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국내 및 해외에서 위치추적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야생동물의 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 만 여전히 많은 야생동물의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며, 그중 에서도 해양성조류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Xia et al., 2023). 해양성 조류 중 국내에서 흔하게 관찰되는 텃새인 괭이갈매기는 전 세계에 약 110만 마리로 추정되며(Delany and Scott, 2006), 주로 중국, 러시아 동부, 일 본 한국에서 번식하고, 겨울철에는 주로 중국 동북해, 대한 해협, 중국해안 남부, 중국 대만, 일본 태평양 연안에서 서식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urger et al., 2020). 국내에서 괭이갈매기는 주로 백령도, 칠산도, 홍도, 난도, 독도 등의 섬에서 무리지어 집단번식한다(Lee et al., 2005). 그러나 현재 괭이갈매기의 번식지인 무인도서의 경우 외부에서 유 입되는 동·식물에 의한 피해와 관광, 레져 및 어로행위, 해 양 쓰레기(Ryan, 1987;Ryan et al., 1990;Caldwell et al., 2020;Myeong et al., 2013;Hong et al., 2024) 등 인위적 교란으로 국내에서 매우 흔한 종임에도 불구하고 서식지 감소와 같은 인위적인 영향으로 생존율 및 번식률이 감소하 고 있는 상황이다(Paleczny et al., 2015;Dias et al., 2019).
해양성조류(괭이갈매기)에 대한 연구는 인력, 기술, 연구 비용 및 해양환경의 특성으로 직접적인 연구가 제한되어 이들에 대한 연구는 소수에 불과하다(Hong et al., 2019; Kin et al., 2021; Park et al., 2024). 국내 괭이갈매기의 이동경로 및 행동권에 대한 연구로는 한려해상국립공원 홍 도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의 서식 범위 첫 보고(Kim et al., 2021), 괭이갈매기의 주야간 행동권 차이에 관한 연구 (Lee et al., 2023), 서해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의 생존율 과 번식지 귀소율 추정(Seo et al., 2023) 등이 있으며, 국가 연구사업으로 수행한 철새 이동 생태 연구(Kim et al., 2022) 등이 있다. 괭이갈매기 이동경로 및 행동권에 관한 연구는 주로 괭이갈매기 집단번식지가 밀집해있는 서해와 남해 일대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본 연구는 동해에 위치하고 있는 괭이갈매기 집단 번식지(울릉도)에서 번식활동을 하는 괭이갈매기를 대상으 로 이동경로와 행동권을 파악하고 분석하여 괭이갈매기의 보호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로 제공하고자 실시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지역
본 연구는 한반도 동해상에 있는 울릉도와 약 100m 이격 되어있는 관음도에서 실시되었다(Figure 1). 관음도는 독도, 죽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울릉도의 무인 부속도서이다. 울 릉도 북동쪽 동경 130°55′16″, 북위 37°32′36″에 위치하고 있으며, 행정구역상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리에 속한 다. 최대높이는 106m, 둘레는 약 800m이며, 섬 내부에 동백 나무와 억새가 분포한다. 관음도는 약 15,000개체의 괭이갈 매기가 번식하는 집단 번식지로 알려져 있다.
2. 야생동물 위치추적기 부착 현황
연구에 이용된 괭이갈매기는 Mist Net 및 Net Gun을 활용 하여 번식활동이 활발한 시기인 2021년 5월에 3개체, 2022년 5월에 1개체를 포획하였으며, Kenward(1985)를 참고하여 야생동물위치추적장치(WT-300, GPS-Mobile Phone Based Telemetry, KoEo)를 Back-Pack의 형태로 부착하였다. WT-300의 무게는 27g임을 고려하여 괭이갈매기의 행동제 약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각 개체의 몸무게의 4%가 넘지 않도록 선별하여 각각의 개체에 일련번호(BT1, BT2, BT3, BT4)를 부여하였다(Table 1). 이동경로 및 행동권의 파악을 위해 4시간마다 GPS 좌표를 기록하게 하였다. 위치추적기 특성상 태양열로 충전되는 형식의 기기로 배터리 사용량 저감을 위해 1일 1회(12시) 좌표데이터를 발송하게 설정하 였다.
3. 행동권 및 이동경로 분석
연구기간 동안 괭이갈매기 4개체로부터 확보한 총 2,133 건의 위치정보를 이용하여 이동경로를 확인하였고, 이동경 로를 고려하여 동해권(울릉도를 포함한 동해연안)과 일본권 으로 구분하여 행동권을 분석하였다. 분석은 시간대별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누적된 자료를 활용하여 지리정보 프로그램 인 QGIS 3.28.x 및 인터프리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R 4.x 를 이용하여 수행하였다(Kauhala and Auttila, 2010). 위치 데이터를 사용하여 가장 작은 볼록다각형을 그려 행동권을 추정하는 최소볼록다각형법(Minimum Convex Polygon Method: MCP) 100% 방법을 사용하였으며, MCP 100%(전 체 행동권)는 대상 개체가 주로 사용하지 않은 서식범위도 행동권내에 포함된다는 단점(Murphy and Dowding, 1995;Walton et al., 2001)이 존재하여 위치 데이터의 밀도를 고려 하여 각 위치의 사용 빈도를 반영하는 커널밀도측정법(Kernel Density Estimation: KDE) 95%(일반행동권), 50%(핵심행 동권)를 병행하였다(Seaman et al., 1999;Walton et al., 2001).
4. 위치추적 현황
괭이갈매기 BT1, BT2, BT3개체는 2021년 5월 13일부터 위치추적을 실시하였다. BT1개체는 2021년 10월 25일까지 150일간 2,692㎞를 이동하여 총 770개의 GPS 좌표수를 전송받았으며, BT2개체의 경우 2021년 11월 16일까지 169 일간 1,539㎞를 이동하여 406개의 GPS 좌표수를 전송받았 고, BT3개체의 경우 2021년 8월 3일까지 74일간 4,880㎞ 를 이동하여 총 422개의 GPS 좌표수를 전송받았다. BT4개 체는 2022년 5월 9일부터 위치추적을 실시하여 2022년 8월 8일까지 91일간 1,530㎞를 이동하였으며, 총 535개의 GPS 좌표수를 전송받았다(Table 2).
결과
1. 이동경로 현황
울릉도의 관음도 번식지에서 위치추적장치를 이용하여 괭이갈매기 4개체의 이동경로를 분석한 결과, 3개체는 번식 기 후반에 동해 연안에서 일정기간 머물다 일본 중남부 해 안지역으로 이동하여 월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개체 는 번식기 내내 울릉도 일대에서 머물다 곧바로 일본으로 이동하였다(Figure 2).
BT1은 2021년 5월 13일부터 5월 26일까지 울릉도 주변 에 머물다 2021년 6월 4일 강릉에 도착 후 남하하여 6월 18∼ 20일 포항에서 휴식을 취한 후 6월 21일 일본 후쿠오 카현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BT2는 2021년 5월 13일부터 7월 22일까지 울릉도에서 번식한 후 7월 23일부터 8월 4일까지 포항에서 휴식을 취한 후 부산을 경유하여 8월 9일 일본 후쿠오카현과 야마구치현 으로 이동한 것이 확인되었다.
BT3은 2021년 5월 13일부터 울릉도를 떠나 7월 9일까지 울진에서 머문 후 7월 15일에 일본 오사카 연안으로 이동한 것이 확인되었다.
BT4는 2022년 5월 9일부터 7월 12일까지 울릉도에서 번식한 후 국내 내륙을 경유하지 않고, 7월 14일 일본 가가 와현에 도착 8월 8일까지 가가와현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상과 같이 괭이갈매기의 이동경로를 확인한 결과 울릉 도에서만 서식한 BT4를 제외한 3개체 모두 번식기 활동범 위가 울릉도부터 울진 일대의 해안까지 약 1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행동권 분석(동해권)
괭이갈매기 4개체의 MCP 분석결과 울릉도를 포함한 동해 권에서 전체 행동권의 평균 면적은 9,476.9±10,066.0㎢ (n=4)로 확인되었고, KDE 분석결과 95%일 때 평균 3,574.7 ±3,378.6㎢(n=4), 50%일 때 평균 289.8±200.2㎢(n=4)로 산 출되었다(Table 3).
BT1의 경우 2021년 05월 13일부터 2021년 5월 26일까 지 498.5㎢, BT2는 2021년 5월 13일부터 2021년 7월 22일 까지 10.5㎢, BT3은 2021년 5월 13일부터 2021년 7월 5일 까지 459.9㎢, BT4는 2022년 5월 9일부터 2022년 7월 12 일까지 90.5㎢ 면적의 핵심 서식지(KDE 50%)에서 서식하 였다. BT1, BT3, BT4의 경우 울릉도 전역을 핵심 서식지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BT2의 경우 울릉도 동측지역 일부를 핵심서식지로 활용하여 다른 개체들 보다 행동권 범위가 좁은것으로 확인되었다.
3. 행동권 분석(일본권)
괭이갈매기 4개체의 MCP 분석결과 일본 중남부 연안에서 전체 행동권의 평균 면적은 1,899.1±3,127.4㎢(n=4)로 확인 되었고, KDE 분석결과 95%일 때 평균 2,844.2±4,787.5㎢ (n=4), 50%일 때 평균 385.4±635.8㎢(n=4)로 산출되었다 (Table 4).
BT1의 경우 2021년 06월 21일부터 2021년 10월 25일까 지 23.9㎢, BT2는 2021년 8월 10일부터 2021년 11월 16일 까지 23.0㎢, BT3은 2021년 7월 15일부터 2021년 8월 3일 까지 1,486.7㎢, BT4는 2022년 7월 14일부터 2022년 8월 8일까지 8.2㎢ 면적의 핵심 서식지에서 서식하였다. BT1은 후쿠오카현의 후쿠오카시, BT2는 야마구치현의 슈난시, 후 쿠오카현의 온가군과 기타큐슈시를 이동하며 서식하였고, BT3은 오사카만, BT4는 가가와현의 다카마쓰시와 사누키 시를 핵심 서식지로 이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고찰
괭이갈매기는 주로 무인도에서 대규모의 집단을 이루어 4월 초순에서 8월 초순 사이에 산란하고 번식하며 번식 후 에는 가까운 연안지역으로 이동하여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 져 있다(Won and Kim, 2012;Seo et al., 2023). 그러나 본 연구의 울릉도 괭이갈매기는 연구대상 4개체 모두가 번 식기 이후 일본 해안지역으로 이동하여 2개체가 각각 10월 과 11월까지 서식이 확인됨으로써 일본에서 월동하는 것으 로 추정된다. 이동경로를 보면 번식기간에는 주로 번식지인 울릉도 주변에서 생활하면서 동해안의 울진 일대(약 150㎞) 까지 활동범위를 넓혀 서식하다가 번식기 이후 7월 상순에 는 남하하여 포항, 부산을 거쳐 곧바로 일본으로 이동하여 오사카만, 야마구치현, 후쿠오카현, 가가와현 등 중남부 일 대의 해안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독도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 3개 체 중 2개체는 번식기에 울릉도와 동해안 일대까지 취식범 위를 삼았으며, 1개체는 동해안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일본 으로 이동하여 월동 후 번식기에 독도로 복귀했다(Hong et al., 2019). 경남 홍도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 성조 5개체 와 유조 1개체는 모두 번식기부터 월동기에 이르기까지 남 해안 일대를 서식범위로 삼았으나 성조 1개체는 일본 나가 사키현에서 월동하고 이듬해 번식기에 홍도 번식지로 돌아 온 기록이 있다(Kim et al., 2021), 또한 홍도에서 태어난 유조 1개체(가락지 부착)가 약 4개월 후에 일본 도쿠시마현 에서 발견된 기록도 있다(KNPRI, 2015). 이와 같이 일본과 가까운 동해와 남해의 무인도에서 집단번식하는 괭이갈매 기들은 번식기에는 가까운 국내의 내륙연안까지 취식범위 를 확장하여 서식하고 그들 중 일부 개체들은 일본의 중남 부 해안지역으로 남하 이동하여 월동하고 이듬해 번식지로 돌아오는 경향을 보인다.
Xia et al.(2023)에 의하면, 괭이갈매기는 번식지 인근의 기온이 떨어지면 번식 종료 후 번식지에서 바로 남쪽으로 이동 하는 경향을 보이며, 겨울철에는 어선을 따라 이동하며 넓은 수역을 이동하고 상황에 따라 월동장소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
한편, 본 연구대상 괭이갈매기의 번식기 행동권 범위는 약 150㎞로 독도의 173㎞(Hong et al., 2019), 경남 홍도의 100㎞(Kim et al., 2021), 일본 아오모리현 카부시마섬 170 ㎞(Yoda et al., 2012) 등과 유사하였다.
괭이갈매기 4개체의 행동권 분석결과, 동해권(울릉도 번 식지를 포함한 동해연안)과 일본권(일본 중남부 연안)에서의 MCP 100%는 각각 9,476.9±10,066.0㎢와 1,899.1±3,127.4 ㎢이었고, KDE 95%는 각각 3,574.7±3,378.6㎢와 2,844.2± 4,787.5㎢이었으며, KDE 50%는 289.8±200.2㎢와 385.4± 635.8㎢로 차이를 보였다. 즉, 전체 행동권과 일반 행동권은 울릉도(번식지)가 더 넓은 반면 핵심 행동권은 일본(월동지) 이 더 넓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괭이갈매기는 번식기와 비번 식기에 서로 다른 서식 범위를 이용하며(Kim et al., 2021), 비번식기 또는 겨울철 월동 서식지 면적에 비해 번식지 면적 이 더 작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Xia et al., 2023). 이는 번식기에 짝짓기, 산란, 육추 등 번식행동에 집중하여 활동영 역이 줄어든 것으로 판단되며, 전체 행동권 및 일반 행동권이 넓은 이유는 번식지에 모여든 수많은 개체와 먹이 경쟁으로 인하여 평소보다 넓은 행동권을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 괭이 갈매기는 번식이 끝난 후 먹이가 풍부한 지역으로 분산되어 먹이경쟁이 감소하는데(Xia et al., 2023), 일본(월동지)의 경우 울릉도(번식지) 보다 전체 행동권과 일반 행동권이 작 고, 핵심 행동권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괭이갈매기의 먹이 자원은 인간 활동에 의해 형성된 섭식 장소(예: 욱지에 위치한 어류 가공 공장, 시장 등)가 바다보 다 가까운 위치에 있어, 먹이를 구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한다(Yoda et al., 2012). 그러나 일본(월동지) 행동권 분석 결과에 따르면, BT1, BT2, BT4 개체에 비해 BT3개체의 행동권 면적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BT3 개체가 육지의 먹이 자원이 비교적 가까이 있음 에도 불구하고, 높은 밀도의 경쟁으로 인해 에너지 소비가 증가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대로, 바다에서는 먹이를 찾기 위해 더 먼거리로 이동해야 하지만 경쟁이 상대적으로 적고 안정적인 먹이 자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Yoda et al., 2012). 이러한 결과는 먹이 자원의 공간적 분포와 경쟁 회피 전략 등 여러 요인이 BT3의 행동권 면적 확장에 기여 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본 연구에서는 한반도 동해상에 있는 울릉도에서 번식하 는 괭이갈매기를 대상으로 이동경로와 행동권을 분석하여 울릉도에서 서식하는 괭이갈매기의 번식기 서식범위와 월 동지를 유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적은 표본(4 개체)으로 울릉도에서 번식하는 모든 괭이갈매기의 서식범 위를 추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향후 많 은 표본의 이동경로 및 행동권 분석을 통해 보완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결과는 갈 매기류를 포함한 해양성 조류의 보전에 대한 기초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