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도시 환경의 토양은 높은 다짐, 과도한 투수성, 불균일한 물 리·화학적 특성을 보이며, 이러한 특성들은 토양의 수분 보유능 력을 저하해 도시 내 수목 생육에 중대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 다(Mullaney et al., 2015). 특히, 이상기후로 인한 강우 패턴 의 변화와 강우량의 불균형적 분포는 도시지역에서 지표 유출 량을 증가시키고 지하 침투량을 감소시키는 등 도시의 수문학 적 변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Pang et al., 2022). 이에 따라 토양에 식물 유효수분(plant-available water)이 부족한 상태 가 지속되며, 수목은 만성적인 수분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생육 부진과 고사율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가로수 등 도시 조경수목 의 생존율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적된다(Czaja et al., 2019). 아울러, 도시 환경에서 수목 이식 후 초기 활착 과정에 서 부족한 토양수분은 뿌리 발달을 지연시키고 활착률을 저하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Bühler et al., 2007).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의 하나로 고흡수성 수지 (superabsorbent polymer, 이하 SAP)에 기반한 토양보습제의 적용이 주목받고 있다. SAP는 다량의 물을 흡수하여 겔(gel) 형태로 보관한 후 점진적으로 방출함으로써 토양의 수분 보유 능력을 유의하게 향상한다(Saini and Malve, 2023). 특히, 사 질 또는 조립질 토양과 같이 보수성이 낮은 토양에서 SAP를 혼합하면 토양의 수분 보유량이 많이 늘어나며, 이는 건조한 토양환경에서도 일정 수준의 수분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Narjary et al., 2012). SAP는 강우나 관수 이후 일시적 으로 과잉 수분을 겔 형태로 저장하고, 이를 식물의 수분 요구 에 따라 점진적으로 방출함으로써 수분 이용성을 향상할 수 있다(Yazdani et al., 2007).
이와 관련하여 도시 조경 및 녹화 분야에서는 SAP가 수목의 초기 활착률을 높이고, 건조한 토양환경에서도 수분 유지 효과 를 통해 생육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Hüttermann et al., 2009;Yang et al., 2014). 그러나 SAP 효과는 토성, 환경 조건, 적용량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Takahashi et al., 2018), Misiewicz et al.(2022)는 과도한 SAP 사용이 토양 공극을 차단하여 침투율을 저해하고 지표 유출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보고하였다.
한편, 식물 유효수분량(plant-available water)은 토양의 포 장용수량(field capacity)과 영구위조점(permanent wilting point) 간의 차이로 정의되며, 이는 식물이 쉽게 흡수하여 이용 할 수 있는 수분의 양을 나타낸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SAP가 과도하게 수분을 흡수할 경우, 저장된 수분이 식물 뿌 리에 의해 직접적으로 이용되기 어려운 형태로 존재할 수 있음 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Takahashi et al.(2023)는 SAP가 식 물의 유효수분량을 증진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언급 하며, 뿌리의 수분 흡수 능력과 SAP의 물리적 특성 간의 관계 에 관한 심층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더불어, SAP 의 건조 토양 내 수분보유 능력은 고온, 특정 pH 범위, 염류농 도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따라 유의미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Bai et al., 2010;Narjary et al., 2012). 특히, 염류농도가 높은 도시 환경에서는 토양보습제의 수분보유 능력이 현저히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Yamamoto and Takeda, 2021;Tian et al., 2023). 기존 연구들(e.g., Laird et al., 2010;Sohi et al., 2010;Hassan et al., 2022)에서는 천연 토양보습제가 토양 내 유효수분량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 한다고 보고된 바 있었다. 그러나 SAP가 단순히 토양의 수분 보유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식물 생육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유효수분량을 증진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SAP 기반 토양보습제 적용이 식물 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유효수분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토양별 수분유지곡선을 측정하여 유효수분량을 평가하였다. 이를 위해 다양한 토성에서 SAP 혼합 토양의 수 분 특성을 분석하고, SAP 적용이 식물 생육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도시 환경에서의 효과적인 적용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1. 공시재료 선정
본 연구에서는 고흡수성 수지(SAP) 기반 토양보습제가 서 로 다른 물리적 특성을 가진 토양에서 유효수분량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자, 도시 조경 및 녹지 식재기반에서 대표적으 로 사용되는 마사토(이하 화강암 풍화토, granitic weathered soil)와 상대적으로 보수력이 약한 모래(이하 모래 토양, sandy soil)를 공시재료로 선정하였다. ‘마사토’는 한국의 조경과 원 예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토양 재료로, 일반적으로 화강암이 풍화되어 생성된 사질토를 지칭한다. 마사토라는 명 칭은 일본어 ‘真砂土(まさど)’에서 유래된 것으로, 일본에서 는 오래전부터 조경용 토양으로 이용되었다(Murakami and Tsuchikura, 1992). 한국에서는 이 용어가 관용적으로 도입되 어 사양토(sandy loam), 양질토(loamy sand), 사토(sand)에 해당하는 입경 특성을 가진 연갈색 내지 황갈색의 건설용 토양 을 의미하는 데 사용된다. 사질토의 일종인 마사토는 일반적으 로 풍화가 많이 진행된 화강암 기반의 토양으로, 모래 비율이 높아 배수성과 작업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조경공간의 기반토, 포장 하부층, 운동장 및 도시공원의 토양층 조성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Kays, 2013). 사질을 기반한 마사토를 이용한 조경 식재에서는 유기물 함량이 낮고 양분 보유능력이 부족하여, 식물 생육에 필요한 기본적인 조건 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특성 때문으로 이식 초기 활착률 저하 및 수분 스트레스에 따른 고사 사례가 보고되 었다(Claassen and Marler, 1998). 학술적으로는 ‘마사토’라 는 용어가 정식 토성 분류 체계에 포함되지 않아, 조경 설계나 식재기반 시방서 작성 시에는 마사토라는 관용어 대신 정량적 토성 지표를 바탕으로 한 분류와 사양 정의가 요구된다. 본 실험에 사용한 공시재료는 마사토는 학술용어가 아니라 ‘화강 암 풍화토’로 부르며, 그 공시재료는 입경분석 결과, 모래 (Sand) 89.25%, 미사(Silt) 3.58%, 점토(Clay) 7.17%이었다. 또한 더 보수력이 약한 모래 중에 입도가 0.25∼0.5㎜의 균질 한 모래 토양(중간사)을 실험에 사용해 화강암 풍화토와 비교 하였다. 입자가 균질한 모래 토양의 공극율은 47.0%로 화강암 풍화토(42.1%)보다 더 높았다. 토양시료는 충분히 건조하였 고, 화강암 풍화토는 2㎜ 체를 통과한 시료를 사용하였다. 모래 는 0.25∼0.5㎜ 사이의 체로 시료를 조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토양보습제로 두 종류의 상이한 고흡수성 수지 (SAP)를 사용하였다. 첫 번째는 조경 분야에서 상업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테라코템(Terracottem®)제품으로, 이는 SAP, 완효성 비료, 천연 광물(펄라이트, 제올라이트 등)이 혼합된 복합제형이다(TerraCottem International, 2021). 본 실험에서 는 복합 성분에 의한 영향을 배제하고 SAP 단일 성분의 효과만 을 분석하기 위해, 제조 제품 중 입경 0.2~1.0㎜ 범위의 SAP 입자만을 선별하여 사용했다. 두 번째 토양보습제는 폴리아크릴 아마이드 기반(Polyacrylamide, PAM)의 미세입자형 고흡수 성 수지로, 이는 상업용 위생제품(예: 기저귀 등)에 널리 활용되 는 고분자 흡수체이다. 해당 수지는 입경 0.2㎜ 이하의 미세한 분말 형태이며, 자기 중량의 약 300~500배에 달하는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 팽윤과 보수 능력을 갖췄다(Zohuriaan-Mehr and Kabiri, 2008;Montesano et al., 2015).
이 두 수지는 입경 크기, 팽윤 속도, 수분 흡수능력 및 유지력 등 물리적 특성이 상이하므로, 서로 다른 토성에서의 적용성을 비교하고, 토양 유형에 따른 효과 차이를 분석하는 데 적절한 대비군으로 판단되었다.
2. 실험설계 및 측정
본 실험은 토양 유형별로 SAP의 첨가 수준에 따른 유효수분 량(plant-available water)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설계되었 으며, 2종의 토양 × 2종의 SAP × 3수준의 첨가량으로 구성된 요인배치(factorial design)을 적용하였다. SAP 중 테라코템 수지는 현장 시방 기준과 선행연구(Hüttermann et al., 2009;Bai et al., 2010)를 검토하여, 100㎖당 0.5g, 1.0g, 1.5g의 세 첨가 수준으로 설정하였다. 반면, PAM(Polyacrylamide) 수지는 상대적으로 높은 흡수력과 팽윤률을 고려하여, 100㎖ 당 0.05g, 0.10g, 0.20g의 수준으로 처리하였다. 이는 두 수지 간 물리화학적 특성 차이에 기반한 실질적 흡수력 차이를 반영 한 결과이다. 각 처리구는 3반복으로 구성된 독립실험으로 수 행되었으며, 첨가 수준 설정을 위해 예비실험을 병행하였다. 예비실험에서는 테라코템의 경우 100㎖당 0.5∽2.0g, PAM 의 경우 0.05∽0.3g 범위까지 첨가해 시료를 포화 처리하였으 며, 이 중 일부 수준에서 과도한 수분 보유로 인한 시료 팽윤과 토양 구조의 붕괴가 관찰되었다. 이에 따라 실험군은 물리적 안정성과 실제 적용 가능성을 고려한 범위 내에서 선정하였다.
실험에 사용된 토양시료는 각 보습제와 균질하게 혼합한 후, 100㎖당 동일 중량 기준으로 채워 포화시켰으며, 이후 토양의 수분 보유특성 분석을 위해 수분유지곡선(pF curve)을 작성하 였다. 유효수분량은 pF 2.0(포장용수량, field capacity)과 pF 4.2(영구위조점, permanent wilting point)에서의 수분함량 차 이로 정의하였다. 수분함량 측정은 매트릭퍼텐셜 범위에 따라 샌드박스(sand box, 0~-10kPa)와 압력챔버(pressure plate extractor, -10~-1,500kPa)를 병행하여 수행하였다(Takahashi et al., 2023). 샌드박스는 포장용수량에 해당하는 높은 매트릭 퍼텐셜 영역을, 압력챔버는 낮은 매트릭퍼텐셜 영역을 측정하 는 데 활용되었다.
결 과
SAP 첨가가 유효수분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두 종류의 SAP 모두 첨가량이 증가함에 따라 유효수분량이 유의 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Figure 1, 2). 구체적으로, 테라 코템 수지(Terracottem)는 화강암 풍화토에서 대조구(16.2%) 대비 최대 29.3%까지 유효수분량 증가를 나타냈으며, 모래 토 양에서는 대조구(12.0%) 대비 최대 25.2%까지 늘어났다 (Figure 1). PAM(폴리아크릴아마이드) 수지 또한 유사한 경 향을 보였으며, 화강암 풍화토에서 최대 28.8%, 모래 토양에서 18.7%의 증가율을 나타냈다(Figure 2). 이러한 결과는 화강암 풍화토가 모래 토양보다 상대적으로 불균일한 입경 분포(모래 89.25%, 미사 3.58%, 점토 7.17%)를 지니고 있어, 복잡한 공극 구조를 형성하여 수분 저장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모래 토양은 균일한 입자크기와 규칙 적인 공극 구조로 인해 본래 수분 보유력 및 유효수분량이 낮은 특성을 지녔으며, 이에 따라 같은 SAP 첨가량에서도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PAM 수지 처리구 중 모래 토양에서 0.05g 및 0.10g 첨가량에서 유효수분량이 대조구(12.0%) 대비 각각 9.9%, 11.4%로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Figure 2b). 이는 두 가지 가능성으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미세한 입자크기를 가진 고분자 수지인 PAM은 입자간 결합력이 낮은 모래 토양에 서 대공극을 통해 일부 수지의 유실 가능성이 있다. 둘째, 팽윤 특성이 강한 PAM 수지가 수분 흡수에 따른 부피 확장으로 인해 모래 입자 간의 공극구조를 물리적으로 변형 또는 붕괴시 켜 토양의 수분보유 공극구조를 저해했을 가능성 또한 제기된 다(Bai et al., 2010). 이러한 현상은 SAP 첨가량뿐 아니라 토성 및 공극 구조와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이 유효수분량에 미 치는 영향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이에 대한 기작을 명확히 규명 하기 위해 향후 정밀한 미세구조 분석 및 반복 실험이 필요하다.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유효수분량 증가율(%)은 각 처리구의 측정값을 대조구(무처리)에 대한 상대값으로 산출하였다. 테라 코템 수지(Figure 3)는 화강암 풍화토에서 첨가량 0.50g에서 28.7%의 비교적 완만한 증가율을 보였으나, 1.00g에서는 71.3%, 1.50g에서는 81.1%로 첨가량 증가에 따른 급격한 증가 세를 나타냈다(Figure 3a). 반면, 모래 토양에서는 첨가량 증가 에 따라 선형적인 증가 경향을 보였으며, 0.50g에서 40.1%, 1.00g에서 65.8%, 1.50g에서는 110.1%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두 토양유형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Figure 3b). PAM 수지(Figure 4)는 화강암 풍화토에서 0.05g에서 27.6%, 0.10g 에서 62.9%, 0.20g에서 78.6%의 유효수분 증가율을 보였으며, 테라코템과 유사하게 첨가량 증가에 따른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Figure 4a).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모래 토양에서는 0.05g(-17.9%) 및 0.10g(-5.1%) 첨가량에서 유효수분량이 대 조구보다 오히려 감소하였다(Figure 4b).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보수성이 낮아 유효수분 확보가 어려 운 모래 토양에서는 테라코템 수지가 유효수분 확보를 위한 효과적인 토양보습제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테라 코템 1.5g 첨가 시 모래 토양에서 유효수분량이 25.2%로 증가 하였으며, 이는 대조구 대비 110.1%의 유효수분량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과도한 첨가 시 수지의 과도한 팽윤은 토양 내 균열 발생, 반복적인 팽창 및 수축 현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식물의 뿌리 생장과 토양 물리성에 부정적인 영향 을 미칠 수 있다(Bai et al., 2010). 그러므로 100㎖당 1.0g 수준의 첨가가 토양 안정성과 효과적인 수분 확보 측면에서 최적 수준으로 판단된다. 이때 유효수분량은 화강암 풍화토에 서 27.7%, 모래 토양에서 19.9%로 측정되었다. 한편, PAM 수지는 100㎖당 0.2g 첨가량에서 화강암 풍화토(28.8%)와 모 래 토양(18.7%) 모두에서 가장 높은 유효수분량이 보여, 동일 조건에서 가장 효과적인 처리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고 찰
고흡수성 수지(SAP)는 토양 보수력이 낮은 환경에서 수분 유지 능력을 증진하는 효과적인 토양보습제로 인정받고 있다 (Takahashi et al,. 2018). 특히 도시 조경, 이식 초기 수목의 활착, 옥상녹화 등 간헐적인 수분공급이 이루어지는 환경에서 SAP는 수분 스트레스 경감을 위한 유용한 기술적 대안으로 평가된다(Jaleel et al., 2009;Narjary et al., 2012). 본 연구 결과, 화강암 풍화토와 모래 토양에 SAP를 첨가했을 때 유효 수분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SAP가 뿌리 발달 촉진 및 초기 활착률 향상에 실질적인 기여할 수 있음 을 시사한다(Zohuriaan-Mehr and Kabiri, 2008;Hüttermann et al., 2009;Bai et al., 2010).
그러나 SAP의 효능은 적용 조건 및 토양의 물리적 특성에 따라 가변적이며, 토양 구조적 및 환경적 제약 또한 면밀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SAP에 의해 저장된 수분이 식물 뿌리가 필 요로 하는 수분퍼텐셜 범위(pF 2.0~4.2) 내에서 항상 방출되는 것은 아니며, pF 4.2 이상의 높은 수분퍼텐셜 상태로 고정되어 식물이 이용하기 어려운 비가용성 수분으로 잔류할 수 있다 (Takahashi et al., 2023). 이러한 특성은 SAP가 총수분 보유 량 증진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실질적인 유효수분량 증대 효과 는 제한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도시토양은 다양한 화학 적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되어 있으며, SAP는 염류농도 증가 및 알칼리성 pH 유도를 통해 토양의 질을 저하할 가능성이 있다(Bai et al., 2010;Ji et al., 2022). 특히 염류농도가 높은 가로수 식재지나 도로변 토양에서 SAP는 식물의 수분보유 능 력을 저해하며, 반복적인 건조-습윤 과정으로 인해 자체 흡수 능력이 점차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되었다(Johnson and Veltkamp, 1985;Cui et al., 2023). Ji et al.(2022)가 지적한 바와 같이, SAP가 장기간에 걸쳐 지속해서 식물에 수분을 공 급하는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은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테라코템(TerraCottem) 등과 같은 SAP 기반 토양 보습제가 토양수분 확보 및 식물생육 촉진에 효과적이라는 이 유만으로 만능 해결책으로 과도하게 일반화되거나, 현장 조건 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경향은 지양되 어야 한다. SAP는 그 자체로는 수분을 저장하는 역할만 수행 하며, 저장된 수분을 식물이 실제로 흡수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 기 위해서는 토양의 물리화학적 특성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유효수분량은 단순한 토양 수분함량을 넘어, 식물 뿌리의 흡수 가능성과 직결되는 토양수분의 질적 측면을 반영하므로, SAP 기반 토양보습제 적용 효과 역시 유 효수분량을 중심으로 평가되어야 한다(Johnson and Veltkamp, 1985;Bai et al., 2010).
실제로 SAP가 함유된 토양개량제를 과도하고 부적절한 방 식으로 적용되었을 때 식생 활착이 오히려 저해되거나 토양 내 산소 공급을 차단하여 뿌리 부패가 가속화된 사례가 보고되 었다(Krasnopeeva et al., 2022). 식재된 토양에 과량의 SAP 첨가할 경우, 과도한 팽윤을 유발하고 이는 토양입자 간 결합력 저하 또는 공극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Bai et al., 2010;Hüttermann et al., 2009). 특히 강우 직후에는 SAP의 과도한 팽윤으로 인해 토양 균열과 수목 전도(顚倒) 현상으로 발생하여 근계 고정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토양의 물리적 교란은 수목 뿌리의 고정성을 약화하고 토양 통기성을 저해하여, 이식 후 활착률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강렬한 일사 및 반복적인 건조 환경에서는 SAP가 수분 보유 기능을 상실하고, 분해되어 토양염류를 농축시키는 문제 뿐만 아니라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 확산 현상 또한 관찰되었다 (Buchmann et al., 2024). 이러한 사례들은 SAP 적용 효과가 토양유형, 입도(토성), 배수조건, 강우주기 등 다양한 환경 요소 들과 복합적으로 상호상작용하여 나타남을 시사한다. 따라서 SAP 사용은 단순한 자재 투입을 넘어, 작동 메커니즘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기반으로 한 적재적소 적용 원칙에 따라 신중하 게 접근해야 한다. 특히 조경계획 및 설계 단계에서부터 해당 식재지의 수분환경 특성, 식물의 뿌리분포 범위, 예상 강수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SAP의 종류, 입경, 혼합비율을 정밀 하게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천연물 기반 토양보습제 또는 유기질 개량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분자 셀룰로스, 키토산, 전분 유래 생분해성 토양개량제는 생태 독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토양유기물 함량 증진에도 이바 지하므로, 더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Montesano et al., 2015). 또한 부숙퇴비, 유기질비료, 바이오차 등은 천연 유기질 개량제로서 수분 보유능력 향상뿐 아니라 토양 내 미생 물 활성화, 양분 공급, 구조 안정화 등 복합적인 생태계 기능 향상에 기여하는 이점이 있다(Sohi et al., 2010). 일부 연구에 서는 SAP 단독 처리보다 유기물과의 복합 처리 시 더 높은 유효수분량 증가 효과가 나타났으며(Krasnopeeva et al., 2022;Malik et al., 2023), 이는 복합 처리의 상호보완적 효과 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SAP 관련 연구는 이제 단순한 수분보유 능력 평가를 넘어, 더욱 정밀한 조건 제어와 생리생태적 반응 분석을 통합하 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SAP의 효과는 토성, 입도, 첨가 량, 기온, 수분공급 주기, 염류농도, pH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Bai et al., 2010;Narjary et al., 2012;Ji et al., 2022). 이에 이 요인들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모델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더불어 식물의 생장률, 엽록소 함량, 근계 발달 등과 SAP 적용 간의 상관관계를 실험적으로 검증하고, SAP 적용이 실제 식물생장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실증해야 한다. 또한 미세플라스틱 유출, 고분자 중합체 분해 산물의 생태독성 등 장기적인 환경 안전성 평가도 병행되어야 하며, 조경 식재지의 수문 순환 및 탄소 축적에 미치는 간접적 인 효과 역시 분석 범위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기후변 화로 인해 강수 패턴이 점차 불규칙해지고, 국지적 집중호우와 극심한 건조기가 반복되면서 도시 수목은 수분 결핍에 따른 생육 불량 및 고사 위험에 지속해서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양의 유효수분 확보는 도시 녹지의 회복력 증진과 생태계 안정성 확보를 위한 핵심 요소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관개 기술 및 수분관리 시스템의 개발과 고도화가 시급한 실정 이다.
결론적으로, SAP는 도시 수목의 수분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생육을 안정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기술이지만, 획일적이 고 기계적인 적용 방식보다는 대상지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활용 전략이 수반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SAP는 ‘토양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기반으로 설계된 응용 기술로서, 적용에 앞서 그 기능과 한계, 대상지의 물리·화학적 특성에 대 한 사전 검토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SAP 기반 토양보습제의 효과성 및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 을 것이다.