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전 세계적으로 다수의 생물 종은 서식지 파괴, 남획, 기후변 화 등 다양한 요인으로 멸종위기 상태에 처해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지리적으로 매우 제한된 범위에만 분포하거나 단일 또는 소수의 개체군만으로 유지되고 있다(Rabinowitz, 1981;Given, 1994). 이러한 좁은 지리적 범위, 특정 생육지 의존성, 낮은 개체군 규모는 국제적으로 희귀종을 정의하는 핵심 기준으로 간주된다(Qazi, 2022).
희귀종은 특정 환경 조건에 고도로 적응한 결과 매우 좁은 생태적 지위를 지니며, 제한적인 적응 범위로 인해 급격한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Kruckeberg and Rabinowitz, 1985;Silvertown and Lovett Doust, 1993).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인해 이들은 급격한 기후 변동에 적응하지 못하고 국지적 또는 지구적 멸종에 이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Wiens et al., 2009;Işık, 2011;IPCC, 2021).
종분포모형(Species Distribution Model, SDM)은 멸종 위험이 높은 희귀종의 분포를 예측하고, 과학적 보전 전략 수립을 위한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Guisan et al., 2017). SDM은 출현자료와 환경변수 간의 관계를 기반으로 생육지 적합성(habitat suitability)을 추정하는 기법으로, 희 귀종의 공간적 생육 특성 분석, 아고산대 수종의 기후변화 영향 평가, 새로운 자생지 탐색, 난대성 수종의 생육지 이동 예측 및 보호지역 설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적용되 고 있다(Kwon et al., 2012;Park et al., 2014;Kim et al., 2015;Park et al., 2016;Yoo et al., 2024).
그러나 희귀종의 종분포모형은 출현자료의 희소성과 협소 한 분포 범위로 인해, 신뢰성과 예측력 확보에서 한계를 보인 다(Stockwell and Peterson, 2002;Pearson et al., 2007;Wisz et al., 2008). 출현자료가 30개 이하일 경우 모형의 전반적인 예측 정확도가 낮아질 뿐만 아니라 종에 따라 예측 성능의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보고되고 있다(Stockwell and Peterson, 2002;Hernandez et al., 2006). 이처럼 제한된 출현자료로 다수의 환경변수 설명에 활용할 경우 모형은 과적합(overfitting)에 빠져 예측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을 저 하시킨다(Vaughan and Ormerod, 2005;Lomba et al., 2010).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소규모 앙상블 모형(Ensemble of Small Models, ESM)이 제안되었다. ESM 은 두 가지의 환경변수로 구성된 이변량 모형(bivariate models)을 다수 생성한 뒤, 이를 종합하여 최종 예측을 수행하 는 방식이다. 이 기법은 희귀종의 분포 예측에 있어, 보다 높은 안정성과 신뢰도를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Breiner et al., 2015;Collart and Guisan, 2023).
본 연구는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의 아고산대 정상부에서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희귀식물인 흰참꽃나무(Rhododendron sohayakiense var. koreanum)를 사례종으로 선정하고, ESM 기법을 적용하여 기후변화 시나리오 하에서의 잠재 생육지 변화를 예측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1. 사례 종 선정
흰참꽃나무(Rhododendron sohayakiense var. koreanum) 는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 한반도 중·남부의 고산 능선부에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낙엽 소관목으로, 암석지대의 냉량한 환경에 적응한 한반도 고유종이자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이 다. 선행연구의 유전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개체군 내 유전적 변이는 비교적 안정적이나 장기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 지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Kim et al., 2024).
2. 종 출현정보 구축
2023년 지리산, 가야산, 금원산, 삼봉산, 백운산 일대 흰 참꽃나무 분포 지점 52개소의 위치를 기록하였다. 표본 편 향(sampling bias)을 완화하고 지리적으로 고르게 분포된 지점을 확보하기 위해 환경변수의 격자 해상도(30m)의 세 배에 해당하는 90m를 최소 이격 거리로 설정하였다. 이후 R 패키지인 spThin(v0.2.0; Aiello‐Lammens et al., 2015)을 사용하여 간격 기반 중복 제거(thinning)를 수행하였고, 최 종적으로 13개 출현 지점을 모형 입력 자료로 선정하였다 (Hill et al., 2024).
3. 대상지 선정
흰참꽃나무의 북방 한계는 전라북도 무주·장수군과 경상 남도 거창·함양군에 걸쳐 있는 덕유산 일대로 보고되며(Lee et al., 2013), 백두대간을 따라 해발고도가 높은 능선부 암 반지대에 주로 생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Watanabe et al., 2019;Nam et al., 2025).
이에 본 연구는 지리산부터 덕유산에 이르는 백두대간 보호지역의 핵심구역을 연구지역의 중심으로 설정한 뒤, QGIS 3.40.3에서 해당 폴리곤에 30㎞ 버퍼를 적용하여 인 접 산악 지형까지 포함하도록 최종 대상지를 선정하였다 (Figure 2).
4. 환경변수 선정
본 연구에서는 CHELSA v2.1이 제공하는 1㎞ 해상도의 Bioclim 변수와 기온·강수·적설 관련 확장 변수를 포함하여 1차 기후변수를 선정하였다. CHELSA(Climatologies at High resolution for the Earth's Land Surface Areas)는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생물지리학 및 기후영향 연구팀(University of Zurich, Biogeography and Climate Impacts Research Group)에서 운영하는 고해상도 기후 데이터베이스로, 산악 지형을 포함한 전 세계의 기후 공간 패턴을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Karger et al., 2017).
기존 Bioclim 변수는 식물의 생리과정을 직접적으로 반영 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 생리·생태학적 과정에 기반한 확장 변수를 선택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Austin and Van Niel, 2011; Oh et al., 2024). 이러한 확장 변수는 고산 지대와 같은 한계 환경에서 수목 생장 한계를 모의하는 TREELIM 모델에서 파생된 변수, Miami 모형을 활용하여 에너지·수분 공급 기반의 순생산력을 추정한 변수, 특정 온도를 기준으로 식물 생장이 가능한 한계 조건을 정의하는 변수 등으로 구성 된다(Lieth, 1975;Paulsen et al., 2000).
고산 지역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 식물의 분포 예측의 정 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지적 환경 조건을 반영할 수 있 는 미기후 정보의 활용이 필수적이다(Lassueur et al., 2006). 그러나 Worldclim과 CHELSA 등에서 제공하는 기 후변수는 이러한 미기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해상도 지형변수의 보완적 활용이 요구된다(Scherrer et al., 2011;Pradervand et al., 2014).
이에 본 연구에서는 NASA SRTM(Shuttle Radar Topography Mission)의 30m 해상도 DEM(Digital Elevation Model)을 기반으로 QGIS 3.40.3과 SAGA GIS 9.72를 활용하여 1차 지형변수를 구축하였다. SRTM은 인공위성 기반의 레이더 간섭계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전 지구 고도 데이터로, 전 세계 고도 정보를 일관되게 제공하는 고해상도 DEM이다 (Farr et al., 2007).
기후변수와 지형변수 간의 해상도 차이를 해소하고 모든 변수를 동일한 공간 해상도로 일치시키기 위해 역거리 가중 치 보간법(Inverse Distance Weighting, IDW)을 적용하여 모든 변수를 30m 해상도로 리샘플링하였다(Lee et al., 2023). 이후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피어슨 상관계수 |r| ≥ 0.7인 변수 쌍을 우선 제거하고, 분산팽창지수(Variance Inflation Factor, VIF)를 추가로 계 산하여 최종적으로 변수를 확정하였다.
5. 미래 시나리오 선정
미래 기후 예측을 위해 공유사회경제경로(Shared Socioeconomic Pathways, SSP) 중 세 가지 시나리오인 SSP1-2.6, SSP3-7.0, SSP5-8.5를 활용하였다. SSP1-2.6은 재생에너지 기반의 지 속가능한 경제성장, SSP3-7.0은 소극적인 기후변화 완화 정책과 늦은 기술개발, SSP5-8.5는 화석연료 기반의 빠른 산업발전을 가정한다.
또한 미래 전망의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다수의 전지구기 후모형(GCM)을 이용하였으며(Table 1), 이를 단순 평균하 여 다중모형앙상블(Multi-Model Ensemble, MME)을 구성 하였다(Kim et al., 2022). 예측 시계열은 2011-2040년(최 근 미래), 2041-2070년(중기 미래), 2071-2100년(후기 미 래)의 세 시기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6. 소규모 앙상블 모형 구축
R 4.4.2에서 ecospat 4.1.2 패키지를 활용하여 ESM을 구 현하였다. 선정된 7개의 환경변수를 2개씩 조합하여 총 21 개의 이변량 모형을 구축하고, AUC 값이 0.7 이상인 모형 만 선별하여 가중 평균 앙상블을 구성하였다. 알고리즘은 Breiner et al.(2018)의 연구에서 예측 성능과 계산 효율성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된 MaxEnt(Maximum Entropy), ANN(Artificial Neural Networks), GLM(Generalized Linear Model), CTA(Classification and Regression Trees) 를 선정하였다.
희귀종에 적합한 평가를 위해 반복 교차검증과 풀링평가 (pooling evaluation) 기법을 결합하여 적용하였다. 풀링 평 가는 반복된 데이터 분할 과정에서 생성된 모든 테스트 세 트를 하나의 통합된 테스트 세트로 재구성하여 평가 지표를 계산하는 방법으로, 희귀종과 같이 출현자료가 제한된 경우 에도 충분한 표본 수를 확보하여 보다 안정적이고 신뢰도 높은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다(Collart and Guisan, 2023).
구축된 모형은 분석을 위해 MPA(Minimal Predicted Area) 기준에 따라 이진화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예측 시 기별 잠재 생육지 면적의 증감을 비교하였다(Engler et al., 2004;Rivera et al., 2023).
결과 및 고찰
1. 최종 모형 입력 변수
1차 기후변수로는 Bioclim 변수 중 기온의 평균, 변동성, 극한 조건을 반영하는 6개 변수(BIO1, BIO2, BIO4, BIO7, BIO10, BIO11)와 강수량의 누적량, 변동성, 극한 조건을 나타내는 4개 변수(BIO12, BIO15, BIO16, BIO17), 기온· 강수·적설과 관련된 5개의 생리·생태 기반 확장변수(fcf, gst, gsp, swe, scd)를 포함하여 총 15개의 기후변수를 선정 하였다.
지형변수는 Slope(경사도), TPI(Topographic Position Index), TRI(Topographic Ruggedness Index), TWI(Topographic Wetness Index), DEM(Digital Elevation Model) 등 5개 항목 을 1차 지형변수로 설정하여, 기후·지형을 포함한 총 20개의 환경변수를 초기 후보 변수로 제시하였다.
이들 가운데 BIO1, BIO2, BIO4, BIO7, BIO10, BIO11, BIO12, BIO15, BIO16, BIO17, fcf, scd, DEM, TRI 등은 변수 간 상관계수가 높고 VIF(Variance Inflation Factor)가 임계값을 초과하여 다중공선성 문제가 확인되었으며, 이에 따라 최종 분석에서는 제외하였다(Table 2).
최종 기후변수 중 BIO2는 하루의 최고기온과 최저기온 의 범위를 정량화한 변수로, 생육지에서 발생하는 단기적인 열·수분 스트레스를 설명하는 것에 유용하다. 특히 전 세계 약 88,000종의 식물을 대상으로 한 고도 분포 예측에서 가 장 효과적인 변수 중 하나로 보고되었다(Arnaud et al., 2023). gst와 gsp는 각각 생육기간 동안의 에너지 공급량과 수분 가용성을 반영하며, 연평균 기후변수로 나타내기 어려 운 생장 및 번식 단계의 환경 제약 조건을 설명할 수 있다 (Brun et al., 2022). swe는 적설이 모두 녹았을 때 환산되는 수분 총량을 의미하며 눈의 깊이와 밀도를 모두 포함하는 변수이다. 이 변수는 겨울철 단열 효과, 봄철 수분 공급량, 생육기간의 개시 시점과 지속 길이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 을 미치며, 특히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종 조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Litaor et al., 2008;Xie et al., 2018).
최종 지형변수인 Slope는 유기물 퇴적과 같은 중력 기반의 물리적 환경 조건을 반영하고, TPI는 능선과 계곡 등 지형상 상대적 위치를 나타내는 데 활용되며, TWI는 수분 집적 가능성을 나타내어 토양 수분 상태와 관련된 식물 분포를 설명하는 데 효과적이다(Bliss, 1956;Beven and Kirkby, 1979;Franklin, 1995;Wilson, 2000).
2. 모형 성능 및 변수 기여도 평가
구축된 ESM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예측력을 보였으며, 적용된 네 가지 알고리즘 또한 모두 높은 정확도를 나타냈 다(Table 3). AUC(Area Under the Curve) 기준으로 ANN 이 0.99로 가장 높았으며, GLM 0.98, MaxEnt와 CTA가 각각 0.96을 기록하였다. Somers' D와 MaxTSS에서도 ANN(0.97, 0.96)과 GLM(0.96, 0.96)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보였으며, Boyce 또한 GLM(0.87)과 ANN(0.81)에 서 가장 안정적인 값을 보여 예측의 일관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반면 MaxEnt와 CTA는 Boyce 등 일부 지표에 서 변동 폭이 다소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변수 기여도 분석 결과, gst, gsp, swe 3개의 기후변수가 모든 알고리즘에서 가장 높은 기여도(17.60-23.64%)를 나타 냈다(Table 4). 특히 swe는 CTA(23.64%), ANN(21.85%), MaxEnt(18.99%)에서 두드러져, 적설량이 흰참꽃나무의 생 육지 적합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시사한다. gst와 gsp 또한 전 알고리즘에서 높은 기여도(17.41-23.51%)를 보여 생육기 동안의 에너지 공급과 수분 가용성이 주요 요인임이 확인되었다.
지형변수는 전반적으로 기여도가 낮았으나 Slope는 MaxEnt와 GLM에서 각각 15.78%. 15.74%를 기록해 경사도 가 미세한 환경 차이를 설명하는 보조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재 흰참꽃나무의 생육환경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지만, Yoichi et al.(2019)에 따르면 본 종은 해발 800m 이상의 능선 및 경사면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본 연 구에서 예측된 적합지 또한 800m를 기준으로 출현확률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경사도 역시 높은 기여도를 보여(Table 4, Table 5), 모형의 예측 결과가 실제 생육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3. 흰참꽃나무 잠재 생육지 분석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흰참꽃나무의 잠재 생육지 변 화 분석 결과, 세 가지 SSP 시나리오(SSP1-2.6, SSP3-7.0, SSP5-8.5)와 네 가지 알고리즘(MaxEnt, ANN, GLM, CTA) 전반에서 PercLoss(생육지 감소율)이 PercGain(생육 지 증가율)을 큰 폭으로 상회하였다(Table 6). 이로 인해 SRC(순변화 지수)는 일관되게 음수(-) 값을 나타냈으며, 이 는 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흰참꽃나무의 잠재 생육지가 지 속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MaxEnt 모형은 PercGain이 거의 0%에 수렴하여 적합지 의 확장이 관찰되지 않았다. SSP1-2.6에서는 SRC가 2011- 2040년 -37.89%, 2071-2100년 -57.38%로 감소하였고, SSP3-7.0의 2071-2100년에서는 -94.11%에 달하는 급격한 손실을 보였다. ANN 모형은 SSP1-2.6의 2011-2040년에 한해 PercGain이 3.22%로 나타났지만, 동일 시점의 PercLoss 가 69.28%에 달해 SRC가 -66.06%로 나타났다. SSP5-8.5 의 2071-2100년에서는 적합지가 전면 소실(100%)되었다. CTA 모형은 네 알고리즘 중 가장 보수적이었다. PercGain 이 모든 시나리오·시기에서 1%이하였고, SSP5-8.5의 2100 년에서는 전면 소실이 예측되었다. GLM 모형은 SSP3-7.0 의 2011-2040년에서 PercGain이 28.68%로 비교적 높게 나 타났지만, 2071-2100년에서 PercLoss가 100%에 근접하여 장기적으로 적합지가 소멸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흰참꽃나무가 아고산대의 한랭한 기후와 높은 적설 환경에 적응한 종으로 기후변화에 의한 생육지 감소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화 석연료 기반의 빠른 산업발전을 가정한 SSP5-8.5에서는 대 부분의 모형에서 잠재 생육지가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나 생육지의 지속성을 고려한 보전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4. 종합고찰
본 연구는 출현자료가 13개에 불과한 제한된 표본 조건 에서도 ESM을 활용해 희귀식물인 흰참꽃나무의 잠재 분포 를 유의미하게 예측하였다. 아울러 Bioclim 확장변수와 고 해상도 지형변수를 활용하여 Bioclim 변수만으로는 설명하 기 어려운 미기후 효과를 보완하였다.
변수 기여도 분석 결과, gst, gsp, swe가 네 알고리즘 모두 에서 일관되게 높은 설명력을 보였다. 이는 아고산대 식물 이 짧은 생육기간 동안 에너지 공급과 수분 가용성에 민감 하다는 점을 반영하는 결과로 해석된다(Brun et al., 2022). gst와 gsp는 온도와 강수가 흰참꽃나무 분포에 결정적인 영 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하며, 이는 Yoichi et al.(2023)의 Rhododendron tschonoskii alliance가 기온과 강수량에 따 라 분화하였다는 주장과도 일치한다. 또한 swe의 높은 기여 도는 적설로 인한 겨울철 단열 효과와 봄철 융설로 인한 수분 공급이 고산대의 종 조성과 분포에 중요한 영향을 미 친다는 기존 연구들과 부합한다(Litaor et al., 2008;Scherrer and Körner, 2011;Xie et al., 2018).
세 가지 SSP 시나리오 모두에서 흰참꽃나무의 잠재 생육 지는 향후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SSP5-8.5 시나리오에서는 2100년까지 대부분의 적합지가 소멸될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는 본 종이 기후 완충 능력 (climatic buffering capacity)이 낮아 온난화 및 적설량 감소 에 취약하다는 점을 시사하며, 고산 식생의 고도 상향 이동 에 따른 분포 한계를 지적한 선행 연구들과 맥을 같이한다 (Lamprecht et al., 2018; Maroof et al., 2020; Rana et al., 2022).
세 시나리오 간 비교에서 SSP1-2.6은 완만한 감소와 일부 적합지의 유지가 관찰된 반면, SSP5-8.5에서는 2041-2070년 사이에 대부분의 모델에서 적합지가 급격히 감소하거나 소멸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6). 이처럼 시나리오 간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실현 여부는 생육 적합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 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적합지가 유지된 지역은 지리 산의 천왕봉 부근으로, 본 지역은 해발 고도가 가장 높고 microrefugia로 기능할 수 있는 지형적 특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흰참꽃나무의 향후 생존 가능성이 높은 지 역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보전적 가치가 크다.
종분포모형의 예측력은 대상종이 실제로 민감하게 반응 하는 기후·지형 요인의 반영 정도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Pack et al., 2015; Clarke and Guy, 2024). 그러나 흰참꽃 나무의 경우 이러한 요인에 관한 기초 연구가 거의 이루어 지지 않았다. 향후 자생지의 미세기후를 모니터링하고, 생 육 임계치를 규명하는 연구를 병행하여 흰참꽃나무 생육 환경에 대한 정밀한 데이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희귀종의 보전계획 수립에 있어 종분포모형은 효과적인 도구로,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분포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많은 종들 은 출현자료가 부족한 경우가 많고, 자료를 새롭게 구축하 는 데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특히 출현자료가 소량 인 경우, 모형은 예측 신뢰도가 낮다는 한계를 가진다. 이러 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ESM은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ESM이 희귀식물의 기후 취약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 유용한 도구임을 제시하였으며, 향후 흰참꽃나 무를 비롯한 희귀식물의 효과적인 보전을 위한 기초 자료로 서 의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