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물에 의한 토양침식은 우적침식(splash erosion), 면상침식 (sheet erosion), 누구침식(rill erosion), 구곡침식(gully erosion) 으로 분류되며, 이 중 첫 번째 단계인 우적침식은 강우입자의 비산(splash)과 우수(rainwater)의 흐름이라는 두 가지 주요 메커니즘에 의해 발생한다(Meyer and Wischmeier, 1969;Morgan, 2005). 강우입자는 토양 표면에 직접적인 충격을 가하여 토양의 입자와 입단을 분리ㆍ분산시키며, 우수는 침 식된 입자를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Foot and Morgan, 2005;Pathirana et al., 2009;Nanko et al., 2020). 이러한 토양침식 을 유발하는 강우입자의 운동에너지(kinetic energy)는 강우 입자의 크기와 낙하 속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Nanko et al., 2004;Shinohara et al., 2018;Nanko et al., 2020).
산림에 내린 강우는 일부가 수관차단(canopy interception) 을 통해 손실되고, 나머지는 수관통과우(throughfall)와 수간 유하우(stemflow)의 형태로 임지에 도달한다(Carlyle-Moses and Gash, 2011). 수관통과우는 수관을 직접 통과하여 떨어지 는 강우(free throughfall; Nanko et al., 2020)와 수관적하우 (release throughfall)로 구분할 수 있다(Dunkerley, 2000). 수관적하우는 다시 두 가지로 세분화되는데, 강우입자가 높 은 운동에너지로 수관에 충돌하면서 비산으로 인해 생성되는 더 작은 입자인 비산형 수관통과우(splash throughfall; Yang and Madden, 1993;Saint-Jean et al., 2004)와 강우입자가 잎이나 가지에서 집적되어 떨어지는 집적형 수관통과우 (canopy drip; Chapman, 1948;Nanko et al., 2013)로 구분된 다(Nanko et al., 2006;Levia et al., 2017). 따라서 강우입자의 비산과 집적으로 인해 임지 내로 떨어지는 수관통과우는 임외우(gross rainfall)에 비해 다양한 크기의 직경 분포 특성 을 보이며, 이는 강우의 운동에너지와 침식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강우침식성(rainfall erosivity)은 강우운동에너지와 강우 강도가 결합된 효과로 정의된다(Renard and Freimund, 1994). 수관통과우의 운동에너지는 임지에서 강우의 침식 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며, 산림지역의 토양침 식 예측에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된다(Goebes et al., 2015a;Liu et al., 2018a;2018b;Nanko et al., 2020). 수관통과우 의 운동에너지는 임외우보다 더 큰 공간적 변동성을 보이며 (Nanko et al., 2011;Geißler et al., 2012a;2012b;Zimmermann and Zimmermann, 2014;Goebes et al., 2015b;Liu et al., 2018a;2018b), 이러한 변동성은 다양한 환경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관통과우의 운동에너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비생물적 요인(강우 특성, 기상 조건, 계절 변 화 등)과 생물적 요인(수고, 수관의 구조, 잎의 특성, 엽면적 지수, 가지 구조 등)으로 구분된다(Hall and Calder, 1993;Nanko et al., 2006;Nanko et al., 2008b;Nanko et al., 2011;Geißler et al., 2012b;Levia et al., 2017).
해외에서는 다양한 기상 및 임분 조건에서 수관통과우의 특성 및 운동에너지를 규명하는 연구가 폭넓게 진행되어 왔다. 일본의 편백나무 인공림에서 실시된 Nanko et al.(2004)의 연구에 따르면 수관통과우는 임외우에 비해 강 우입자의 수는 적지만 입자 직경이 더 크고, 2배 이상의 운동에너지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Goebes et al.(2015a) 은 임지의 침식 저감을 위한 적절한 조림수종 선정과 관련 하여 아열대 지역 11개 임분에서 실시한 연구를 통해 수종 에 따른 수관통과우 운동에너지의 유의한 차이와 이에 미치 는 잎의 면적과 수고 등 생물적 요인의 영향을 보고하였다. Zabret et al.(2017)이 소나무와 자작나무를 대상으로 수관 통과우의 강우입자 크기 및 낙하 속도를 분석한 결과, 소나 무림에서는 강우강도와 입자 크기의 변화가 수관통과우 비 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Levia et al.(2019)은 다양한 수종을 대상으로 수관통과우의 유형과 부피를 정량화함으로써 그 특성을 평가하여 수종에 따라 수관통과우의 구성비가 상이하고, 특히 침엽수와 활엽수 간 에는 집적형 수관통과우의 상대적 비율에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전술한 해외의 주요 연구사례는 동일한 강우 조건이더라도 임분의 구조적 특성(즉, 수관의 구조, 잎의 구조, 엽면적지수 등)에 따라 수관통과우의 물리적 특성이 다양하게 변화함을 보여주며, 이는 임지의 침식 저감을 위 한 산림관리와 산림지역의 토양침식량 예측에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한다.
한편, 국내에서 실시된 수관통과우 관련 연구는 대부분 강우의 화학적 성분 변화(Kim et al., 2000;Kim et al., 2001;Joo et al., 2003;Seo et al., 2010;Lee et al., 2014)나 양분순환(Jin et al., 2003;Jin et al., 2005;Jung et al., 2007) 관점에서 진행되어 물리적 특성과 임외우와의 차이 를 규명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국토의 약 64%를 차지하는 산지에서 토사유출량을 산정할 때 수관통과우가 아닌 임외우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하여 계산된 강우침식인자를 사용하고 있어(Jung et al., 2014;Lee et al., 2021), 산림 내 수관통과우의 특성이 충분히 반 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산지에서의 토사 유출량은 과소 또는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된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이 연구는 광학우적계를 이 용한 임외우와 수관통과우의 관측을 통해 강우입자 크기 분포(drop size distribution, DSD) 및 운동에너지를 비교ㆍ 분석하고, 산림지역의 토양침식 예측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 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이 연구는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소재 강원대학교 춘천캠 퍼스(N37°86′50″, E127°74′65″) 내에서 진행되었다(Figure 1a). 기상청 춘천관측소(https://data.kma.go.kr)의 평년값 자 료(1991-2020)에 따르면 연평균 기온과 연평균 습도는 각각 11.4℃와 70.5%이며, 연평균강수량은 1341.5mm로 이 중 62.7%가 여름철(6~9월)에 집중된다.
수관통과우의 관측지점은 구내림 내 잣나무(Pinus koraiensis, FPk)림과 참나무류(Quercus spp., FQ)림으로 선 정하였으며, 임외우 관측지점은 수관통과우 관측지점 주변 의 공개지(open space , OP)로 선정하였다. 관측 대상 잣나 무림과 참나무림의 평균 수고는 각각 12.4±2.5m, 14.4± 1.0m이며, 평균 흉고직경은 15.3±5.7cm, 22.7±7.7cm이다. 평균 엽면적지수(Leaf area index, LAI)의 경우, 잣나무림 과 참나무림은 각각 2.7±2.6, 2.6±1.7로 유사한 수준이었다. 관측지점은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각 임분 내 평균 수 고 및 LAI와 가장 유사한 조건을 갖춘 위치로 선정하였다.
2. 연구방법
1) 현장 모니터링
수관통과우 및 임외우의 입자 크기와 낙하 속도는 각 조사 구의 대표 관측지점에 광학우적계(ZDM100 Disdrometer, ZATA)를 설치하여 측정하였다(Figure 1b). 광학우적계는 수신부와 송신부의 레이저를 통과하는 강수를 감지하여 강우 입자의 크기와 낙하 속도를 측정하며, 이를 통해 강우입자의 크기 분포 등 강우의 여러 특성을 분석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사용된 광학우적계의 측정범위는 강우입자 크기 0.125~ 26mm, 낙하 속도 0.1~22.0m/s이며, 관측 가능한 최대 평면적 은 54cm2이다. 강우량은 각 조사구의 대표 관측지점에서 전도식 우량계(HOBO Rain Gauge, Onset)를 사용하여 측정 되었다(Figure 1c).
현장 모니터링은 위 관측장비를 활용하여 2023년 10월 부터 2024년 11월까지 진행되었다. 연구 기간 동안 총 6건 의 강우사상에 대하여 광학우적계와 우량계의 측정시간을 동일하게 하여 데이터를 1분 단위로 수집하였다(Table 1). 6건의 강우사상 중 3건은 낙엽기로, 참나무류의 잎이 거의 떨어졌거나 없는 상태였다.
2) 데이터 분석
(1) 강우입자의 크기 분포
관측된 임외우와 수관통과우의 강우입자 개수 및 낙하 속도를 기반으로 강우입자의 크기 분포를 비교ㆍ분석하였다. 강우입자의 크기 분포는 강우입자의 직경별 부피비(relative volume ratio, V(D)) 및 중앙부피직경(D50)을 산정하여 임외 우와 수관통과우의 차이를 확인하였다. 강우입자 부피의 직 경별 부피비는 특정 크기의 강우입자가 전체 강우입자의 부피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며, 아래의 식으로 산정할 수 있다(Levia et al., 2017).
식에서 V(Dj)는 j번째 강우입자 직경 등급의 상대 부피비(무 차원), Vt는 모든 강우입자의 총 부피(mm3), Nj는 j번째 직경 등급의 강우입자의 수, Vi는 j번째 직경 등급 내 강우입자 i의 부피(mm3)이다. 이때, 광학우적계의 측정 영역을 통과 하는 강우입자는 모두 구형(spherical drop)으로 가정하였 으며, 다음 식에 의해 Vi를 산정할 수 있다(Levia et al., 2017;Alivio et al., 2023).
식에서 Vi는 강우입자 i의 부피(mm3), Di는 강우입자 i의 직경(mm)이다. 임외우 및 수관통과우 입자의 직경 분포는 비대칭성을 보이며, 이러한 분포를 보다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이 연구에서는 강우입자 부피에서 누적 50%에 해당하 는 중앙부피직경(D50)을 사용하였다(Levia et al., 2017). D50의 산정식은 다음과 같다(Nanko et al., 2016).
식에서 D50은 중앙부피직경(mm), m1과 m2는 각각 강우입자 의 누적 부피가 강우입자의 총 부피의 50% 미만 및 초과인 경우를 나타내는 값이다. 이에 따라 Dm1과 Dm2는 각각 누적 부피의 50% 미만(m1)을 포함하는 최대 직경급과 50% 초과 (m2)를 포함하는 최소 직경급을 의미한다.
(2) 강우운동에너지
임외우 및 수관통과우의 강우입자 운동에너지는 아래의 식을 사용하였다(Nanko et al., 2008a;Nanko et al., 2011).
식에서 e는 강우입자 운동에너지(J), ρ는 강우입자의 밀도 (1×10-6g/m3), D는 강우입자의 직경(mm), v는 강우입자의 낙하 속도(m/s)이다. 일정 기간 동안의 단위면적당 총 강우운 동에너지는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Nanko et al., 2008a;Nanko et al., 2011).
식에서 KE는 일정 기간 동안의 단위면적당 총 강우운동에너 지(J/m2), S는 광학우적계의 관측 영역(0.0054m2)이며, n은 일정 기간 동안의 강우입자의 수이다. 침식성 지표로 사용되 는 두 가지 유형의 운동에너지는 단위시간당(time-specific) 강우운동에너지 및 단위부피당(volume-specific) 강우운동 에너지이다(Salles et al., 2002). 단위시간당 강우운동에너지 와 단위부피당 강우운동에너지는 각각 아래의 식을 사용하여 산정하였다(Nanko et al., 2011).
위 식에서 KEmm는 단위부피당 강우운동에너지(J/m2/mm)이 고, RLD는 광학우적계로 측정한 강우강도(mm/h)이다. KEtime 는 단위시간당 강우운동에너지(J/m2/h)이고, I는 우량계로 관측한 강우강도(mm/h)이다. Salles et al.(2002)은 자동측정 장비를 통해 수집된 DSD 데이터를 사용할 때 단위부피당 운동에너지보다 단위시간당 운동에너지가 더 적합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KEtime를 이용하여 임외우와 수관통과우의 운동에너지를 비교ㆍ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강우입자 개수 및 직경별 분포
전체 강우사상을 대상으로 각 조사구에서 관측된 강우량과 강우입자의 직경별 산점도를 10분 간격으로 분석하여 도시한 결과는 Figure 2와 같다. 강우입자의 직경급은 임내가 임외보 다 더 다양한 분포를 보이는데, D50은 임외우(OP) 1.13~ 2.89mm, 잣나무림(FPk) 2.85~5.72mm, 착엽기의 참나무림 (FQL) 3.51~4.66mm, 낙엽기의 참나무림(FQLF) 1.94~2.82mm 의 범위였으며, 임외우에 비해 수관통과우에서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특히 2건의 강우사상에서 임외우의 최대 강우입자 의 직경은 6.0mm로 나타났는데, 침엽수림과 착엽기의 참나 무림 수관통과우에서는 이를 초과하는 입자가 많은 것으로 관측되었다.
총 6건의 강우사상에 걸쳐 관측된 시간당 평균 강우입자 수(±표준편차)는 임외 16,530±6,502개, 잣나무림 31,851± 16,768개, 착엽기 및 낙엽기의 참나무림은 각각 12,113± 2,641개와 28,566±4,604개로 잣나무림에서 가장 많았고, 착 엽기의 참나무림에서 가장 적었으며, 참나무림에서는 잎의 유무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Figure 3a). 평균 D50(±표준편차) 은 착엽기의 참나무림(4.20±0.61mm), 잣나무림(3.68±1.04mm) 및 낙엽기의 참나무림(2.32±0.45mm) 수관통과우의 순으로, 모두 임외우(1.98±0.76mm)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2b).
이러한 관측결과는 강우가 산림의 수관층을 통과하는 과 정에서 강우입자의 비산과 집적(Nanko et al., 2006;Levia et al., 2017)을 통한 재분배(redistribution)로 인해 강우입 자의 수와 크기(D50) 모두 증가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 된다. 또한 활엽수는 침엽수보다 상대적으로 잎의 수는 적 지만 면적이 넓어 강우입자가 집적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침엽수는 바늘 모양의 좁은 잎을 가지고 있어 강우입자의 직경은 활엽수보다 작지만 더 많은 수의 강우입자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Nanko et al., 2006;Nanko et al., 2022). 한편, 참나무림의 경우 착엽기에는 강우입자 의 집적으로 인해 낙엽기보다 강우입자의 수는 적고 D50은 크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잎의 유무에 따른 계절 적 변동성도 시사한다.
2. 강우입자의 직경별 부피비
각 조사구의 강우입자의 직경별 부피비를 비교한 결과, 임외우는 약 1~3mm의 직경에서 수관통과우보다 더 컸으 며, 수관통과우는 약 3~3.5mm 이상의 직경에서 임외우보 다 더 크게 나타났다(Figure 4a). 특히 착엽기의 참나무림은 4.5mm를 초과하는 직경에서 부피비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 났는데, 이는 활엽수 잎의 구조적 특성에 따른 강우입자의 집적으로 인해 부피비가 증가하였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다만, 낙엽기의 참나무림에서는 임외우와 비슷한 분포를 보 이며 착엽기에 비해 부피비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잣나무림과 착엽기의 참나무림 수관통과우는 강우 입 자의 직경 1~3mm 구간에서 임외우에 비해 부피비가 감소 하여 DSD가 음의 값을 보인 반면에, 3~3.5mm 이상의 직경 에서는 임외우에 비해 부피비가 증가하여 DSD가 양의 값 을 보였다(Figure 4b).
이러한 결과는 수관통과우의 입자크기 분포가 임외우와 는 다른 특성을 보이며, 잎의 구조나 유무 등 다양한 요인들 이 수관통과우의 입자크기 분포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Nanko et al., 2006). 수관통과우 입자의 직경별 부피가 임외우보다 큰 경우는 수관층에서 강우입자가 집적 되어 더 큰 강우입자가 형성된 결과라고 보고되고 있다 (Nanko et al., 2006). 이와는 반대로, 수관통과우 입자의 직경별 부피비가 임외우보다 작게 나타난 경우는 강우입자 가 수관층에서 잎이나 가지와 충돌하거나 바람의 영향을 받아 비산되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Nanko et al., 2006). 선행연구에서는 직경 약 1.5mm 미만인 강우입 자를 비산형 수관통과우로 분류하고 있는데(Levia et al., 2017), 본 연구의 관측결과에 따르면(Figure 4a) 임지에는 수관층의 강수차단 과정에서 발생하는 집적형 수관통과우 의 영향이 현저히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3. 강우운동에너지
강우운동에너지는 강우강도에 비례적으로 증가하면서 동일한 강우강도 대비(e.g., 4~5mm/h) 착엽기의 참나무림 (217.04±25.35J/m2/h), 잣나무림(208.35±27.93J/m2/h), 낙 엽기의 참나무림(163.56±28.89J/m2/h) 및 임외우(113.89± 26.08J/m2/h)의 순서로 큰 경향을 보이며, 수관통과우가 임 외우보다 더 높은 운동에너지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ure 5). 이러한 강우운동에너지의 크기는 강우입자의 크기(Figure 3b)와 그 분포(Figure 4a) 분석 결과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는데, 선행연구에 따르면 강우입자의 직경은 운 동에너지에도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 알려져 있다(Nanko et al., 2020). 이는 산림지대에 도달한 강우가 수관층을 통과 하는 과정에서 강우입자의 크기 분포가 변하므로 임외우와 는 다른 특징을 보이며 운동에너지가 증가함을 시사한다.
일반적으로 산림지역에서는 하층식생과 유기물층이 강 우입자의 충격력으로부터 지표를 보호한다(Nanko et al., 2004;Miura et al., 2015). 그러나 조림 후 관리되지 않은 침엽수 인공림의 경우 산림교란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낮 은 상대조도(relative illumination)로 인해 하층식생이 잘 발 달하지 못하여 우적침식의 확대에 따른 임지의 황폐화 사례 가 보고되면서 수관통과우의 영향이나 임지의 토양침식 평 가가 미흡했다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Miura et al., 2003;Miyata et al., 2009;Miura et al., 2015;Shinohara et al., 2018). 따라서 임지에서의 토양침식 예측과 산림관리 측면 에서 산림의 임분구조에 따른 수관통과우의 물리적 특성과 그 변화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해 수관통과우가 임외우와는 다른 강우입자 크기 분포를 보이며, 운동에너지가 현저히 큰 것이 확인되 었다. 이는 수관층을 통과한 강우가 토양침식에 미치는 영 향이 더 클 수 있음을 의미하며, 임지의 보호와 산림의 공익 적 기능 유지를 위한 유기물층 및 하층식생 관리의 중요성 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산림관리 기술의 고도화와 산림지역의 토양침식 예측 정확성 제고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본 연구는 임외우와 수관통과우 및 수종 간 수관통과우의 차이 규명을 목표로 하였기 때문에 강우입자 크기 분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풍속(e.g., Nanko et al., 2006;Nanko et al., 2008a) 이나 임분 구조(e.g., Geißler et al., 2012b;Goebes et al., 2015b) 등의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고려하지 못했던 점은 한계로 남는다. 따라서 향후에는 다양한 기상(e.g., 고강도 의 강우조건, 풍속 등) 및 임황(e.g., 임분 구조, 숲가꾸기 이력 등) 조건을 고려한 장기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수관통 과우의 시ㆍ공간적 변동성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