량을 회피하는 빈도가 높아져 오히려 로드킬 발생이 줄어들기도 한다(Grilo et al., 2015). 로드킬 발생률은 서식지 유형, 교통량, 차량 속도, 수목 유무 등의 다양한 서식 환경 요인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Clevenger et al., 2003). 국내 고속도로에서의 선행 연구에서는 교통량이 가을철에 가장 높고 겨울철에 가장 낮으며, 이에 따라 조류 로드킬 발생도 여름철에 가장 높고, 겨울철에 가장 낮은 경향을 보인다 하였다(Lee, 2014).
본 연구 지역에서 물닭의 로드킬 발생은 남양호 수변부에서 도로와의 거리가 먼 구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빈도를 보였으며, 도로의 차량 이동량과 속도는 수변부에서 떨어진 302번 지방도 일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물닭의 로드킬은 수변부와 인접한 장안대교와 남양호교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조류 로드킬이 서식지 입지 조건이나 도로 교통량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서식 환경과 기온 변화와 같은 다양한 요인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Finnis, 1960).
남양호 일대에서 물닭은 월동과 번식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주요종으로, 월동기 동안 차량에 의한 로드킬이 지속될 경우 번식기 개체군 유지와 성비 불균형을 초래해 종 보존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물닭은 여름철 논병아리, 뿔논 병아리, 흰뺨검둥오리 등과 수생식물에서 번식지를 공유하는데, 물닭 개체군 감소는 번식지에서의 공동 방어 능력 저하와 번식률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닭은 수생식물, 어류,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 등을 먹이로 삼는 포식자이면서 맹금류의 먹이원인 피식자로서 생태계에서 중요한 중간적 역할을 한다. 따라서 물닭 개체군 감소는 남양호 생태계 순환의 단절을 초래할 수 있다(Weis, 2016;Mittelbach et al., 2019) 더불어 물닭은 하루살이류, 깔따구류, 모기류 등 다양한 수서생물의 개체 수 조절에도 기여하는데, 물닭의 개체군 감소는 유해 곤충의 증가로 이어져 서식 환경 질 저하, 감염병 확산, 시각적 불쾌감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Dworrak et al., 2022). 결국, 물닭 로드킬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물닭뿐만 아니라 주변 조류의 서식 환경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물닭 서식에 따른 교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저감 대책이 필요하다.
남양호 주변은 주로 넓은 농경지가 분포한 지역으로, 장안대교와 남양호교 서측 일대를 중심으로 물닭 로드킬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는 데, 이러한 로드 킬 발생에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 철새 도래지 수변부에서의 차량 이동, 2) 도로 주변에 넓게 분포한 농경지, 3) 혹한기에 호수 내 결빙이 증가하면서 물닭이 육지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특히 기온이 내려가면서 호수 내 결빙 구간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물닭이 주로 이용하던 수생식물, 어류,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 등의 먹이원이 감소하면서, 대체 먹이 공급지를 찾아 이동하는 과정에서 로드킬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 났는데, 차량에 의한 로드킬은 조류의 먹이 활동, 포식자의 사냥, 서식지 간 이동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고, 도로에서 발생하는 조류의 로드킬은 매우 다양한 종에게서 나타나기 때문에 모든 종에 대한 로드킬 대책을 마련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장안대교와 남양호교 서측 일대에서 물닭을 중심으로 로드킬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호 대책 마련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저감 대책을 수립하여 도로 운영으로 인한 물닭의 로드킬을 줄일 필요가 있다.
첫째, 남양호 일대의 도로가 수변부와 인접해 있는 만큼, 차량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시설물 확충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장안대교에서 남양호교 사이 구간에는 소수의 과속방지턱이 설치되어 있으며, 로드킬 발생 억제에 효과적인 시설물은 장안대교에 1개만 설치되어 있다. 물닭은 도로 위에서 보행, 휴식, 비행 등 다양한 행동을 하기 때문에 로드킬을 방지하기 위해 사고 위험 지역에 추가적인 과속방지턱을 설치하여 물닭의 이동 시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장안대교와 남양호교 구간에는 무인과속단속장비를 설치해 차량 속도를 효율적으로 제한하고, 로드킬 발생 지역임을 알리는 경고 표지판과 내비게이션을 통해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릴 필요가 있다.
둘째, 물닭은 호수와 농경지 사이를 오가며 먹이활동을 하기에 차량과의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로드킬 발생 빈도가 높은 수변부 지역에는 물닭의 비행 고도를 확보할 수 있는 수목이 필요하다. 현재 남양호 수변부에는 주로 낙엽활엽수들이 식재되어 있는데, 겨울철에는 나뭇잎이 떨어져 비행 고도 조절 기능이 떨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상록침엽수 수종으로 교체하거나, 목재형 울타리를 설치해 물닭의 비행 높이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물닭의 비행을 감안하여 다층 구조의 수목을 식재해 물닭의 서식지 이동을 방지할 필요가 있으며, 전신주 등은 물닭의 비행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도로 시설물을 개선해 지하로 매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물닭은 호수와 농경지 사이를 비행해 이동하지만, 도로와 가드레일 주변에서 초본 식물을 섭취하거나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은 로드킬 발생 가능성을 높이므로, 가드레일 하단부를 차단하는 로드가드 시스템(Lee et al., 2011)을 도입하는 것이 적절하다. 또한, 물닭의 도로 진입을 방지하기 위해 월동기 이전(10월~11월)에 도로 인근 초본 식물의 제초작업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Jakobsson et al., 2018).
넷째, 물닭이 도로에 출현할 경우, 차량에 신호를 보내는 장비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Jeong et al., 2010;Englefield et al., 2019). 적외선 센서 등을 이용해 야생동물 이 도로에 진입할 시 경보음과 경광등을 작동시켜 운전자에게 경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 또한, 차량에 레이더와 경보 장치를 설치해 물닭이 도로에 진입했을 때 경고음이 울리고 차량 속도를 제어하는 기술을 도입할 필요 가 있다(Ahn and Bae, 2018).
다섯째, 호수 결빙으로 인해 물닭의 먹이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육지로의 이동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로드킬 발생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남양호 수변 도로에서 발생하는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서는 차량 이동량이 낮은 장안대교와 남양호교 동측 지역을 중심으로 먹이원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양호 서측의 화성시 구간에서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이 시행되고 있지만, 동측의 평택시 구간에서는 먹이원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향후 환경부와의 협의를 통해 남양호 동측 지역으로도 먹이원 지원을 확대하면, 물닭의 월동기 먹이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여섯째, 남양호 서측 수변부에서 발생하는 로드킬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체계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현재 남양호는 화성시 관할 구역에 속해 있으며, 로드킬로 인한 사망 개체 처리는 장안면에서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사체 수거 과정에서 사망 개체의 위치나 기타 중요한 기록이 남겨지지 않아, 로드킬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 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서도 겨울철 조류 동시 센서스를 통해 조류 출현 현황을 조사하고 있지만, 로드킬에 대한 조사는 포함되지 않고 있다. 추후 장안면과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물닭 등의 로드킬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문제 발생 시 화성시와 농어촌공사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하여 적절한 로드킬 방지 대책을 수립한다면, 남양호 일대에서 발생하는 물닭 및 다양한 조류의 로드킬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월동기 동안 남양호 수변부에서 차량 이동으로 인한 물닭의 로드킬 현황과 겨울철 기온 저하로 호수가 결빙되면서 농경지로 먹이활동지가 이동함에 따라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로드킬 개체의 사체 유지 기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도로에서 확인된 로드킬 사망 개체는 실제 사망한 개체 중 일부일 수 있다(Santos et al., 2011). 남양호는 철새도래지이자 다양한 조류의 월동 및 중간기착지로 이용되는 지역으로, 이곳에서 지속적인 물닭 로드킬이 발생하면 물닭 개체군 유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남양호 일대에서도 도로 운영에 따른 물닭 로드킬 저감 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로드킬 발생을 최소화한다면, 철새도래지에서 물닭의 지속적인 서식과 조류 종다양성 감소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